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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 Nov 15. 2023

강단의 멘토 故 '법정 스님'의 사상을 엿보다

법정 스님의 '홀로 사는 즐거움'을 읽고 


혼자 살아온 사람은 평소에도 그렇지만 남은 세월을 다할 때까지

자기 관리에 철저해야 한다. 꽃처럼 새롭게 피어나는 것은 젊음만이 아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한결같이 삶을 가꾸고 관리한다면 날마다 새롭게 피어날 수 있다. 

자기 관리를 위해 내 삶이 새로워져야겠다는 생각을 요즘 자주 하게 된다. 나의 말과 글도 마찬가지다.


-'홀로 사는 즐거움' 中, 법정 스님





강단 있는 멘토, 법정 스님. 오래전 스님의 저서인 '무소유'를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는 소유욕과 욕망이 가져온 고통을 떠나 자연과 함께하는 안빈낙도의 삶의 가치를 이야기한다. 당시 책을 읽으며 많은 감명을 받았었다.


이번 책은 우연히 한 공원을 지나다 도서관 폐관으로 오래된 책을 무료로 나눠주는 곳에서 얻었다. 책을 받자마자 맨 뒷장에 적힌 글을 읽는데 한 문자이 마음을 찔렀다. 나이를 먹을수록 어떻게 하면 더 벌 수 있을지 욕심과 편법만 늘여가며 케케묵은 먼지 같은 생각만 쌓아가는 나를 보며 반성이 됐다. 


위에서 스님이 말하는 자기 관리는 외적인 부분만은 아닐 터, 어떻게 하면 마음을 깨끗이 하고 살아갈 수 있을까에 대한 문제를 말하고 있다.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는 삶이라... "스님이라 가능한 것 아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단순히 사용 여부가 중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모든 게 디지털로 이뤄지는 시대에 디지털 기기를 아예 사용하지 않을 순 없다. 하지만 얼마나 어떤 이유로 사용하고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도구는 사용하는 이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그리고 기계는 언제까지나 사람을 돕는 도구일 뿐 인간의 존엄보다 중요할 순 없다는 본질을 잊어서는 안 된다.


법정 스님은 가치가 전도된 이 세대를 바라보며 통탄하고 있다. 이 책이 쓰인지는 벌써 약 15년이 됐는데, 당시 스님이 우려했던 일들이 지금은 현실로 벌어지고 있다. 기술 만능주의로 인한 인간 소외, 고립감 증가, 정보 격차로 인한 갈등 등 문제는 이미 심각한 수준으로 번지고 있다. 기술과 정보의 바다에 살며 우리는 사람에게서 나는 온기를 얼마나 느끼는가.





끊임없이 변하는 시대, 셀 수도 없는 콘텐츠가 시시각각 올라온다. 무엇을 보고 느낄 틈새도 없이 유행은 변한다. 하나에 몰입할 때 행복감을 느끼는 인간은 이런 시대에 혼돈해질 수밖에 없다. 급류에 휩쓸리듯 정신이 끝없이 방황한다. 


이런 세태 속에서는 확고한 자아를 가지기가 힘들다. 요즘 느끼도 또 느끼는 것이지만 일부로라도 미디어에서 멀어질 필요가 있다. 이건 이제 단순한 관리의 차원이 아니라, 우리의 존엄과 인간다움과 직결된 문제다.





어느 하나에도 마음 붙이지 못해, 이리 흔들 저리 흔들거린다. 요즘 내 마음이 그렇다. 현실이라는 세파에 밀려 순수함을 잃고 그 마음마저 점점 탁해지는 것만 같다. 규정하길 좋아하고 가격 매겨 거래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 자연의 모든 현상에 비용을 붙여 서로 사고팔며, 몰려가고 또 일락의 형태로 즐기는 사람들. 그들의 모습을 보며 때론 그 안에 속한 나를 보며 생각에 잠긴다.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얼마나 더 탁해져야 맑아지기를 바랄까 생각해 본다.





각자도생이라는 말이 많아진 요즘, 모두가 먹고살기에 바쁘다. 하루살이처럼 아니 어쩌면 하루살이보다 더 치열하고 자신의 신을 좇는다. 그게 돈이든, 명예든, 권력이든, 그 무엇이든 욕망에 휩싸이는 순간 판단력을 잃고 만다. 그런 사람에게선 악취가 난다. 


최근 묵상을 하는 중에 나에게도 그런 역한 냄새가 나는 걸 느꼈다. 생존 본능을 넘어서 이기심으로 번진 마음이었다. 더 큰 문제는 악취가 나는 사람들끼리는 서로의 냄새를 맡을 수 없다는 것이다. 당신에게는 굳게 닫힌 마음속에서 썩어가고 있는 감정이나 생각이 없는가? 그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면 이제 마음을 열고 청소를 해야 할 때다. 






●[독후감/홀로 사는 즐거움] 강단의 멘토 故 법정 스님의 철학을 담은 작품 

"불교의 가르침을 삶에 적용할 수 있게 해준 책"

https://blog.naver.com/rhkrwndgml/223264817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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