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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국대학 박교수 Apr 09. 2020

군대 가서 인생이 바뀐 남자 이야기

군대가 성장에 주는 영향: 우주인 Jonny Kim

건강한 대한민국 남자라면 가야 하는 군대. 대부분 가기 싫어하고 군 복무가 시간 낭비라고 생각합니다. 1년 반에서 2년 가까이 폐쇄된 조직에서 젊음을 썩힌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한참 머리가 잘 굴러갈 대학생들을 군대에 넣어서 우리나라에 노벨수상자가 없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저도 어려서부터 할 수 만 있으면 군대 안 가는 게 정답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신체검사 1급 판정을 받는 바람에 군대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왕 이렇게 된 김에 저는 마지못해 군대에 질질 끌려가기보다 자원해서 해병대에 입대를 했고 그 선택은 저의 인생을 바꿔놓았습니다. 


재미교포 최초로 우주인이 되어 화재가 된 Jonny Kim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더군요. 부모님이 미국에 이민을 가셔서 미국에서 태어난 Jonny는 자신감이라곤 하나도 없는 아주 조용한 아이였다고 합니다.

Jonny Kim

 I am "the epitome of that quiet kid who just lacked complete self-confidence." 


미국에 사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보편적으로 동양인들은 조용하고 소심하고 왜소하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많은 동양인들이 그렇죠. Jonny도 미국에 사는 전형적인 조용하고 소심한 동양 아이였던 겁니다.  


하지만 16살에 미 해군 특전부대 네이비씰 (Navy SEAL)에 대해 알게 된 후 네이비씰이 되기 위해 고등학교를 다니는 동안 열심히 운동하면서 준비를 했다고 합니다. 네이비씰이라고 하면 미국 최정예 부대인 거 아시죠? 세계에서 손에 꼽히는 최강 특수부대로 유명하죠. 911 테러의 주범으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을 잡은 부대가 바로 이 부대입니다. 


Jonny는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미 해군 수병으로 입대를 하죠. 그가 꿈에 그리던 네이비씰에 지원해 어렵고 힘들다고 소문이 자자한 26주짜리 네이비씰 자격 훈련 (SEAL Qualificaiton Training, SQT)을 무사히 통과하고 특전사 부대원이 되었습니다. 2002년부터 2009년까지 Jonny는 네이비 씰 스나이퍼, 수색대원, 위생병으로 전쟁에 참전하고 무수한 공훈을 세워 미군에서 받을 수 있는 세 번째로 높은 훈장인 실버스타 메달과 브론즈 스타 메달을 받습니다. Jonny Kim는 그의 군 경험을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Navy SEAL


“해군 입대는 내 인생의 최고의 결정이었습니다. 군 경험을 통해 겁 많은 아이였던 내가 나 자신을 믿기 시작했거든요.”


"Going into the Navy was the best decision I ever made in my life because it completely transformed that scared boy who didn't have any dreams to someone who started to believe in himself."


힘들고 어려운 군생활에서 자신감을 얻은 거죠. 얼마 전 뉴욕대 심리학자 조나단 하이트 (Jonathan Haidt)의 행복가설 (The happiness hypothesis)를 읽었는데 20대에 겪은 적당한 역경은 그 사람의 성장에 도움을 주고 지혜가 쌓이는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들을 제시하더라고요. 이 글을 읽으면서 Jonny Kim가 생각이 났습니다. 그가 군대에 있으면서 참전을 하면서 겪은 역경이 그를 성장시켰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사병이었던 그는 장교가 되기 위해 군 장학금을 받고 샌디에이고 대학 (UCSD)에 진학해 2012년 수학과 학사학위를 받고 미 해군 장교로 임관합니다. 그리고 위생병이었던 경험을 살려서 Jonny Kim은 미국 최고의 의대인 하버드 의대에 진학을 합니다. 미국 대학들은 참전용사 그리고 군복무자들을 우대 입학시켜 주거나 위탁교육을 시켜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자세하게 Jonny가 어떤 프로그램으로 하버드 의대에 입학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찌 되었든 간에 세계 최고의 의대인 하버드 의대에 갔다는 것만 해도 엄청난 업적인데요. Jonny는 본인의 군 경험을 바탕으로 2016년에 응급실 전문 의사가 됩니다. 하버드 의대 의사. 세계 최고의 의대를 졸업한 전문의가 된 거죠. 

Harvard Medical School Grad


전쟁 영웅에 하버드 의대 졸업 전문의에. 이런 엄청난 성취에 만족할 수 있었는데 Jonny Kim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또 한 번 도전을 합니다. 진짜 대단하죠. 하버드 의대생으로 있을 때 우주인이자 의사인 스캇 파라진스키 (Scott E. Parazynski)을 만나 NASA 우주인에 대해 알게 된 후 우주인에 대한 꿈을 꾸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는 우주인이 되기 위해 2017년에 NASA 우주인 후보 프로그램에 지원을 하는데요. 그 해에 우주인이 되기 위해 지원한 사람이 만 팔천 명이었다고 합니다. Jonny는 이 수많은 경쟁자들을 제치고 NASA 우주인 후보생 12명에 포함이 되죠. 그리고 2020년 올해 오랜 훈련 끝에 1월 10일 드디어 우주인이 됩니다. 35살의 나이에 벌써 엄청난 일들을 이룬 거죠.


물론 이러한 일들은 값 없이 이루어진 건 아니라고 합니다. Jonny Kim은 한 인터뷰에서 과거로 돌아가 어린 자신에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무엇이냐 라는 질문에 “가치 있는 일들은 성취하기 매우 어렵다”라고 대답합니다. "All things that are worthwhile are very difficult to obtain.” 본인도 좌절하는 시간이 있었고 꿈을 향해 부단히 노력했기에 지금의 위치에 있는 것이다라는 뜻이 담긴 대답 같네요.  


저도 Jonny Kim과 같이 내성적이고 인생에 열정과 패기라고는 없는 소심하고 체구도 작은 아이였습니다. 하지만 해병대에 가서 저의 체력과 정신력의 한계에 도전하고 공수부대원이 되어 비행기에서도 뛰어내리고 자신감이 생기고 도전하는 정신이 생겼습니다. 더 나아가 제 밑에 있는 대원들도 통솔하면서 리더십도 생기고 여러 사람들 앞에서 말할 수 있는 자신감도 생겼죠. 이 경험을 통해 저도 자신감이 생겼고 끊임없이 도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미국 대학 교수까지 되었고 저도 Jonny와 같이 계속 도전하고 성장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해병대 공정대대

모든 사람들에게 군대가 좋은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군대를 갔을 때 그 역경을 이겨내면 그 사람을 성장시켜주는 건 맞는 것 같습니다. 


이 이야기를 유튜브로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0uj-9DT0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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