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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 Jan 16. 2024

[문답#30] 돈과 관련해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글로 나아가는 이

돈과 관련된 사건이 어떻게 없을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내게 돈과 관련된 사건은 수치스럽고 부끄러운 기억이 대부분이다. 어쩌면 그래서, 어릴적 돈을 대하는 나의 태도가 조금은 비판적이고 반항적이었는지도 모른다. 물론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30대에 들어선 후 현실을 직시하며 돈 자체는 성질이 없고 삶에 필요한 도구라는 점을 알게 됐다. 크지 않더라도 적재적소에 돈이 필요한 순간이 있기에 최소한 내 삶을 책임질 수 있는 만큼은 돈을 벌어야 한다는 것도.  



대학 시절, 교제했던 친구가 내가 돈이 없어서 자신에게 해주지 못하고 아끼는 것 같아 서운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당연히 그럴 수 있는데 그때의  그 말이 불편하고 수치스러웠다. 당시엔 솟구치는 오묘한 감정을 억누르고 억지로 삼켰다.


그때의 내가 가진 말고 자체를 있는 그대로 좋아해 주길 바랐던 것 같다. 좋게 말하면 순수했고 반대로는 세상 물정을 몰랐다. 친구가 나쁘거나 이상한 건 아니었다. 다만 좀 솔직했을 뿐이다. 지금도 기억나지만 그 친구는 분명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어찌 됐든, 그 사건 덕분에 현실감각을 좀 더 빠르게 가지게 되었으니 고맙게 생각한다.  




Q. 그 사건을 통해 배운 것이 있다면?


내가 생각하는 순수함의 기준을 타인에게 강요하거나 (타인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기. 특히 가족, 연인, 친구 등 소중한 사람들 앞에서는 자신만의 기준을 더욱 부숴야 한다. 그리고 내가 혹시 나만이 고귀하며 순수하다고 생각하고 있진 않은지 인지하기. 타인을 고귀하지 않다고 판단하면서 나만의 고귀함을 강요하고 있진 않은지 돌아보기.


더 현실적으로 생각하고 현실적으로 행동하기. 돈이 만들어 놓은 세상의 규칙과 정의를 무시하지 않기.  돈을 사랑하지는 않되 각자의 꿈을 위해 열심히 돈을 번 이들의 삶을 존중하기. 리고 때로는 돈을 통해 인생을 배우기. 결론적으로는 돈을 벌며 느끼는 숱한 감정들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기. 무엇보다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지키기 위해 돈이 필요하다는 점을 기억하기.  





Q. 그 사건 이후로 당신에게 일어난 변화가 있다면?


경제적 안정감을 잃지 않도록 노력한다. 꾸준히 돈을 벌고 절제해서 자산을 모은다. 소중한 사람들에게 쓰는 돈은 아까워하지 않는다. 물론 쉽지는 않다. 하지만 계속 인지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큰돈을 벌어본 적이 없기에 그 돈을 벌었을 때 내가 과연 사용할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있다. 그래서 돈에 대한 철학과 나의 자아가 더욱 성숙해지는 속도에 맞춰서 자산도 조금씩 늘여나가고 싶다. 또한, 당장 돈이 없어서 자기 연민에 빠지고 남들을 부러워하거나 돈이 많아졌다고 해서 거만해지지 않기를 바란다.



돈에 대한 지금의 생각을 대변해 줄 글들이 있어 남겨 본다. 


"돈은 당신을 언제나 지켜보고 있다. 다행히 돈은 뒤끝이 없어서 과거 행동에 상관없이 오늘부터 자신을 존중해 주면 모든 것을 잊고 당신을 존중해 줄 것이다. 돈을 인격체로 받아들이고 깊은 우정을 나눈 친구처럼 대하면 된다. 그렇게 마음먹은 순간, 돈에 대한 태도는 완전히 바뀌기 시작한다. 작은 돈을 절대로 함부로 하지 않게 되고

큰돈은 마땅히 보내야 할 곳에 보내주게 된다. 사치하거나 허세를 부리기 위해 친구를 이용하지 않고 좋은 곳에 친구를 데려다주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돈의 속성 中, 김승호 스노우폭스 회장)"


"곧 허탄과 거짓말을 내게서 멀리 하옵시며 나로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시고 오직 필요한 양식으로 내게 먹이시옵소서. 혹 내가 배불러서 하나님을 모른다 여호와가 누구냐 할까 하오며 혹 내가 가난하여 도적질 하고 내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할까 두려워함이니이다. (성경, 잠언 3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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