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단 한 줄이라도 썼다면, 훌륭한 독서록이에요.

내 아이, 책 잘 읽는 방법(17)

by 리치보이 richboy

앞선 글에서 '아이가 책을 읽으면, 읽고 난 소감을 말하게 하라'라고 말했어요.

바로 '책을 읽고 난 느낌'을 말하게 하는 건데요,

아이가 책을 읽고 난 느낌을 말할 때 책 읽기는 완성되기 때문이에요.

책 읽기가 인풋(input)이라면

'글을 읽은 느낌'을 말하는 건 아웃풋(output)이에요.


아이가 책을 읽는 과정은 다음과 같아요.


아이가 책을 눈으로 읽고, (인풋 과정)

읽으면서 머리로 상상하고 이해하고 기억한 후, (생각 과정)

기억한 내용과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서 입으로 말하고 손으로 글을 쓴다. (아웃풋 과정)


책을 읽는 것만으로는 부족해요.

아이가 책을 읽고 난 내용을 스스로 말하고, 글로 쓸 줄 알아야 해요.



child-865116_1280.jpg 이미지 - 픽사베이



하버드 대학생들이 졸업하면서 가장 아쉬워하는 게

'대학생활 동안 글쓰기를 더 배우지 못한 것'이라고 해요.


책을 읽고 나서 그 내용에 대해

내 생각을 더해 말하고, 글로 쓸 때 책 읽기는 완성돼요.


책 읽는 것만큼 독서록을 쓰기를 강조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죠.


그럼, '독서록 쓰기'에 대해 살펴볼까요?


아이가 글을 배우기 전이면 부모가 대신 독서록을 작성해 주세요.


독서록 쓰기 방법은 아주 간단해요.

아이가 책을 읽어준 날짜와 책 제목, 지은이를 적은 다음,

부모가 들려준 책을 듣고 '이 책이 어땠는지' 말한 내용을 대신 적어 주면 돼요.


예를 들어 볼까요?

<2023년 9월 30일 <백설공주>, 길동이가 이 책을 읽고 나서 '재미있었다'라고 대답했어요.>

라고 쓰는 거죠.


혹시 아이가 주인공에 대해 이야기할지도 몰라요. 그럼 그것도 그대로 쓰세요.

<백설공주는 정말 예쁘고, 마녀는 정말 무서웠다>고 덧붙여 쓰는 거지요.


한 권 두 권, 열 권, 스무 권... 이렇게 계속 부모가 읽어주고 대신 써 주다 보면

아이의 '책을 읽고 난 느낌'이 점점 늘어나는 걸 확인할 거예요.


여전히 아이가 단답형으로 말한다고 해서, 절대로 초조해하지 마세요.

아이는 이 과정을 통해서 책을 들으면서 '책 읽고 난 느낌을 뭐라고 말할까?'를

고민하는 습관이 들 거예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느낌을 점점 더 많이 말할 거예요.



kids-1093758_1280.jpg 이미지 - 픽사베이



이렇게 하면 아이가 한글을 깨쳤을 때 빛을 발해요.

아이가 글을 알기 전부터 부모와 함께 독서록을 써 왔었다는 걸 깨닫죠.

그리고 독서록은 글자 쓰기가 아니라 '생각 쓰기'라는 것도 깨닫게 돼요.

미취학부터 독서록을 쓰면 초등 글쓰기는 더욱 쉽고 자연스러워져요.


아이가 한글을 깨쳤다면 독서록 노트를 만들어주고 스스로 쓰게 하세요.

독서록은 한 문장이라도 상관없어요.

맞춤법을 틀려도, 글씨가 삐뚤빼뚤 해도 뭐라고 하지 마세요.

독서록을 쓰는 시간은 아이가 '책 읽고 난 느낌을 적는 시간'이에요.

창작의 시간이라는 거죠.

거기에 뭔가를 더 하려고 부모가 노력하면 '창작'은 의미가 사라져 버려요.


독서록을 쓰는 행위가 부모에게 지적당하고 혼나는 시간이 되면,

독서록 쓰기가 싫어지고, 더 나아가 책 읽기가 싫어져요.

그러면 '책 읽고 독서록 쓰기'를 오래 할 수 없어요.


'책 읽고 독서록 쓰기'는 독서활동이라 불려요.

독서활동은 하루 이틀 할 게 아니에요.

숙제를 내고 감시할 내용도 아니에요.

아이가 꾸준히 책을 읽을 동력을 실어주는 게 독서활동이에요.



student-8127943_1280.jpg 이미지 - 픽사베이


아이가 자신의 독서활동에 대해 놀랄 때가 와요.

30권, 50권을 읽었을 때 에요.

그때가 되면 독서록에 독서활동이 상세히 기록된 것을 보면 스스로 놀라죠.

"엄마 아빠, 내가 이렇게 많이 읽었어!" 하고요.


이런 자랑 속에는 스스로 대견스러워하고 있단 뜻이 담겼어요.

그리고 이렇게 꾸준히 독서활동을 하다 보면

책 한 권을 덮는 순간 습관적으로 자연스럽게 독서록을 쓰게 되죠.


살펴본 것처럼 책 읽기와 글쓰기는 정말 쉬운 공부예요.

내 아이가 부족해 보이는 건 제대로 시작하지 않은 것뿐이에요.


지금 부모와 아이가 책 읽기와 글쓰기를 힘들어하는 건,

얇은 책 한 권부터 읽고,

단 한 줄이라도 쓰면서 천천히 그 숫자와 양을 늘려야 하는데

이 모든 걸 어느 날 갑자기 속성으로 하려고 해서예요.


아이가 초등생이면 고학년이라도 지금 다시 시작해도 늦지 않았어요.

처음부터 시작하세요. 1년만 꾸준히 하면 책 읽기와 글쓰기를

편하게 할 수 있어요.


다음 글에서는 초등 저학년의 독서록 쉽게 쓰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거예요.

기대해 주세요, 꾸벅



리치보이 - <행복한 부자 학교 아드 푸투룸 1, 2>의 저자, 도서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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