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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치보이 richboy Oct 10. 2023

내 아이, 필기법과 공책을 바꾸면 글쓰기가 확 좋아져요

내 아이, 책 잘 읽는 방법(23)

아이들이 독서록을 쓰기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는 '글 쓰는 자체가 싫어서'에요. 

노트 필기가 많이 않은 초등생에게 가장 긴 글쓰기는 독서록과 일기거든요. 

그런데 독서록과 일기를 매일 쓴다면 

어느 정도 글쓰기에 익숙할 텐데 일주일에 한두 편 쓰는 숙제가 되다 보니 

'독서록과 일기 쓰기'가 무척이나 어렵고 힘들어해요. 

글 쓰는 행위 자체가 힘든 건, 대부분 연필 쥐는 방법이 올바르지 않아서죠. 


연필을 쥐고 글씨를 쓰는 건 초등학생에게 정말 중요한 일이에요. 

공책에 연필을 쥐고 글을 쓰면 우선 주의가 집중되고 사고력이 커져요. 특히 초등학생은 손가락 소근육을 많이 사용할수록 두뇌 발달에 도움이 되죠. 그러려면 초등 저학년이 되면 연필 쥐는 법을 잘 익혀야 해요. 


이미지 - 픽사베이


'에이~ 그런 거야 나중에 천천히 고치면 되지 뭐.'


생각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이 시기에 제대로 가르치지 않으면 평생 연필을 바르게 쥐지 못할 수도 있어요. 

연필을 제대로 쥐지 않으면 글씨를 또박또박 쓰지 못하고, 

긴 글은 손이 아파서 쓰질 못하게 돼요. 

게다가 연필을 제대로 쥐지 않으면 내가 쓰는 글자가 잘 보이지 않아서 

고개를 삐딱하게 하고고 몸을 구부려서 쓰게 되죠. 

그래서 아이가 책을 읽을 때는 멀쩡했다가도 글씨를 쓸 때가 되면 자세가 엉망이 되죠. 

물론 엎드려서 글을 쓰다 보니 눈도 나빠지겠죠?

이렇게 글씨를 쓰다 보면 일기나 독서록을 길게 쓰고 싶어도 

'손도 아프고 몸도 아파서' 긴 글을 쓰지 못해요. 


초등학교 1학년 아이의 '연필쥐는 법'은 학업을 위해서 가장 기본이자 중요한 부분이에요. 

엄지와 검지로 연필을 바르게 쥐고 정확하게 쓰는 연습을 시키면 

아이는 저절로 허리를 바로 편 자세로 글을 쓸 수 있어요. 


여기서 필기를 할 때 아주 중요한 게 하나 있는데요, 바로 왼손의 역할이에요.  

책상 위에 노트를 가지런히 두고 왼손으로는 노트를 지그시 눌러 잡아야 해요. 

 이렇게 하면 필기를 할 때 노트가 제멋대로 움직이는 일이 사라져서 글씨도 예쁘게 쓰고 

필기 속도도 빨라져요. 


이미지 - 픽사베이


필기가 많지 않은 초등학생 저학년 때는 '연필 바르게 쥐는 법'의 중요함을 잘 몰라요. 

그래서 아이가 대충 연필을 쥐고 글을 써도 뭐라고 하지 않아요. 

하지만 점점 필기가 많아지는 중학년 이상이 되면 심각한 문제가 되죠. 

이런 습관은 초등학교 때는 모르지만 나중에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되면

를 얼마나 빨리 필기하느냐에 따라 성적이 달라지기도 한다는 걸 알아야 해요


'연필 바르게 쥐는 법'은 학습은 물론 성적으로도 연결돼요.

단답형의 주관식 문제를 뛰어넘어, 서술형 문제가 점점 늘어나고 있거든요. 

예쁜 글씨로 잘 정리된 글로 서술형 문제에 답하면 엉망진창으로 쓴 답보다 

높은 점수를 받는 건 인지상정이에요. 


베스트셀러 작가 찰스 두히그는 <습관의 힘>이란 책에서 '코어 해빗'이란 말을 했어요. 

해석하면 '핵심 습관' 정도 될 텐데요, 한 가지 좋은 습관은 여러 가지 않좋은 습관을 해결해 준다는 뜻이에요. '올바른 연필 쥐는 습관'이 코어 해빗에 해당해요. 


올바른 연필 쥐는 습관이 들면 글씨가 예뻐져요. 

올바른 연필 쥐는 습관이 들면 글쓰는 속도도 빨라지죠.

올바른 연필 쥐는 습관이 들면 자세도 좋아져요. 

그래서 허리도 아프지 않고, 눈도 나빠지지 않아요. 

초등 1학년 아이에게 이보다 중요한 습관이 어디 있겠어요?


정리하면, 초등학교 1학년부터 '올바른 연필 쥐는 습관'을 확실하게 익히고, 

왼손으로 노트를 잡고 필기를 하면, 


글씨도 예쁘고 정확해지고 

필기속도도 빨라지고, 

눈도 나빠지지 않고, 

글쓰는 자세도 좋아진다는 것, 잊지 마세요.


이미지 - 픽사베이



내 아이가 글쓰기를 하는데 장애물이 되는 것이 또 하나 있는데요, 바로 공책이에요. 

보통 일기와 독서록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일기 공책, 독서록 공책에 기록을 해요. 

부모들도 이미 경험해서 잘 알다시피 정사각형의 격자 줄로 된 공책이에요. 살펴보면 다음과 같아요. 


1~2학년은 스케치북, 연습장, 10칸 격자 공책

3~4학년은 알람장 공책, 14줄 격자 공책 

5~6학년은 17, 21, 23, 25 줄 무제 공책


등 저학년인 1~2 학년은 한 글자 한 글자 바르게 써야 하고 

이제 막 글쓰기를 배우는 시기라서 내용도 많지 않아서 격자 공책을 사용하는 건 당연해요. 

하지만 본격적인 글쓰기를 시작해야 할 초등 중학년인 3~4학년이 되면 사정이 달라져요. 

글을 써야 할 내용이 점점 많아지거든요. 

이 시기가 되면 읽는 책 두께가 두꺼워진 만큼 독서록에 쓸 내용도 많아지고, 

생각도 점점 자라서 일기를 쓸 것도 많죠. 게다가 잘 쓴 글을 보는 눈도 생기죠. 그런데 정작 글을 써야 할 공책이 격자형이다 보니 글을 더 쓰고 싶지만 억지로 줄이고 한 페이지에 꽉 채우고 서둘러 마무리해요. 

굳이 한 페이지로 끝내려고 하는 아이들의 습성도 무시할 수 없고요.


연필 쥐는 방법이 틀려서 글쓰기도 어렵죠, 

더 쓰고 싶어도 격자형 노트라서 글 쓸 공간도 부족하죠. 

이런데 어떻게 아이가 좋은 글을 많이 쓸 수가 있겠어요?


서둘러 글을 마무리한 아이의 독서록 
쓰고 싶은 글을 모두 써내려간 아이의 독서록 


독서록을 서둘러 마무리하던 제 아이도 독서록 격자 공책을 무제공책으로 바꿔줬더니 

글 쓰는 양이 놀라보게 달라졌어요. 

2주 만에 아이가 글 쓰는 양이 이렇게 달라졌다면, 순전히 공책의 힘 아니겠어요?


초등 중학년인 3~4학년이 되면 격자형 공책 대신 줄만 쳐진 무제 공책으로 쓰기를 권해요. 

그러면 아이는 더 많은 글을 쓸 수 있을 거예요. 공책을 바꿨다고 해서 뭐라고 할 사람은 없어요. 

아이가 글을 더 많이 쓰고 잘 쓸 텐데, 오히려 칭찬할 일이죠. 

아이와 잘 상의해서 바꿔보세요.


오른손으로 연필을 바르게 쥐고, 

격자 공책 대신 줄로 된 공책 위에 왼손으로 고정시켜서 글을 쓴다면, 

내 아이는 전보다 훨씬 더 안정적으로 편하게 글을 쓸 거예요. 




'내 아이 책 잘 읽는 방법'의 연재가 20회가 넘었는데 앞으로 10회 정도가 남은 것 같네요. 

여러분께 도움이 되었는지 궁금해요. 

댓글로 피드백 주시면 고맙겠어요. 궁금한 점 있으면 가능한 한 답변드릴게요. 


남은 글들도 많은 성원을 부탁드려요, 꾸벅.



리치보이 - <행복한 부자 학교 아드 푸투룸 1, 2>의 저자, 도서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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