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라의 기억
18년 전)
창이 깨져 있었다. 실내는 유리 파편들로 엉망이었고, 매캐한 연기냄새가 코를 찔렀다. 머릿속에서 윙윙거리는 여름 벌레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눈앞에 힘없이 고개를 떨군 엄마, 아빠의 모습이 보였고,
그제야
사고라는 것을 알게 된 어린 모라가 대답 없는 두 사람을 부르다 복받치는 설움이 터져 나왔다.
깨진 유리창 너머로 녹슨 쇳소리가 들렸다. 화물차 운전석에서 내린 남자가 비틀거리며 모라 쪽으로 걸어왔고, 모라는 울음을 멈춘 채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남자가 고개를 내밀어 차 안을 둘러보더니, 뒷좌석에 앉아 있던 모라와 눈이 마주쳤다.
텅 빈듯한 눈빛,
눈동자 옆에 점 하나가 초라하기 이를 때 없는.
엄마, 아빠를 아프게 한 사람이었지만, 아주 작은 희망이라도 모라는 붙잡아야 했다.
"도와주세요"
남자가 모자의 챙을 숙여 시선을 가렸다.
"나랑 같이 갈래?"
초콜릿처럼 달콤한 말이 아닐 수 없을 텐데, 친절한 그 말이 모라에겐 이해할 수 없는 거부감으로 다가왔다. 손으로 차체를 짚으며 남자가 뒷 쪽으로 걸어와 문을 열었다.
달라진 공기에서 술냄새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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