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화) 꽃말은 '되찾은 행복'
쇠뜨기의 강한 적응력을 보고
피눈물을 흘린 재활을 떠올린다.
되찾은 행복의 시간이 아름답다.
어릴 적 시골의 밭둑에서 쇠뜨기를 많이 보았다. 소가 잘 뜯어먹기 때문에 쇠뜨기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이 있다. 나이 먹어서야 양치식물 쇠뜨기를 다시 본다.
쇠뜨기의 학명은 Equisetum arvense이다. 속명 Equisetum은 라틴어 equus(말)과 setum(강모)에서 유래하였고, 쇠뜨기의 영양엽이 말의 꼬리를 닮았다고 본 서양인의 시각이다.
종명 arvense는 라틴어 arvum(쟁기질이 된)의 의미로 경작지에서 자란다는 것을 나타낸다. 즉, 쇠뜨기는 삼림 지대, 목초지, 경작지, 길가, 교란된 지역 및 개울 가장자리 근처에서 자란다.
쇠뜨기는 세계적으로 분포하며 매우 건조하거나 추운 지역에서도 자란다. 땅속줄기가 옆으로 길게 뻗어 나가면서 자란다. 이렇듯 쇠뜨기는 자연 적응력이 강하다. 갑자기 건조하거나 추워지면 뿌리에서 내생균근균에게 요청하여 선택적 균근관계를 형성하기도 한다.
포자엽은 이른 봄에 영양엽보다 일찍 나오는데 뱀 대가리를 닮았다. 쇠뜨기를 뱀밥이라고도 하는 이유이다. 여름 내내 자라는 영양엽은 어린 소나무를 닮았다.
쇠뜨기는 암에 좋다 하여 광풍이 불었던 시기가 있었다. 일본에서 발표된 쇠뜨기의 강장효과가 와전되어 많은 사람들이 쇠뜨기 뜯으러 다닌 걸 본 기억이 선명하다. 광풍의 시간이 지나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지금은 곳곳에 쇠뜨기가 무성하게 자란다. 뱀처럼 생긴 포자낭이 꽃객의 시선을 끌고 있을 뿐이다.
쇠뜨기는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진 후 처음 돋아난 식물이라고 한다. 그래서 쇠뜨기의 꽃말은 '되찾은 행복'이 되었다고 한다. 인생 역전의 낙상사고를 딛고 일어선 양치식물 마니아에게 다가오는 꽃말이다.
쇠뜨기 포자낭에서 뱀의 이빨을 촬영하려고 애쓰던 시간이 있었기에 그 모습 다시 보며 절박하고 피 터지게 재활했던 제주의 땀방울이 결실을 맺은 것처럼 내려다보는 뱀을 상상한다. 제주살이 중 서귀포시 표선면은 옛날에 땅꾼들이 많이 살았다고 들었다. 그래서 표선면 토산리에는 뱀을 마을신으로 모시는 당집도 있다.
1100 도로에서 걷기 운동 재활할 때 먹구렁이 3마리가 뭉쳐있다가 서서히 푸는 장면을 목격한 것은 제주의 자연이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것 같았다. 제주살이가 선물한 쇠뜨기의 다른 모습에서 나의 낙상사고 경험을 돌아보게 한다.
#양치식물 #세뜨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