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로 Feb 26. 2023

김초엽의 '행성어서점'을 읽고

글로 나아가는 이


당신은 지금 내 말을 들을 수 있지 않은가요?

내가 쓰는 말들을 볼 수 있지 않나요?

왜 기계들이 우리의 진실한 대화를 가로막도록 놔누어야 하지요?


-데이지와 이상한 기계 中, 김초엽





3년 전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있다면'이라는 작품으로 처음 알게 된 작가 김초엽.


그의 머릿속은 온통 과학 기술, AI, 로봇, 우주, 외계인 등으로 가득 차 있었다. 처음에는 시와 인문학에만 관심이 있던 나에게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책장을 넘기는 순간 빠져들었다.


책을 읽어나가다 보니 그의 관심이 '사람'에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눈부시게 발전한 기술 들 속에서 인간의 가치는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 과학이 알려준 광활한 우주 공간 중에 인간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하지만 그럼에도 감정을 느끼고 이 세상을 이렇게까지 바꾸어 놓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지, 생각하게 했다.


젊은 작가의 이야기 속에는 인간의 본질을 찾고 싶어 하는 욕망이 가득하다. 잔잔하면서도 격정적이다.


일상에 치여 '내가 누구인지', '인간이 무엇인지' 이런 근원적 고민은 추호도 할 수 없는 우리를 대신해 그는 이 세계에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아무튼 라트나, 당신을 다시 만날 날만을 기다리고 있어요. 지루한 근신 기간을 버티게 해줄 흥미진진한 드라마 시리즈를 보내줄게요. 과거 사람들이 우주여행에 대해 얼마나 많은 상상을 했는지 한번 살펴봐요. 어떻게 온갖 물리학을 동원해 지구 저편으로 가기 위한 방법을 고안해냈는지를요. 우주라니! 지구를 반쯤 빼앗겨버린 지금도 우린 이 행성에서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는걸요. 재미있지 않나요? <당신의 동료, 연우로부터>


(단편소설 / 지구의 다른 거주자들 中, 김초연)"


-글로 나아가는 이



매거진의 이전글 '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를 읽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