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던 습관을 멈추기로 했다

끝까지 기다려주는 대신, 여유를 남겨두기로 했다

by 부엄쓰c


아이와 함께 하루를 보내다 보면 종종 숙제는 뒤로 밀려 있었다. 그날도 마찬가지였다. 사실 아이는 아침에 숙제를 했어야 했다. 하지만 몇 주 전부터 설레며 준비했던 약속 시간이 다가왔다. 오전에 끝내고 나가기로 약속했지만, 오랫동안 주선해서 준비한 약속이었기에 나는 "숙제는 다녀와서는 꼭 다 하는 걸로 하자. 차 조심해서 재밌게 놀다 와"라고 말했다. 그렇게 아이는 밝은 얼굴로 나섰다.


저녁이 되어 아이와 마트에서 장을 보고 무거운 장바구니를 함께 들고 돌아와 편안한 마음으로 맛있는 저녁을 먹었다. 아이는 어떻게 하겠다고 계획을 세웠지만, 숙제를 자기 전까지 다 할 시간은 부족했다. 이럴 때면 아이는 종종 "조금만 더. 이것만 더"라며 시간을 더 쓰고 싶어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기다려 주곤 했다. 그러다 보면 종종 밤 12시를 넘기기도 했다. 나는 피곤했고, 마음의 여유가 점점 사라졌다. 지친 상태에서 작은 실수 하나에도 쉽게 짜증이 올라왔다. 그럴 때면 아이는 다음날 늦잠을 자고 학교에 지각을 하곤 했다.


하지만 그날 나는 다르게 결정했다. 아이가 숙제를 다 끝내지 못한 채로 내게 다가와 말했다.


"엄마, 수학 숙제까지만 다 하고 싶어요. 2쪽 풀면 끝나요."


나는 잠시 숨을 고르고 차분하게 말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시간이 늦었으니 손발 씻고 이를 닦고 자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아. 더 할 거 있으면 내일 일찍 일어나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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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아이도 망설였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준비를 했다. 숙제뿐 아니라 식사 시간도 마찬가지로 정해진 시간이 지나면 정리하기로 했다. 처음엔 마음이 불편했다. 아이에게 여유와 기회를 주려던 내 마음과는 반대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면서 마음의 변화가 느껴졌다. 정해진 시간에 아이와 나의 경계를 지키니, 밤늦게까지 기다리는 일이 사라졌고 화가 나는 상황도 없어졌다. 오히려 마음에 여유가 생겼고, 아이와의 관계도 더 편안해졌다. 그리고 아이는 자명종을 맞추고 일찍 일어나서 숙제를 하기도 하고, 너무 피곤한 날이면 못 일어나지만 적어도 학교에는 지각하지 않는다. 학교에 지각하지 않기 위해 자명종과 거실 시계를 10분 더 빠르게 맞춰놓는 노력도 하고 있다.


나는 이 변화를 시도하면서 내가 여유가 없어지는 순간을 조금 더 예민하게 알아차리기 시작했다. 예전과 같은 상황이 닥치기 전에 미리 감지하고, 다음 단계로 똑같이 가지 않고 다른 선택을 해보려는 것이었다. 이 변화는 기다려주지 않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지키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었다.


나는 이제 아이를 기다려주는 대신, 내 마음의 여유를 남겨두는 쪽을 선택했다. 그 작은 차이가 우리 하루를 바꾸고 있다. 오늘도 우리는 그 경계 위에서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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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로드에서도 연재 중입니다. ^^ https://short.millie.co.kr/xq1jw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