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프로N잡러 리즈 Jul 30. 2023

일단 뭐라도 해 보자

아무것도 하지 않고 빈둥대며 놀기보다는 일단 뭐라도 해 보자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아줌마 특유의 넉살도 하나씩 늘어간다. 내성적이고 낯가림이 많은 성격은 바뀌어 이제는 처음 보는 사람과도 이야기를 잘하고, 웃으며 인사를 건넨다. 


나이 먹는 것을 좋아한다. 시간이 지나야지만 보이고 들리고 경험하게 되는 게 있다. 그것은 그 나이가 아니면 경험하기 힘든 보물과도 같다. 마치 10대의 학창 시절처럼 말이다.


반대로, 나이 먹는 것을 싫어한다. 피부의 주름이 늘고, 머리가 빠지고, 뱃살이 두둑이 나오는 것도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겁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떨어지면 어떡하지?"

"괜한 짓 하는 거 아닐까?"

"실패하면? 괜히 돈만 날리면?"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앞서 작은 하나의 질문은 순식간에 거대한 고민 덩어리로 변한다. 내가 돌다리가 닳도록 두드리는 동안, 누군가는 쿨하게 출발선을 지난다. 그걸 지켜보면서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눈을 질끈 감고 시작한 일도 있지만, 사실 '다음에 하자'는 핑계로 미루고 하지 못한 일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것들은 여전히 마음의 짐으로 남아있다. 


해야 하는데 하지 못한 일. 

하고 싶은데 미뤘던 일.


그것들의 무게는 생각 이상으로 무겁고, 쾌쾌 묵은 오랜 짐처럼 먼지가 뽀얗게 앉아있다. 


앞으로도 이렇게 살래?

오래된 루틴, 습관은 여전히 출발하는 것을 망설이게 한다. 씩씩하게 출발하는 것보다 출발선에서 동동거리는 내 모습을 마주하는 것이 사실 더 익숙하다.


하지만, 눈을 질끈 감고 한 번 나아가보려고 한다. 당당하게 시작하지는 못하더라도, 더 이상 망부석처럼 머물지는 않으려고 한다. 


휴대폰을 보면서 침대에 빈둥빈둥 누워있는 게 아닌 무엇이든 도전해보고자 한다. 그것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말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