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장은 어느 날 지하철을 타고 가던 중 목격한 한 장면을 보고 든 생각을 적은 것이다. 정확히 어떤 장면이었는지는 뚜렷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날 바로 적어놓지 못했다. 하지만 분명 갓난아기와 젊은 엄마 그리고 노부부가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그리고 그 장면은 아주 평범하면서도 일상적이었다. 사람의 일이지만 자연을 볼 때 느끼는 전율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요즘은 그런 생각을 자주 한다.
"각박한 도시 생활 중 나를 살아가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하루에도 수십 번 스쳐가는 짧은 영상(숏폼)들과 많은 광고 콘텐츠들은 더 이상을 우리를 감동시키지 못한다. 너무 많아서 그렇다. 많은 게 문제다.해일처럼 밀려오는 정보의 바닷속에서 어디로 헤엄쳐가야 할지, 어떤 방향으로 가든 오염된 해초가 몸 구석구석에 엉키는 기분이 든다.
아이들이 사라졌다. 얼마 전 방문한 지인의 결혼식에서 만난 아기는 단 둘이었다. 신랑신부의 가족과 지인들이 찍는 사진 어디에서도 아기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코로나가 한창인 그때, 모두가 마스크를 끼고 기념사진을 찍던 그 장면과 닮은 듯했다. 그때는 각자의 미소를 잃었다면, 지금은 우리를 미소 짓게 하는 작은 천사들을 잃은 기분이라 더 슬프다.
차가운 빌딩숲 속에서 숨쉴틈 없는 출퇴근길 속에서, 어디에서 사랑을 느끼는가. 현실의 각박함은 그렇다 쳐도, 시멘트 사이를 비집고 나오는 민들레꽃처럼 현실을 뚫고 나오려는 인간의 가장 순수한 미소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있는데, 그 자연스럽고도 위대한 본능이 짓밟힌 것같은 기분이 든다.
일련의 생각을 적다 보니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사랑의 장면들'이란 문장을 떠올리게 한 장면이 생각났다. 그건 한 젊은 엄마가 아이를 둘러업고 있는데 옆에 서 있던 한 노인이 아이의 모습을 지긋이 바라보며 사랑스런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이었다. 그 장면이라 뭐라고 난 그렇게 유심히 봤던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