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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 Oct 02. 2022

잠들지 못하는 밤의 에세이

지난 하루를 후회치 않고, 다가올 내일을 두려워 말고


오늘도 하루가 흘렀지만 정리되지 않은 마음 하나가 휘청거린다. 허기진 몸과 마음을 이끌고 집에 들어서는 순간, 생각보다 시간이 늦었다는 걸 알게 된다.


"재밌는 영화라도 한 편 보면서 맥주 한 잔 하면 좋을 텐데" 


라고 생각했지만 눈은 이미 감 길듯 말 듯 껌뻑인다. 아마 수많은 청춘들이 이런 사소한 이유로 늦게까지 잠 못 이루는 게 아닐까 싶다.


밤에는 허기가 진다. 매번 마주하는 이 허기가 진짜인지 도무지 확인할 길이 없다. 머리는 거짓인 걸 알지만 그걸 아는 순간 이미 냉장고 문을 열고 서 있다. 가만히 바라본 냉장고 안에는 맛있는 것이 없다. 있을 리 없다. 아무것도 채워 놓지 않았으니까.


이러다 보면 자꾸 배달 음식을 시켜 먹게 된다. 돈과 건강, 그리고 알뜰살뜰한 일상까지 빼앗길지도 모른다. 어머니께서 왜 늘 냉장고를 채워 놓으셨는지 조금 이해가 된다.



문득 소파에 기대 생각한다. 나는 왜 선뜻 잠들지 못하는 걸까. 분명 몸은 피곤을 외치고 있는데, 무엇이 아쉬워 이 밤을 그냥 보내지 못하는 걸까.


문득 떠오른 얘기들.


자신만의 시간을 그냥 보내기 아까워 잠에 들지 못하겠다는 두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막상 그 시간에 무언가를 뚜렷이 하는 것도 아니라는 말이었다.


잠들기 시간은 언제부터 우리에가장 아까운 시간이 버린 걸까.



하루를 충분히 열심히 살지 않아서 일까. 무수한 불빛으로 인해 쉽게 들지 못하는 걸까. 아니면, 정말 가슴 안에 뭔가 이루지 못한 답답함이 있어 그런 걸까.   


지나간 하루를 후회하지 않고, 다가올 내일을 두려워하지 않고, 마음 편히 잠들 수 있는 그런 날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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