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나도 모르게 자주 하는 버릇들이 있다.
그중 하나는
이불을 거꾸로 펴는 일이다.
이불에도 분명 머리와 발의 방향이 정해져 있는데,
세탁한 이불을 침대 위에 펼칠 때면
어김없이 거꾸로 펼쳐놓는다.
처음엔 우연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이건 우연이 아니라
내가 자주 반복하는 습관이라는 것을.
그때마다 중얼거린다
난 왜 그러는 거야.
지하철역에서도 비슷한 풍경이 그려진다.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는 곳을 비켜나,
나는 가끔 엉뚱하게 비승차 구역 앞에 홀로 서 있다.
열차가 도착하고 문이 열려도
그 앞에는 아무도 타지 않는다.
..... < 비승차구역 >.....
그제야 부지런히 옆 칸으로 달려가며
멋쩍은 웃음을 짓는다.
그리고 또 한 번 속으로 묻는다.
난 왜 그러는 거야.
엘리베이터에서도 마찬가지다.
혼자 탄 엘리베이터 안에서
닫힘 버튼 대신 열림 버튼을
열심히 누르고 있다.
"왜 안 닫히는 거야 " 투덜대다가,
손가락 끝이 닿은 곳이
'열림'임을 확인하는 순간의 그 허탈함이란.
생각해 보면
이런 사소한 장면들이
내 하루 곳곳에 숨어 있다.
이불을 거꾸로 펴고
비승차 구역에 서 있고
닫힘 버튼대신 열림버튼을 누르는 일
그리고 또 한 번 묻게 된다.
난 왜 그러는 거야.
어쩌면 나는
남들보다 조금 느리고
조금 어설픈 리듬으로 살아온 사람인지도 모른다.
친한 친구들은 가끔 나를 보고
“너 참 허당이다.”
하고 웃는다.
아마 이런 순간들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사소한 어긋남들이 모여
결국 지금의 나라는 사람을 만들고 있다는 것.
조금은 헐거워도
그 틈 사이로 바람이 통하는 사람.
지금의 내가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지하철#엘리베이터#비승차구역#어긋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