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쉬운 초등독서 로드맵(1)
제가 강연을 할 때 꼭 듣는 엄마들의 질문이 있습니다.
거의 모든 부모들이 갖는 공통적인 걱정이 아닐까 싶은데요, 위로의 말씀을 드리자면, 작가인 저 역시 제 아이에 대해서 똑같은 걱정을 매일 했다는 것입니다.
제 아이는 7살이 되어서야 한글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 전에 어떻게든 한글을 가르치려고 노력했지만 아이가 한글 익히기를 정말 싫어하더군요. 아빠가 작가라는데 아이는 7살이 되도록 글을 모른다니 ‘중이 제 머리를 못 깎는구나’는 말이 맞구나 싶었습니다.
당연히 제 아이는 책 읽기도 늦게 시작했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이런 저런 방법으로 책과 친해지도록 노력했지만 거들떠보지도 않더군요. 잠을 재우기 전 책을 읽어주려고도 했지만 아이는 들으려고 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아이는 ‘책과 친해지지’ 못한 채 겨우 한글을 깨치는 정도에서 초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저는 아이가 학업이나 따라갈 수나 있을까 정말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학교가 책읽기를 강조하는 학교였습니다. 매일 등교하면 첫수업이 시작하기 전까지 10~20분 정도 교실 뒤에 있는 서재에서 책을 골라 읽게 했고요, 1학년 2학기 때부터는 매주 한 편씩 독서록 숙제를 내게 했습니다. 아이들이 독서록 숙제를 해 오면 선생님이 보상으로 달콤한 캔디를 하나씩 나눠줬고요, 잘 쓴 독서록은 교실 뒤 게시판에 전시하기도 했습니다. 한 학기동안 학생들이 독서록 숙제를 잘 해내면 학기 말에 독서우수상을 주기도 했습니다.
희안하게도 아이들은 부모님이 좋은 거라고 시키면 일단 안 하려고만 하지요.
하지만 똑같은 내용도 친구들이 하고 있으면 무작정 따라하려고 합니다. 내 아이의 책 읽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독서록은 매주 의무적으로 내야 하는 숙제라서 월요일 마다 제출해야 하는데, 만약 제출하지 않으면 다음날, 그 다음날에 꼭 제출해야 합니다.
처음엔 독서록 쓰기를 너무도 싫어하던 제 아이도 같은 반 아이들이 월요일에 독서록을 척척 제출하니까 결국은 제 아이도 마지못해 따라하더군요. 책 한 권을 일주일 내내 읽고는 삐뚤빼뚤한 글자로 몇 줄짜리 독서록을 꾸역꾸역 쓰고는 했습니다. 역시 꾸준함에 장사가 없는 것 같지요?
저와 함께 독서활동을 한 지 5년째에 접어든 지금 제 아이는 200 페이지짜리 책을 두세 시간 만에 뚝딱 읽어내고 독서록도 두세 페이지를 훌쩍 넘기며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학기말엔 여러 번 독서우수상을 받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럼 처음 질문으로 다시 돌아가볼까요? “책을 잘 읽지 않는 내 아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 대답은 “어떻게 해서든 아이가 책을 잘 읽게 해야 합니다.”입니다. 특히 아이가 초등학생이라면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 즈음 "저는 책읽기를 정말 좋아해요."라고 대답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아이의 책읽기는 학교도, 학원도 아닌 오롯이 부모님이 맡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아이가 책읽기를 잘 할 수 있는 환경은 가정에서 비롯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렇게 하려면 부모님의 많은 노력과 수고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자녀가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 까지만 도와준다면, 그 후부터는 부모님의 도움 없이 스스로 책을 찾아 읽는 독서인이 될 것입니다.
말이야 쉽지...정말 난감하지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이제부터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작가이자 한 달에 10권 이상을 읽는 책벌레면서 초등 5학년 아이의 아빠인 저는 제 아이를 독서학원에 보내는 대신 아이가 한글을 익히고 책 읽기를 시작하고 독서록을 쓰는 모든 과정을 함께 했습니다. 그동안 제가 겪은 많은 시행착오와 해결책들을 모아서 아이들이 독서를 쉽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방법, 독서록도 손쉽게 척척 쓰는 방법에 대해 여러분보다 ‘먼저 알게 된 꿀팁’을 최대한 이해하기 쉽고, 아이에게 적용하기 쉽게 전해드리겠습니다. 아울러 요즘 가장 고민하고 있는 내 아이 문해력을 넓히는 방법도 알려 드리겠습니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여러분은 그저 제 글을 따라 읽고 실천하시기만 하면 됩니다.
이제, 내 아이가 책을 꼭 읽어야 하는 이유부터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