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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작가의 꿈

by 뚜샷뜨아

‘나는 글을 왜 쓰는가’의 질문 앞에서 거창한 목표나 진지한 삶의 통찰을 떠올리지는 않는다. 분명한 것은 ‘쓰는 행위’는 결코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라는 점이다. 마흔을 넘긴 나에게 꾸준함은 매년 초에 다짐을 적고, 기억 저편으로 사라질까 두려워 정리하고 기록하는 행위에서 비롯되었다.


명문 작가들의 글을 읽으면서 단순한 문장 만들기조차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고, 때로는 빛나는 명문들이 나에게 난해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멋진 글을 보며 감탄하면서도 나와는 어딘가 먼 세계 같아, 점점 글과 멀어지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글’이라는 것은 쓰는 사람과 읽는 사람 사이에 경계가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그 경계를 허물어준 것은 책이 아닌 온라인의 새로운 환경이었다. 쉽게 이해되고, 빠르게 와닿는 다양한 글들이 내 마음의 문을 열었다. 편안하게 다가오는 ‘공감의 글’들은 내가 쌓아온 벽을 허물고 세상을 더 넓게 바라볼 수 있게 해 주었다. 그제야 깨달았다. 내게 부족했던 것은 ‘기술’이 아니라 ‘의식’이었다. 쓰는 행위 자체를 의식하는 마음이 중요했다.


아침, 점심, 저녁만이 전부라고 여겼던 일상에, 브런치라는 새로운 식사가 나를 자유롭게 해 주었다. 주말이면 간단하고 여유로운 브런치를 즐기러 가고, 핸드폰으로 우연히 읽은 에세이에서 브런치 사이트를 만나게 되었다. 그 고상한 이름과 그곳의 일상적인 글들은 마치 내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경계가 사라졌고, 나도 그 속에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브런치는 내게 쓰는 행위의 ‘의식’을 열어준 고마운 공간이 되었다. 흘러가는 일상에도 ‘이름’을 붙여주듯, 생각의 꼭지마다 기록을 남기며 존재감이 생겼다. 일상이 모여 내가 되었지만, 그전에는 이름 없는 일상들로 무심히 살아왔다. 쓰기를 통해 순간의 의미를 되새기고, 내 생각을 정리하다 보니 나의 글에도 ‘결’이 생겼다. 브런치에서 ‘작가님’이라 불리면서, 나는 ‘결이 있는’ 쓰는 사람이 되었다.


아직은 그 작은 공간 안에서만 작가이지만,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성장할지는 모른다. 한 가지 약속만은 지키고 싶다. 나는 오늘도, 진심을 다해, 글을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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