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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치보이 richboy Apr 04. 2024

초등 저학년 내 아이, 책을 막힘없이 술술 읽는 방법!

세상에서 가장 쉬운 초등독서 로드맵(10)

초등 저학년 내 아이, 책을 책을 술술 읽는 방법 



제 아이가 4학년 때인 지난 해, 학부모 참관수업을 참석했을 때였어요. 

국어 시간에 국어 교과서에 담긴 단편 소설의 일부분을 학생들이 차례대로 한 문단씩 읽고 있었는데, 저는 그 모습을 보고 크게 놀랐습니다. 초등 고학년인데도 글을 잘 읽지 못하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았던 겁니다. 옆짝만 겨우 들을 수 있을 만큼 아주 작은 목소리로 읽는가 하면, 쉼표와 마침표를 지키지 않고 아무데서나 끊고 제 마음대로 읽는 학생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단어를 자꾸 틀리게 읽는가 하면 아주 천천히 읽는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30명 남짓한 한 반 학생 중에서 마치 물이 흘러가듯 술술 읽는 학생은 다섯 손가락을 꼽을 정도였습니다. 


“우리 아이는 책을 엉터리로 읽고, 느리게 읽는 걸까요.?”


부모의 걱정은 끝이 없어요. 

어렵게 한글을 깨치게 하고 좀처럼 책을 읽지 않는 아이를 간신히 책을 잡게 했더니, 이번에는 아이가 책을 너무 천천히 읽거나 잘 못 읽는 거예요. ‘다른 집 아이들은 막힘없이 좔좔 읽어낸다는데...’ 자꾸만 틀리게 읽고 천천히 읽는 내 아이를 보고 있노라면 부모의 속은 ‘펑’하고 터질 것만 같아요. 



@pixabay



부모 마음도 답답하겠지만 책을 읽는 당사자인 아이는 부모보다 더 답답할 거예요. 

한글을 깨치느라 힘들었는데 엄마 아빠의 성화에 못 이겨 책 한 권 읽어볼라치면 ‘읽기 어려운 단어’, ‘읽어도 이해가 안 가는 단어’가 너무너무 많아요. 한 글자 한 글자 발음하기도 너무 힘들고요. 이런 장애물을 만날 때마다 턱턱 걸려서 읽기를 멈추게 되고, 자연스럽게 책을 읽는 흐름도 끊겨버려요. ‘다른 아이들은 물 흘러가듯이 술술 읽던데, 나만 왜 이렇게 읽는 게 힘들까’ 아이도 당황스러워져요. 그래도 계속 읽어보려고 노력하다 보면 책 읽는 재미도 없고, 눈도 아프고, 머리도 아프고... 피로감이 확 하고 밀려와요. 그런 아이에게 더욱 좌절감을 주는 건 부모님으로부터 이런 말을 들을 때입니다.



“얘, 좀 빨리 읽을 수 없니?”

“글자를 또 틀리게 읽으면 어떻게 해~” 

“얘, 지금 대체 어딜 읽는 거니, 읽은 데 또 읽으면 어떻게 해?” 



부모로부터 이런 말을 들으면 아이는 한없이 부끄럽고 절망스러워져요. 

그리고 책을 읽을 때 마다 지적을 자꾸 듣다 보면 아이는 곧 “에이, 나 책 않 읽을래!” 하고 책읽기를 포기하고 맙니다. 이제부터 제가 책을 느리게 읽는 내 아이를 위한 좋은 해결책을 알려 드릴게요. 


우선 아이가 혼자 편하게 읽을 수 있을 때까지 부모가 대신 읽어주세요. 

아이가 글을 자꾸만 틀리게 읽고 천천히 읽는 건 글을 읽는 데 익숙하지 않은 탓도 있지만, 단어 하나 하나 이해를 해가면서 읽으려고 하다 보니 느려진 때문입니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 줄 때에는 아이의 시선이 단어를 따라 잘 따라올 수 있도록 천천히 그리고 또박 또박 읽어주세요. 부모가 대신 책을 읽어주면 아이는 직접 읽는 대신 이해만 하면 되니까 학습효과가 좋아져요. 또한 모르는 단어를 만나면 아이가 “엄마(아빠), 00가 무슨 뜻이야?” 바로 물을 수 있을 수 있고, 부모로부터 바로 피드백을 받아서 어휘력을 늘리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pixabay


부모가 책을 읽는 동안 아이는 멀뚱히 앉아 듣고 있는 것 같아서 아이에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겠지만, 스펀지 같은 아이의 두뇌에는 부모가 읽어주는 모든 내용이 차곡차곡 머릿속에 쌓입니다. 그리고 아이는 부모가 책을 읽는 모습을 통해 책 내용은 물론 부모의 발성과 발음, 억양까지 동시에 익힙니다.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한동안 아이와 함께 책을 읽어주다 보면 아이가 부모의 실수를 지적할 때를 만납니다. 이 때는 아이의 책읽기에 있어 아주 중요한 순간입니다. 부모의 목소리를 들으며 눈으로 따라 읽고 있었다는 뜻이고 아이가 책읽기에 흥미를 느끼고 있었는데 부모가 틀리게 읽은 것을 참지 못하고 지적한 거죠. 


부모는 이때를 놓치지 말고 일부러 더 자주 틀리게 읽어 보세요. 그러면 아이는 그 때 마다 “에이, 그게 아니야.” 하며 부모의 실수를 찾아 고쳐줄 겁니다. 


여기서 필요한 건 부모의 피드백입니다. “오~ 우리 딸(아들)이 나보다 더 잘 읽는데?” 하고 칭찬해 주면 아이는 ‘내가 엄마(아빠)보다 더 잘 읽는다.’는 성취감을 느낍니다. 그리고 ‘차라리 내가 읽어 볼까?’하고 생각까지 합니다. 이쯤 되면 두 번째 단계로 넘어갈 때가 되었습니다. 아이에게 “네가 엄마(아빠)보다 잘 읽으니까, 우리 한 줄씩 읽어볼까?” 하고 제안해 보세요. 아이는 틀림없이 고개를 끄덕일 겁니다. 


이제 그 다음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부모와 아이가 한 줄씩 차례대로 읽는 겁니다. 아이와 함께 주거니 받거니 한 문장씩 읽다 보면 아이는 마치 게임을 하듯 경쟁하며 잘 읽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동안 부모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활자를 봐 왔던 아이는 마음속으로 글을 따라 읽었기 때문에 한 문장씩 소리 내어 읽어나가는 자신을 보면서 스스로 대견스러워집니다. 한 문장씩 잘 읽어가는 아이를 아낌없이 칭찬해 주세요. 아이에게 ‘칭찬’은 계속 나아갈 수 있는 ‘동력’이 됩니다. 


‘한 문장씩 이어읽기’가 익숙해지면 범위를 넓혀 ‘한 문단씩 이어읽기’를 할 차례입니다. 먼저 아이와 함께 읽어야 할 범위에 한 문단씩 표시를 하고 나서 번갈아가며 읽습니다. 아이는 부모가 읽는 방식 그대로 따라 읽습니다. 여기에 부모가 재미를 더해 읽으면 더욱 신이 납니다. 짧은 문단을 읽으면 행운을 만난 듯 기쁜 표정을 하면서, 긴 문단을 만나면 마치 산을 오르듯 숨을 크게 쉬고 헉헉거리면서 읽습니다. 이렇게 게임하듯 읽다 보면 한 문장씩 읽던 아이는 어느덧 한 문단을 거침없이 읽게 됩니다. 아이가 책을 잘 읽을 때 마다 머리를 쓰다듬거나 등을 토닥이며 부모가 응원과 격려를 해주면 더욱 신이 나서 책읽기에 몰입합니다.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책을 읽는 범위를 넓히면서 책을 읽으면 어느덧 한 페이지씩 읽어내는 내 아이를 만나게 됩니다. 



@pixabay



두 번째는 아이가 책을 읽을 때 되도록 큰 목소리로 읽게 하세요. 목소리를 크게 내어 읽으면 독서 학습효과가 높아집니다. 책의 본질이 ‘작가의 생각을 말 대신 글로 써 놓은 것’입니다. 한마디로 ‘작가의 말’인 셈이죠. 아이가 큰 목소리로 책을 읽으면 발음도 좋아지고, 뇌가 활성화되며 집중력도 높아집니다. 또한 소리 내어 읽으면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서 두 번 읽는 셈이 됩니다. 


“책을 잘 읽지 않는 아이가 하루에 15분씩 책을 읽게 되면 초기에 500 단어를 습득하고, 숙달되는 만큼 단어를 습득하는 속도로 빨라지게 된다.” 고 국제독서협회의 선임연구원이자 전 회자인 리처드 엘링턴이 말했어요. 다시 말해 아이가 꾸준히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부모가 도와주면 아이의 이해력도 높아지고 책을 읽는 속도도 빨라집니다.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게 하나 있어요. 아이가 읽을 책은 스스로 고르게 해야 합니다. 그러면 아이는 ‘이 책은 읽을 수 있겠다’ 하고 자신에게 만만한 책을 고를 겁니다. 물론 책을 고르다 보면 잘못 골라서 ‘읽기 어려운 책’을 고를 수도 있습니다. 그럼 그 책은 그만 읽고 다른 책을 고르면 됩니다. 중요한 건 아이 스스로 읽을 책을 골라 읽도록 해야 한다는 겁니다. 만약 아이가 선택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부모가 몇 권을 추려내고 그 중에서 아이가 읽을 책을 고르게 하세요. 아이는 그 속에서도 ‘이 책은 내가 고른 책’이라고 판단할 테니까요. 


세 번째는 아이가 책을 읽을 때 읽을 부분을 손가락으로 짚어가면서 읽으면 집중력을 높이고, 책을 읽는 속도도 훨씬 빨라집니다. 우리는 뭔가를 가리킬 때 손가락을 사용해요. 그걸 지목(指目) 한다고 하죠. 상대가 손가락으로 지목하면 우리는 상대가 가리키는 손가락에 시선을 따라갑니다. 책 읽기를 이같은 방식으로 활용하는 거예요. 책을 읽을 곳을 손가락으로 짚어가면서 읽으면 시선이 손가락이 가리키는 단어에 집중하면서 읽게 됩니다. 이 방법이 익숙해지면 손가락을 빨리 움직이면 눈도 같은 속도로 빨리 움직이며 읽게 됩니다.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읽기’는 글 자체를 읽기 힘든 증상인 난독증을 치료하는 방법 중 하나일 만큼 효과가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아이가 읽을 때 부모가 대신 손가락을 짚어줘도 좋은 방법입니다. 



@pixabay



정리하면, 아이가 책 읽기를 어려워하면 부모가 대신 읽어 주세요. 그리고 책읽기가 점차 익숙해지면 아이와 함께 큰소리로 책을 읽으세요. 책을 읽는 부분을 손가락으로 짚어가면서 읽으면 책 읽는 속도가 훨씬 빨라집니다. 


아이의 책읽기는 대나무 농사와 같다고 앞서 말한 바 있습니다. 

아이가 한글을 익혔다고 혼자서 읽어라, 잘 읽어라 다그칠 것이 아니라 아이가 책읽기에 부담을 갖지 않도록 책읽기에 익숙해질 때 까지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줘야 합니다. 비록 아이가 책읽기에 서툴더라도 조바심내지 말고 잘 읽을 때 까지 기다려주세요. 아이가 책을 잘 읽을 수 있는 동력은 부모의 칭찬 밖에 없다는 것 잊지 마시고요.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 과정만 잘 넘기면 큰 목소리로 책을 술술 읽어내는 내 아이를 만나게 될 겁니다. 



<<기억하세요>>

아이가 책 읽기를 어려워하면 부모가 대신 읽어 주세요. 그리고 책읽기가 점차 익숙해지면 아이와 함께 큰소리로 책을 읽으세요. 책을 읽는 부분을 손가락으로 짚어가면서 읽으면 책 읽는 속도가 훨씬 빨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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