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밤

잃어버린 마음 보관소가 당신을 기다립니다.

by 부엄쓰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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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더 이상 아무것도 느끼지 않았다.


슬픔도, 분노도, 외로움도 사라지고 그 자리에 남은 것은 공허와 무감각뿐이었다.


아이는 오늘도 투정부렸고, 상사는 날카로운 말을 던졌으며, 집안은 어지럽고 적막했다.


그런데도 나는 아무런 반응조차 할 수 없었다.

속이 텅 빈 듯, 모든 게 멀게만 느껴졌다.


그날 밤, 아이가 잠든 뒤 나는 차 안에 홀로 앉아 창밖을 멍하니 바라봤다.


아무런 소리도, 감정도 없는 그 시간.

내 손에 쥔 휴대폰 화면이 불쑥 깜박이며 낯선 문구 하나를 띄웠다.


[잃어버린 마음 보관소가 당신을 기다립니다.]


처음 보는 알림이었다. 장난 같기도 했지만, 이상하게 그 문장이 머릿속에 깊이 박혔다.


나는 생각하지 않았다. 어디든 가고 싶었다.

지금 이 무감각한 상태에서 잠시라도 벗어날 수만 있다면.


그리고 이상하게도, 나는 이미 그곳에 도착해 있었다.


작고 낡은 나무문 앞에서 나는 마지막으로 숨을 들이쉬었다.


‘여기서 나는, 조금 달라질 수 있을까.’


숨을 들이쉬고 문고리를 잡았다.

나는 조용히, 그 문을 열었다.





다음 이야기 | 2화 잃어버린 마음 보관소


문 너머 펼쳐진 낯선 풍경.

그곳에서 나는 아주 오랜만에, 작고 희미한 감정의 흔적을 마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