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자랄수록 늘어나는 걱정들
알콩이 탄생 220일째
알콩이의 100일이 지나고 어느덧 4개월이 지났다. 이제 7개월 차에 접어든 알콩이는 어제부터 기기 시작했다.
안겨서만 자던 아이는 이제 누워서 잔다. 그러다가 어느 날인가 뒤집기 시작했고, 그날부터 부부는 잠을 설쳤다. 자면서 뒤집고, 되짚지 못해 울며 깬다. 덕분에 두어 달 잠을 교대로 자던 우리 부부. 되집기를 시작했지만 여전히 엎어져서 자는 경우는 잘 없다. 뒤집으면 자다가도 눈을 떠 가끔 깜짝 놀라기도 한다.
아빠 품에 안겨 잠들던 알콩이가 언젠가부터 밤만 되면 집이 떠나가라 울었다. 그러다가 엄마가 재워주면 잘 잔다. 그때부터 아이를 재우는 일은 엄마가, 밤에 하는 집안일은 아빠의 차지가 되었다. 뭔가 고마우면서도 씁쓸한 느낌이 든다.
이제 낯을 가리는 알콩이는 엄마, 아빠가 아닌 타인을 보면 울먹인다. 할아버지, 할머니도 예외는 아니다. 심지어 이모는 손만 닿아도 운다.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밖을 잘 못 나가 더 낯을 가리는 건 아닌지, 혹여 이대로 사회성이 결핍된 아이로 자라는 건 아닌지, 초보 아빠와 엄마는 걱정 투성이다.
알콩이는 요즘 장난감에 도통 관심이 없다. 가장 관심을 쏟는 것은 엄마, 아빠의 안경. 필자는 얼마 전 안경테를 교체해야 했다. 얼굴을 만지는 척하다가 안경을 잡아당기는 녀석은 힘도 제법 세다. 뭐든 잡아다가 바닥에 던지기 일쑤. 근래에는 두루마리 휴지를 풀어헤치는 재미에 푹 빠졌다. 엄마, 아빠는 내일은 뭐로 놀아줘야 하나 걱정만 늘어간다.
걱정인형을 들여놓아야 할까 싶다가도, 아이가 싫어하면 어쩌나 싶기도 하고, 코로나에 걸리지 않을까 늘 걱정하고, 독감 2차를 맞고도 감기에 걸리면 어쩌나 싶다.
부모는, 아이가 크면 클수록 걱정도 늘어나는 것 같다. 정비례 관계. 그래서일까. 가끔은 알콩이가 조금만 천천히 성장했으면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