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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치보이 richboy Dec 29. 2023

중고교생이여, 공부 전에 탁월할 암기법부터 익혀라!

<<최적의 공부뇌>> 북리뷰


초등교육의 변곡점, 5학년



내 아이는 내년 초등 5학년이 된다. 고학년의 중반인 셈이다. 

"4학년은 잊어라. 5학년 1등이 중학교 1등이다." 


라고 동산초 베테랑 교사 송재환은 자신의 책에서 말한 바 있다. 말 그대로 초등 5학년이 되면 장난아니니, 어금니 꽉 깨물라는 뜻이다. 교육전문가들은 말한다. 1~4 학년 동안 교과서와 선생님을 통해 '학습 방법'을 흡수하며 익혔다면, 5 학년부터는 '자기 학습'을 본격적으로 해야 할 때라고.


아닌 게 아니라, 4학년까지의 시험이란 게 한 단원을 마치면 치르는 단원평가 정도인데, '수업만 잘 들으면 80~90퍼센트는 충분히 풀 수 있는 기본적인 문제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런 결과는 학생들로 하여금 '아~ 수업듣고 복습 조금 더 하면 이런 문제들은 풀 수 있겠구나'하는 방법론을 터득하는 수준이지, '내가 쫌 하나본데?' 하고 판단하기는 섯부르다. 


자녀의 학업에 관심이 많은 학부모들이 굳이 어렵다는 학원에서 레테(레벨 테스트)를 보거나, 경시대회를 쫓아다니는 건, 학교에서의 평가가 아닌 '지금 내 아이의 본실력'이 궁금한 때문이다.


학업은 늘고, 사춘기가 시작되기도 하고...


어찌되었든, 초등 5학년이 되면 학생이든 학부모든 '전보다는 힘든 상황'을 맞이하는 건 자명한 사실. 

그도 그럴 것이 5학년이 되면 교과목도 늘고, 교과서 지면 역시 그림은 줄고 글자수가 확~ 늘어버린다는 것. 5학년의 수업은 선생님이 주도하는 40분 짜리 수업으로는 부족하다. 선생님의 수업을 기반으로 개인적으로 학습을 더 해야 한다. 


동화나 단편소설 위주의 국어 교과서는 설명문과 논설문이 등장하고, 수학은 학생들을 수포자로 만드는 '죽음의 분수'를 배워야 한다. 지금껏 재미와 놀이를 겸했던 영어 공부도 학원에 가면 "어머니, 5학년이 되었으니 슬슬 한국식 문법 영어를 배워야 합니다."라고 겁을 주기 시작한다. 게다가 사회 과목은 국사 개론이 포함되어 있고, 과학과목 역시 외우고 익혀야 할 용어들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이들이 훅~ 하고 자라는 시기. 몸은 점점 커 가는 만큼 말은 듣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일찍 '사춘기'를 맞는 아이도 있다고 하니...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루 아침에 갑자기 변해 버린 아이를 만나면 '헉~' 하는 충격에 아이를 챙길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SKY 로드맵>을 쓴 교육전문가 이병훈은 이런 상황을 만날수록 '학부모'임을 더욱 강조하며 챙겨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https://brunch.co.kr/@richboy/184



그럼 학부모는 뭘 해야 할까?


'너를 지켜보기만 할 바에는 차라리 내가 공부하고 만다'는 게 속터지는 학부모의 솔직한 맘이다. 하지만 이 역시도 불가능하니, 답답할 수밖에. 가뜩이나 없는 시간에 늘어난 학업으로 아이가 더 힘들어 할 걸 지켜본다니... 하지만 방법이 없는 게 아니다.


늘어나는 학업으로 아이는 날카로워지고, 

혹시 사춘기라도 오면 더 예민해질텐데...


이 두 문장에서 공통되는 하나가 있는데, 그게 뭘까? 바로 감정이다. 

여기서 답을 찾아보자. 아이의 감정을 담당하는 '내 아이의 뇌'에 직접 관여를 해 보는 것이다. 


나는 '초등 5학년이 되어 지금보다 더 힘들어지는 상황이 되는 게 자명한 사실이라면, 공부시간을 늘리는 게 불가능하다면, 지금까지 했던 공부법을 더 낫게 만들어주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런 방법이 혹 없을까 하고 써칭을 했다. 그리고, 찾았다! 오늘 소개하는 책 <최적의 공부뇌>를 읽은 것이다. 


"원하는 성적을 얻고 싶다면, 뇌부터 제대로 세팅하라"고 말하는 이 책의 본격적인 설명, 들어간다.




대치동 학부모들은 이미 알고 있는 화제의 책 


일본에서 2002년에 처음 출간된 이 책은 본토에서 화제를 일으켰고, 학구열에 있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중국에서도 열풍을 일으키며 리뷰만 해도 200,000개에 달할 정도로 화제를 낳았다. 그런 소문을 들었던지 '대치동 엄마들 사이에서 번역 복사해서 읽느라 돈 주고도 못하는 책'으로 유명한 책이었다. 그랬던 책이 올해 6월에 출간되었고, 6개월 만에 한 온라인 서점에  리뷰가 100개가 넘게 달려 있다.


'도대체 무슨 책이길래?'


하는 질문은 당연한 수순이다. 저자가 일본 최고의 뇌과학자 이케가야 유지교수인데, '실용적으로 유용한 최신 뇌과학 연구를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소개하는 책'을 쓰기로 유명한 사람. 이 책 <최적의 공부뇌>은 수험생은 물론 자격증 등 각종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뇌과학을 바탕으로 한 가장 실용적인 공부법'을 제시하고 있다. '본격적인 공부를 해야 하는 시기인 만큼, 겨울방학 동안 공부법을 새롭게 익혀 공부부담을 줄여주자'는 생각으로 이 책을 읽었다. 


나는 뇌과학 분야에 흥미가 많아서 관련서를 꽤 읽은 바 있다. 그런데 어려운 뇌과학 지식을 이렇게 쉽게 설명한 글은 만나지 못했다. 게다가 '학습, 특히 시험에 관련한 뇌과학적 공부법'이라고 콕 짚어서 구체적으로 풀어나간 책은 이 책이 처음이다. 게다가 단순히 똑똑한 학자의 식견에 그치지 않고 독학으로 일본 최고 학부인 도쿄대 입학을 했고, 동대학원을 수석으로 입학한 저자의 경험을 그대로 담고 있어 설득력과 신뢰도를 높이고 있었다. 무엇보다 중학생 이상 정도의 수준이라면 2시간 정도면 충분히 일독이 가능한 수준으로 쉽게 풀어 썼고, 당장 적용이 가능한 공부법들로 가득했다. 일본, 중국 등 아시아권 독자들이 열광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리고 대치동 엄마들이 몰래 숨겨서 복사해서 나눠봤다는 소문의 의미도...




이 책을 이해하는 절반은 목차에 있다. 그래서 굳이 소개한다. 

한 번 읽어보는 것만으로 '아하~' 하고 흥미가 더해질거다.


제1장. 최적의 뇌를 만드는 기억의 정체

1. 기억이란 대체 무엇일까?

2. 성적을 좌우하는 두 가지 기억

3. 기억의 중요도를 판단하는 해마

4. 해마를 속여야 오래 기억할 수 있다

수험생 상담소: 어떤 과목을 선택 과목으로 골라야 할까요?


제2장. 시험날까지 기억하는 공부 뇌

1. 뇌의 망각 속도는 모두 비슷하다

2. 뇌가 소화할 수 있는 양은 정해져 있다

3. 복습의 법칙만 지키면 뇌는 잊지 않는다

4. 복습의 법칙 ① 한 달 안에 복습하라

5. 복습의 법칙 ② 기억 간섭을 피하라

6. 복습의 법칙 ③ 입력보다 출력이 중요하다

수험생 상담소: 영어단어 이렇게 외우니 쉬워요

수험생 상담소: 수학 대신 추리를 배우면 좋겠어요


제3장. 효율적으로 학습하는 공부 뇌

1. 장기증강이 생기면 뇌는 공부에 최적화된다

2. 장기증강 만들기 ① 세타파가 나오게 하라

3. 장기증강 만들기 ② 편도체를 활성화하라

4. 장기증강 만들기 ③ 야생의 사자처럼 공부하라

수험생 상담소: 암기 천재인 친구가 부러워요

수험생 상담소: 열심히 해도 입시에 실패할 것 같아요

수험생 상담소: 시험은 경쟁의 도구일 뿐이잖아요


제4장. 수면으로 완성되는 공부 뇌

1. 뇌는 수면 중에 기억을 정리한다

2. 꿈을 꾸고 있을 때 기억은 성장한다

3. 좋은 수면은 지식의 질을 바꾼다

4. 밤샘 벼락치기가 성적을 위협한다

5. 수면 직전은 기억의 황금시간대

6. 뇌에 최적화된 스터디 플랜


수험생 상담소: 바이오리듬과 성적이 관련 있을까요?

수험생 상담소: 드디어 공부의 목적을 찾았어요


제5장. 정답을 찾아내는 공부 뇌

1. 실패와 반복으로 완성되는 공부

2. 뇌가 소거법에 최적화된 이유

3. 급할수록 반드시 공부 순서를 지켜라

4. 실패를 반복할수록 정답에 가까워진다

5. 코앞의 시험만 대비하는 공부는 시간 낭비

6. 학습 전이 현상을 활용하라


수험생 상담소: 재미를 느끼며 공부하고 싶어요

수험생 상담소: 참고서를 바꿨더니 성적이 올랐어요

수험생 상담소: 어떤 순서로 과목을 정복해야 할까요?


제6장. 빠르게 응용하는 공부 뇌

1. 지식 기억과 경험 기억의 차이

2. 뇌에 도로를 깔아서 지식을 연결하라

3. 외운 것을 입으로 내뱉어야 한다

4. 시각 기억보다 청각 기억이 힘이 세다

5. 무의식에 박혀 있는 원시적인 기억

6. 공부법을 바꿔야 하는 시기가 있다

7. 천재적인 문제 해결력은 방법 기억이 만든다

8. 방법 기억 하나가 모든 문제를 푼다

9. 성적은 반드시 이 단계로 오른다


수험생 상담소: 저는 참고서를 이렇게 골라요

수험생 상담소: 기억에 길게 남는 독서법 추천합니다

수험생 상담소: 전 이해보다는 무조건 암기가 편해요


나가는 글. 애쓴 것은 미래에 분명히 남습니다


책은 250여 페이지 인데, 활자가 크고 행간도 넓다. 

짐작컨대 일본 원서는 100페이지 남짓의 문고판일 것 같다.   


책의 전반부는 기억의 메커니즘을 설명하면서 시험을 위한 기억과 효율적인 공부법에 대한 내용과 수면과 기억의 상관관계, 그리고 뇌과학을 활용한 구체적 공부법이 담겼다. 




이 책의 하일라이트는 '제 6장, 빠르게 응용하는 공부 뇌' 되시겠다. 

책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리뷰는 자제하겠다. 

자칫 리뷰만 읽고 '아~ 이런거?' 하며 속단하고 책을 구매해서 읽지 않을까 두려워서다. 


6장의 핵심만 짚어보면 다음과 같다.


인간의 기억은 지식 기억, 경험 기억, 방법 기억 세 가지가 있다. 

지식 기억은 세모의 면적을 구하거나, 영어 단어, 배우가 가수 이름처럼 소위 지식이나 정보라는 부류의 기억들이다. 경험 기억은 지식 기억을 경험으로 얻은 기억이다. 영어단어를 눈으로 외웠다면 지식기억이 되고, 손으로 쓰고 입으로 읽으며 외웠다면 경험 기억이 되어 지식기억보다 더 오래간다. 가장 힘이 세고 오래가는 기억은 바로, 방법 기억. 자전거를 익히거나 수영을 배운 것들이 바로 방법기억이다.  저자는 이 세 가지 기억들을 일러 '기억 삼형제'라 부르고 단계로 나누어 '기억의 피라미드'를 보여준다. 





저자는 나이를 먹을수록 지식기억력은 떨어져서 초등생 때는 유효했던 지식 기억은 중고등학생이 되면 지식기억은 효과적이지 않다며 경험기억 나아가 방법 기억으로 외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방법 기억은 이세돌과 같은 바둑 명인들이 시합 후 대국 장면을 완전히 재현하거나, 과거 프로들의 기보를 모조리 외우는 것 등과 같은 천재적인 기억력인데, 저자는 방법 기억은 천재들의 것이 아니라며 이렇게 말한다. 



"이처럼 얼핏 보기에 천재적으로 보이는 능력은 대부분 방법 기억을 근원으로 합니다. 천재를 만드는 비결은 결국 방법 기억에 있습니다. 이것이 '마법의 기억'이라고 불리는 이유입니다. 

수학을 잘하는 사람은 시험 중에 문제 푸는 방법이 머릿속에 떠오른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저 우연히 방법이 떠오른 것이라면, 좋은 성적을 꾸준히 유지할 수 없을 것입니다. 

문제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문제를 유형화해야 문제 푸는 방법을 바로바로 떠올릴 수 있습니다. 경이적인 수학 문제 해결력도 그 근원에는 꼭 튼튼한 방법 기억이 있게 마련입니다. 

방법 기억은 얼마나 많은 문제와 씨름하였는가가 관건입니다. 공부도 하지 않고 편하게 살아온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문제 푸는 방법을 깨닫지는 않습니다. (본문 233쪽)



방법 기억은 '사물의 본질적인 요소를 추출하여 외우는 것'이다. 역사적 상황이나, 경제 상황, 시대 배경이나 인물들의 생각을 이해하면 많은 현상이 근본적으로 한 길로 이어져 있음을 깨닫고 자연스럽게 역사가 쉽게 느껴지는 것과 비슷하다. 저자는 첫재도 결국 '요령 좋게 기억하는 사람'에 불과하고, 평균적인 성적을 내는 학생이라도 1년 정도 노력하면, 방법 기억을 익힐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럼 어떻게 하면 방법 기억을 익힐 수 있을까?

그건 내가 답할 내용이 아니다. 이 글을 읽는 독자가 이 책에서 직접 찾아야 할 일이다.


아이를 위해 읽은 책이었는데, 결국 내게도 필요한 책이었다. 초5를 앞둔 아이의 학습에 있어서도 개선할 부분과 칭찬할 부분도 찾을 수 있었다. 

초중고 학생은 물론 시험을 준비하는 대한민국의 모든 수험생이라면 꼭 읽어야 할 유익한 책이다. 이 책은 뇌과학을 통해 기억의 원리를 설명하며 쉽게 기억하는 법, 그리고 오랫동안 기억하는 법을 알려준다. 원리와 방법을 안다면, 남은 일은 '실천'이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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