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too Blonde?

by 잭Jack


“You are too blonde”


영화 ‘금발은 너무해’ 중 하버드 법대에 다니는 남자 친구가 자신의 여자 친구에게 이별을 고하며 던진 대사다. 서양권에서 금발의 여자는 머리가 나쁘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한다. 예쁜 여자는 예쁜 외모를 믿고 공부는 소홀히 할 것이라는 편견에서 비롯된 말이라고.





이 영화 원래 제목은 ‘Legally Blonde’, 의역하자면 ‘법도 모르는 금발의 백치’ 정도라고 한다. 주인공이 타인의 시선에 어떻게 비치는지를 관통하는 제목이다. 영화 시작부터 금발 머리 주인공은 늘 주변에서 외모 칭찬을 받고 있다.


앞서 나온 이별의 대사 역시 ‘넌 미래를 함께할 지적인 여자가 아니야. 예쁘기만 한 여자 애지.’ 영화는 계속 그런 그녀의 모습을 비추고 있다. 화려하고, 엉뚱하고, 종잡을 수 없는 그녀의 모습.



사실 이 영화가 내 마음에 쏙 든 것은 아니었다. 클리셰 범벅에, 희극적인 요소를 넣은 것이겠지만 주인공은 영화의 결말까지 모든 사건을 극복해 나감에 있어 ‘파마’, ‘지방흡입술’ 등 그녀가 특화된 분야에서 딱 들어맞는 단서들을 뽑아낸다.


전 직장을 퇴사하며 친했던 직장 동료가 편지에 써준 말이 있다. “00 씨가 외모로 관심받는 사람이어도 좋겠지만 한 영역의 전문가로서 존경받는 사람이 되었으면 해요. 스스로 원하고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잘 선택해요.” 당시에도 이 편지를 받고 많은 것을 느꼈다고 생각했는데, 목요일 밤 집에 돌아와 이 편지를 다시 읽으며 한참을 울었다. 속상했다.


주인공만큼 아름다운 외모는 아니지만 꾸미기를 좋아하는 탓에 어딜 가든 튀곤 했다. 핑크, 리본, 치마에 높은 구두. ‘지금 아니면 언제 입겠어?’라는 마음으로 예쁜 옷을 입었다.


최근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며, 사실 관계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꽤나 마음이 아픈 말을 들었다. "쟤넨 네 업무적인 부분엔 관심 없어." 그러려니 넘기려고 했지만 며칠이 지나도 마음이 추슬러지지 않았다.


이러저러한 이야기로 흘러 멀리까지 왔지만, 이 글은 그저 한 사건 겪으며 겪은 심경의 변화(?)를 담고 싶었다. 지금까지 많이 즐겼으니 이제 새로운 내 스타일을 찾아봐야겠다.


주말에는 스파를 하고 쇼핑을 다녀왔다. 이 역시 내가 더 성숙해지는 과정일 테니 이번에도 한 단계 성장했다고 생각해야지. 어차피 난 뭘 입어도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이니 이젠 정말 조용히 살고 싶어진다.


모쪼록,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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