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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치보이 richboy Mar 13. 2024

21세기 데이비드 소로, 실뱅 테송의 시베리아의 숲에서

리치보이가 주목한 오늘의 책

어떻게 시간이 지난 줄 모르게 하루를 살지만 

마음 한구석엔 늘 다 내려놓고 '떠날 준비'가 되어 있다. 


엄밀히 말하면 여건과 사정이 허락하지 않을 뿐 기회가 된다면

 '고독하고 싶은 충동'이 숨겨져 있는 것이다.


내 승낙없이 도착한 이 세상, 그래서 인생은 원래 혼자다. 

안 그런 척 할 뿐, 

그래서 둘이어도 외롭고, 

예닐곱이 넘어도 마찬가지다. 


언제 혼자 떠나볼까.

늘, 고독하고 싶을 때 마다 가늠하곤 한다. 


몸은 묶일망정 마음은 언제든 떠나보낼 수 있다. 

책을 통해서다. 


내 눈동자 속에 이 책이 불쑥 들어왔을 때

그런 마음이 더 강렬해졌다. 

집어들지 않을 수 없었던 책, <시베리아의 숲에서> 이다. 





저자 실뱅 테송은 '21세기의 헨리 데이비드 소로' 라 할 수 있는 인물이다. 

같은 세상을 살면서 남이 하지 않을 것 같은 것을 경험하고, 그래서 생겨난 독특한 시각으로 글을 쓴다. 

나는 그의  책 <여행의 기쁨>을 읽으며 '걷기는 철학하는 것'이란 걸 배웠다. 


모험을 사랑하는 낭만적 방랑자 인 실뱅 테송은 여행의 모든 여정을 온전히 걸어서 경험하는 사람이다. 방랑하며 사유하고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 속의 상념을 글로 내려놓는 사람이다. 남이 여행하지 않는 곳을 여행하고(심지어 도심속 노숙을 통해 '노숙인생'이란 책도 썼다), 남이 보지 않는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내가 꼭 하고 싶은 그걸, 그는 하고 있다. 내가 그의 글을, 읽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이번 책은 놀랍게도 글과 그림을 함께 담은 그래픽 노블이다. 저자의 시적 감정을 사모하는 전문 작가의 그림이 더해져 '어른을 위한 만화'로 만들어진 셈이다. 시베리아 바이칼에서 '은둔'하며 지난 기록을 담은 이 책은 '프랑스 4대 문학상이라 불리는 메디치상' 에세이 부문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시베리아에 왜 홀로 갔을까?'


이 책의 서문을 본다면 더욱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글을 읽으면 이 책이 더 읽고 싶어진다. 






최대한 조용한 곳에서

달랑 커피 한 잔 들고 

한 두 시간 정도 실뱅 테송과 함께 시베리아를 걸어볼까 한다.  -rich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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