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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큼만 해도 괜찮아’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by 부디아이

‘이만큼만 해도 괜찮아’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한계를 정하는 건 나를 멈추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켜주기 위한 선택입니다"




요즘 운동을 하면서 자주 드는 생각이 하나 있습니다.


“스스로 한계를 정하는 건, 정말 나쁜 일일까?”


최근 미니벨로(소형 자전거)를 하나 샀습니다.


예전부터 자전거를 타고 바람을 느껴보고 싶었지만, 마음만 있었지 실행은 미루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괜히 망설이지 말고 한번 타보자는 생각이 들어 드디어 구입했습니다.


틈날 때마다 집 근처 하천 길을 달리려고 합니다.


사실 저에게 운동은 ‘기록을 위한 도전’이라기보다 ‘오랫동안 지치지 않고 즐기는 습관’에 가까워요.


마라톤 대회에 나가도 주로 10km만 뛰고, 러닝 크루 활동도 ‘함께 뛰는 기분’을 더 소중히 여깁니다.


누군가는 풀코스를 목표로 달리고, 1초라도 단축하기 위해 자신을 밀어붙이기도 하죠.


그런 분들 정말 멋지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저는 다르게 뛰고 싶었습니다.


땀 흘리며 잠깐이라도 내 호흡에 집중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느꼈거든요.


이런 태도는 운동뿐 아니라, 제 삶 전반에 녹아 있습니다.


독서를 할 때도, 글을 쓸 때도, 육아를 할 때도, 때로는 회사 업무를 할 때도요.


늘 스스로에게 말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

“이만큼 했으면 잘한 거야.”


예전에는 그게 ‘게으름’이라고 느껴질 때도 있었어요.


“이래서 발전이 없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죠.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느낍니다.


조금 부족해 보여도 오래 버티는 게 중요하다는 걸요.


"모든 성장은 천천히 이루어진다.

자연은 서두르지 않지만, 모든 것을 이룬다."

- 노자 -


누구보다 빨리 가는 것보다,


내 리듬대로 가면서도 멈추지 않는 것.


무너지지 않고 오래가는 것.


그게 결국 ‘지속 가능한 성장’이라는 걸 요즘 깨닫고 있습니다.


사실 한계를 정한다는 건, 나를 지키기 위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지금 내게 필요한 건 끝없는 성취가 아니라,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속도로 이어지는 하루하루일 수도 있어요.


물론 ‘이만큼만 하자’는 마음은 때로 아쉬움을 남기기도 합니다.


좀 더 파고들면 더 잘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욕심을 부린 날보다,


적당히 멈추고 돌아보며 나를 쉬게 한 날들이


오히려 다음 도전을 위한 힘이 되어주곤 했습니다.


모든 걸 다 잘하려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조금 느려도, 길이 달라도, 멈추지 않고 걷는 것이 중요합니다.


요즘은 스스로에게 자주 이렇게 묻습니다.


“내가 지금 가고 있는 속도, 나한테 맞는 걸까?”


그리고 “지금 이만큼 했으면 충분하지 않아?” 하고요.


비교에 지치고, 성과에 눌려 사는 우리에게 지금 꼭 필요한 말이 있다면 이거 아닐까요?


“이만큼만 해도 괜찮아.”


여러분은 요즘, 어떤 기준으로 자신의 속도를 조절하고 계신가요?


그리고 그 속도는 여러분을 멈추게 하나요? 아니면 지켜주고 있나요?



+@

일단 시작합시다.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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