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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 Feb 20. 2023

아직도 흔들려 여전히 불안한 너에게


▲불안의 기록


여전히 불안에 떨고 있다. 불안이 파도처럼 넘실대는 밤, 내가 책상 앞에 앉은 이유는 불안의 원인을 기록하기 위해서다.


왜 기록하냐고?


그건 글쓰기만이 나라는 인간을 가장 나답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분명 이 시간 세상의 많은 청년들이 나와 같이 불안해하고 있을 걸 알기에, 불안에 대해 쓰는 이 행위가 세계의 불안을 어느 정도 줄여줄 것이라나는 믿는다.


최근에 내가 불안감에 휩싸이게 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환경의 변화'다. 미래에 대한 걱정. 사실 이 문제는 시간이 지나거나 환경이 바뀐다고 해서 없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걸 알면서도 휘청인다. 더 나은 인간이 되고 싶어서. 혹은 화려한 세상에 적절히 스며들고 싶어서.


한편으론 내가 되고 싶은 인간은 무엇인지 생각한다. 내가 되고픈 인간은 세상이 바라는 그런 매력적인 인간상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아닌 것 같다.


세상의 기대와는 많이 다른 인생을 꿈꾼다. 그럼  돌연변이인가. 아니면 망상가인가. 





진로 : 여전히 글로 나아갈 고민  


1년을 근속한 회사에 계속 머무를지 말지 거취를 고민하고 있다. 글쓰기가 좋아서 관련된 일을 찾다가 기자라는 직업을 알게 됐고, 나를 받아주는 곳이 있어 일을 시작했다. 짧게나마 경험해 보니 기자는 글을 쓰는 사람이라기보다, 새로운 정보(News, 뉴스)를 전달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됐다.


정보를 전달할 때 가장 많이 쓰이는 도구가 글이기에 보통 기자(일반적으로 '펜기자'라고 한다)들은 글로 소식을 전하는 것뿐이다.


그럼 나는 앞으로도 기자로 계속 일하고 싶은가? 사실 잘 모르겠다. 기자가 전하는 소식은 어떤 분야든 '트렌드(유행)'와 연관이 깊다. 그리고 기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에 민감해야 한다.


하지만 난 '트렌드'와 거리가 먼 사람이다. 오히려 고전 작품이나 아날로그 감성이 녹아든 문화 예술, 인문학 등 변하지 않는 가치나 본질적인 것에 더 관심이 많다. 그리고 그런 가치들을 나의 경험과 상상에 녹여 글로 쓰는 걸 좋아한다. 이런 점에서 보면 작가가 더 잘 어울릴지도 모른다.

 

그렇다. 지금 나는 진로 고민으로 흔들린다. 하지만 이 고민은 5년, 10년 전에도 똑같이 했던 고민이다. 그리고 앞으로 10년 뒤에도 하고 있을 빌어먹을 고민이다. 그러니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자. 넌 매사에 생각이 너무 많다. 물론 그래서 글을 쓸 수 있는 것이지만. 어쨌든 언젠가 넌 작가로 살아갈 사람이다.


거대한 도시에서 살아남기 위해 지금은 화려한 네온에 발맞춰 걷고 있지만, 그래서 때로 마음이 버겁고 지치기도 하지만 이 또한 훗날 좋은 영감을 위한 토대가 될 것이니까.   


지금껏 한 방향으로 잘 걸어왔다. 22살 때는 시(詩)에 반해 난생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고, 그 후에는 시로 전시회도 열었다. 그리고 지금은 시로 영상과 노래를 만들고 있다. 앞으로는 또 무얼 하게 될까 기대가 된다.


너는 너의 길을 걷고 있다. 그리고 그 길은 한 번도 너를 잊은 적이 없다. 


지금껏 살아낸 경험과 소중한 이들의 충고. 그리고 그동안 스스로 느껴온 나를 기반으로 진로를 다시 교정해 나가자. 방향은 그대로다. 단지 발걸음을 조금 바꿀 뿐이다. 






▲여전히 불안한 당신에게


당신. 혹시나 지금 이 글을 읽고 있을 당신.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당신께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근래 무언가로부터, 당신이 정말 마주하기 싫었던 현실로부터 도망쳐온 당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도망쳤다고 자책하지 마요. 당신 잘못이 아니니까. 우리에겐 이상한 병이 하나 있어요. 지나치게 이 세상을 두둔하고 나를 탓하는 습관 말이에요. 때론 세상이 이상하다고 말할 필요도 있어요. 적어도 내가 지금껏 살아온 세상은 늘 정상은 아니었거든요.


나는 당신이 그랬으면 좋겠어요. 당신의 길을 묵묵히 걷고 또 걷다가, 언젠가 자신도 모르게 이 세상에 멋진 영향을 끼쳐버리는. 그러니 지금껏 당신의 길을 걸어도 괜찮아요. 정말 그래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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