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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리틀 Sep 24. 2022

카카오톡을 탈퇴했다.

카카오톡을 탈퇴했다. 대한민국 5000만 인구가 사용한다는 국민 메신저 앱. 주변에서 요즘 카톡 안 쓰는 사람이 어딨냐길래 한번 나서봤다.


“좋은 아침이에요. 출근하셨어요? 생일 축하해요! 즐거운 명절 보내세요. 몸조리 잘하시고요.”


모든 인사치레에 질려버렸다. 무슨 날이면 날마다 울려대는 카톡 알람은 답장을 하기도, 안 하기도 곤란했다. 불편한 상대에게 형식적으로 답장을 하자니, 이 답장이 물꼬를 터 계속 이어질까 싶어 그만둔 적이 여러 번이다. 안읽씹이니 읽씹이니. 그런 논쟁에서도 빠지고 싶었다.


카톡 친구 목록은 40명을 넘은 적이 없다


이 중 가장 고역은 생일이다. '오늘 생일인 친구 3명' 카톡에 뻔히 뜨는 걸 알면서도 누군가의 생일을 외면하기는 곤란하다. 분명 내 생일에 축하 메시지를 보내준 친구에게 기쁜 마음으로 축하해주는 건 당연하건만, 생일 축하 메시지에서 파생될 수많은 그 대화창이 부담스러워 망설였다. 내 생일은 아예 알림을 꺼놓았다.  


내 사진을 잔뜩 올리는 인스타그램은 재미있는데. 난 남의 일상도 잘 궁금하지 않아 팔로잉 목록도 잘 보지 않고 내 피드만 주야장천 보는 편이다. 하루에 네댓 번 들어가 두 달 전, 세 달 전 내 일상을 돌아보곤 한다. 나의 어제나 내일이 궁금하지 남들이 뭘 하고 사는지는 도통 관심이 가지를 않는다.


이런 내가 누군가의 안부가, 일상이, 근황이 궁금할 리 없다. 그런 나에게 카카오톡은 "뭐해?" 한마디에 수많은 대화창을 열어버리는 광고 사이트의 팝업창 같았다. 카카오톡에서 해방되고 나니 내 휴대폰은 아주 잠잠하다. 더는 시시콜콜한 메시지를 주고받지 않아도 되고, 밀린 알림톡을 누를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회사 사람과는 업무용 채팅을, 가까운 친구와는 문자를 주고받는 것이 편하다.


아무튼 이러저러한 이유로 한 달째 카카오톡 없이 살아본 후기는, 아주 살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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