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트레이드 마크 만들기 / 새깃아재비

(50화) 내가 헌사하는 최고의 열정

by 로데우스

새깃아재비 설경은
나만의 트레이드 마크이다.
차별화된 나를 만드는 고사리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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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깃아재비 새순(좌), 포자낭군(우)


새깃아재비는 나의 양치식물 다음 블로그 100번째 포스트였다. 다음에서 티스토리로 전환된 후 모든 댓글이 지워졌다. 티스토리로 바뀐 후 새깃아재비 글에 한 개의 댓글이 달렸다. "이렇게 일 년을 관찰한 자료는 어디에도 없어요. 참 귀한 자료입니다. 감사합니다." '감사'란 닉인데 연결되지 않은 걸 보니 티스토리는 안 하는 분인 것 같다.

양치식물 1종을 새순, 새잎, 포막, 포자낭까지 세트를 기본으로 블로그에 올렸다. 거기에 특별 보너스로 나만의 트레이드 마크를 추가하기도 한다. 새깃아재비의 경우 설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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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깃아재비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된 상록성 희귀 양치식물이다. 빨간 새순, 시원스러운 잎, 포자낭군이 주맥 가까이에 있는 곧은 모습 등이 예뻐 관상가치가 높다. 그래서 새깃아재비에 대한 특별한 사진을 찍고 싶었다. 2023년 크리스마스 이브, 새깃아재비 설경을 보려고 달렸다. 그러나 사려니 입구도, 붉은오름도 눈이 많이 쌓여 주차할 수 없어서 눈길 2시간을 헛탕쳤다.


꿩 대신 닭이라고 다른 곳에 있는 새깃아재비를 찾았다. 2차로 찾았다고 토라져서 꿩의 흉내를 내려다가 몸이 얼어붙었나? "꿩은 머리만 풀에 감춘다"는 속담을 떠올리는 모습이었다. 아픈 마음, 언 몸이 무슨 말로 위로 하니? 삼나무 숲 버전에 실패하고 차선을 택한 나의 심상은 그냥 설경을 본 기쁨이 아니라 삼나무 배경의 아쉬움이었다. 다음에 삼나무 배경을 꼭 찍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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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해 1월 더욱 많은 눈이 내렸다. 사려니는 눈이 넘쳐났고, 간신히 붉은오름 입구에 주차했다. 눈이 그치길 기다린 후 무릎까지 빠지는 눈 속을 러셀 하며 1km를 걸었다. 삼나무숲에서 눈을 헤치고 새깃아재비를 찾았다. 눈 속에 반쯤 묻힌 새깃아재비 잎의 눈을 털고, 잎줄기를 나뭇가지로 받치고 새깃아재비를 세웠다. 삼나무 숲을 배경으로 눈속에 누워 사진을 찍었다. 이렇게 얻은 삼나무숲 배경의 설경은 나의 새깃아재비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다.


나만의 새깃아재비를 나만의 시선으로 사진을 찍었다. 양치식물에 나의 심혈을 녹여 나의 땀방울을 새긴다.
그 누구도 흉내내기 어려운 길을 나는 간다. 늘씬한 키, 시원한 잎, 잎맥의 아름다움, 특이한 포자낭군. 이렇게 아름다운 양치식물, 새깃아재비에게 내가 헌사하는 최고의 열정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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