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받은 만큼만 일 해
회사에서 가장 많이들 하는 말이다. 일 더한다고 돈 더 주나? 열심히 해도 달라지는 건 없으니 월급 받은 만큼만 하자는 뜻이다.
나는 회사에서 가장 적은 연봉을 받지만 조직 KPI의 35%를 담당하고 있고, 매주 기사와 콘텐츠를 제작한다. 그런데 나는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이 아니다. 난 나를 위해 열심히 일 할 뿐이다. 하루에 8시간, 깨어있는 동안 내 하루의 절반을 보내고, 일 년에 2/3를 보낼 회사에서 내가 싫어하는 일을 하며 시간을 죽이고 싶지 않다.
회사를 위해 일하는 것 같았던 그 시간들은 결국 나를 성장시킨다. 물론 내 작업물은 회사에 귀속된다. 업무시간 내에 회사를 위해 만들었으니 당연한 소리다. 다만 그 과정에서 익힌 능력은 내 것이다. 온전한 나의 자산이다.
월급 받은 만큼 일한다고 하는 사람들은 보통 보상이 없으니 열심히 하지 않겠다고 한다. 단기적으로 눈앞에 떨어지는 ‘돈’이 없다면 더는 하지 않겠다는 마음. 조금만 더 멀리 볼 수는 없는 걸까?
개인이 회사에서 처리하는 업무는, 이런 큰 조직에 속하지 않으면 평생 해 볼 일이 없는 일들이다. 누군가의 월급을 처리하고, 몇 억짜리 빌링 서류를 넘겨주고, 광화문 한가운데 띄워질 광고를 작업하는 일까지. 이왕 해야 할 일이라면 잘하면 좋고, 내 일에 의미가 없다면 내가 부여하면 그만이다. 무엇이든 열심히 하다 보면 어떻게든 다른 길이 펼쳐진다. 어차피 내가 하는 일은 모두 나의 경험이 되고 경력이 된다. 회사만큼 내 능력을 발전해 나갈 기회를 주는 곳도 없다.
회사의 소모품으로 살 것인지, 회사를 내 발판으로 삼을지는 내 결정에 달렸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젊은 날의 시간을 월급 몇백과 맞바꾸는 것이야말로 너무 밑지는 장사 아닌가? 그 시간 속에서 발전하는 것이 그토록 찾던 진정한 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