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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처드킴 Jun 09. 2022

버킷리스트는 인니에 있다고?

부루섬 가는길

 인천공항을 출발한지, 7시간만에 자카르타에 도착하였다. 언젠가부터 해외를 나갈 때, 자꾸 기본적인 것들을 준비하지 않아서 애를 먹곤 한다. 해외를 많이 다니다 보니, 편하게 여겨지는 현상 같은데, 이게 매번 가던 홍콩이나 타이페이 같은 공항이면 문제가 없는데, 가끔 이렇게 오는 곳이면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문제는 발생하였다. 이곳 자카르타 공항은 1터미널과 2터미널로 구분되는데, 아마 킴이 도착하는 1터미널은 우리나라의 인천공항처럼 국제선이 대부분이고, 2터미널은 김포공항처럼 국내선이 운영되는 곳인 것 같다. 물론 이것도 도착하여  한참만에 얻은 정보이다.(유심칩과 현지어를 준비하지 않는 상태에서 이정도 정보를 얻는것도 용하다 싶다.) 

 문제는 2터미널까지 킴이 걸어서 가려고 했다는 점인데, 이게 조금 복잡한 것이 분명 걸어갈 수 있는 거리인데, 걸어갈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택시를 타야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환전을 실시하였다. 바가지를 쓰는 것을 알면서도 택시를 탈 수밖에 없었고, 이렇게 해서 2터미널에 도착하게 되었다.

 다음으로 갈아타야 되는 비행기는 라이언항공사로 인니 국내선비행기다. 그것도 새벽4시여서, 의자에서 자고 있는데, 누군가가 와서 깨운다.     


“Are you Richard Kim?"

 내가 계속 자고 있는데, 라이언항공에서 계속 내 이름을 부르면서 연착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부스스하게 일어나는 도중에도, 그리고  탑승을 하기 위하여 게이트로 이동하고 있는 도중에도, 방송은 나오고 있었다.

“수라바야를 거쳐 암본으로 가는 킴님은 빨리 C6번 게이트에서 탑승하시기 바랍니다.”

이분들이 얼마나 맹렬히 나를 찾았는지, 이 항공권을 예약해준 자카르타 현지 친구한테도  “리처드킴 어디 있냐고?” 문자를 보냈다는 것이다.

비행기를 출발하지 않고 나를 찾아준 것은 고마운데, 그런데 상식적으로 너무 친절한 것이 아닌가? 보통 이정도면 나를 두고 비행기가 출발했을법도 한데 말이다. 그 이유는 탑승하자마자 알게 되었는데, 이 수라바야행 비행기는 탑승인원이 총 11명으로써, 기장과 승무원들을 제외하면 손님이 8명이었다. 그래서 귀하디 귀한 8번째 손님인 나를 그렇게도 찾았나보다. 나도 미안한마음에 승무원과 손님들에게 꾸벅 인사를 하였다. 사람들이 흔퀘히 받아주는게 무슨 동네 버스를 타고가는 기분이다.    

  

자고 일어나니 운동화가 와 있었다.
열어보니 기내식이었다.

 수라바야 공항에서 환승을 하여 드디어 암본에 도착하였다. 사람이 나와 있을 줄은 몰랐는데, 한산한 공항에 우리를 찾는 사람이 있었다. 이 현지인 친구와 함께 집으로 가는 택시를 타면서, 어제 내가 공항에서 공항으로 이동할 때, 지불했던 금액이 얼마나 큰 바가지를 쓰게 되었는지 알게 되었다.(으윽, 아까운돈) 

이 친구가 저녁은 외식을 하자고 한다. 음식제목이 ‘마르따방’이라고 하는데, 이게 메뉴를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식당이름을 말하는 것인지 내 눈으로 직접 보기 전까지는 알길이 없다. 참고로 이 친구 이름은  ‘무나위르’다.     


다국적자원봉사 참가자들이 *암본으로 집결하다.”

 오늘의 일정은 사실 자원봉사라고 보기는 어려운행사이지만, 국제 지부끼리 약간은 통용되는 룰이 있다. 그것은 바로 현지 지부장도 생계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곳 암본 현지 지부장은 국제자원봉사 일을 수행하면서도, 본인의 작은 영어 공부방을 하나 운영하고 있다. 이곳 오지에서 영어공부방에 다니는 아이들은 비교적 부자 부모님을 둔 가정에 속한다. 그러나 결국 지부장이 먹고사는 것이 지속가능한 국제개발협력이라고 생각하고 기분좋게 공부방으로 향했다.

우리의 다국적 자원봉사 청년들을 보고도 그렇게 놀라지 않는 것으로 보아서, 이게 첫 번째 행사는 아닌가 싶었다. 킴의 차례에는 조심스럽게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가르쳐 보았다. 

이곳에서 한류 드라마 인기가 대단하다고 들었는데, ‘무궁화’가 어느 드라마에서 나온 것 같은 놀이였나 보다. 아이들이 정말 좋아한다.

 이렇게 봉사 아닌 봉사로 하루를 보내고 드디어 부루섬 가는 페리를 타는 저녁시간이 되었다. 저녁 10시에 타는 부루섬 행 페리는 어느 한국전쟁에서 나올법한 피난선을 생각하는 수준이었지만, 다국적 참가자 및 대부분의 현지인이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니, 나도 마음속으로만 놀랐다. 페리는 새벽5시경에 도착하였고, 다국적 자원봉사자 한명당 오토바이 한 개가 마중을 나왔다. 수십개의 오토바이로 마중을 나온것에 놀랐고, 오토바이에 참가자들의 봉사자들의 캐리어를 싣고 달리는것에  놀랐고,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정전이 되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에 놀랐다.


“부루섬, 놀라면서 시작하다.”

옆의 사람이 뛰길래, 킴도 덩달아 뛰었다.
하지만 킴이 트럭위에서 같이 잘수는 없었다.

*암본 인도네시아 동쪽 끝파푸아 뉴기니 근처에 말루쿠해협이 있다이곳에서의 가장 큰 도시가 바로 암본이다암본의 주변에는 서퍼들의 천국이라고 불리우는 반다 제도 등이 있다대항해시대 같은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향신료가 이곳에서 생산된다고 말씀하시는 것도 들은적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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