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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치보이 richboy Apr 05. 2024

책을 읽어준 뒤 이걸 하면, 아이의 머리가 좋아집니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초등독서 로드맵(11)

책을 읽고 난 뒤 아이에게 '읽은 느낌'을 물어보세요


아이에게 꾸준히 책을 읽어주는 이유는 책의 내용을 듣고 생각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아이의 생각을 키우고 싶다면 뭘 해야 할까요? 아이에게 책 읽기를 시작하면 ‘책을 읽은 느낌’을 말하도록 이끌어 주세요.

아이가 책 읽기를 시작하면 글을 더 잘 읽게 되고, 새로운 어휘를 배웁니다. 그리고 글을 읽으면서 책에 쓰여진 내용을 머릿속으로 상상하고 이해합니다.

책 읽기를 통해 마지막으로 하나 더 배울 것이 남았는데요, 바로 ‘글을 읽고 난 느낌’을 말하는 겁니다. 책 읽기가 인풋(input)이라면 ‘책을 읽은 느낌’을 말하는 건 아웃풋(output)이에요. 책을 읽은 내 느낌을 말할 수 있어야 비로소 책읽기는 완성됩니다. 책을 읽고 난 느낌은 무척 다양합니다. 아이는 책을 읽고 재미있고, 웃기고, 슬프고, 무섭다고 느낄 거예요. 엄마 아빠는 아이가 느낀 그 느낌을 직접 말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왜냐하면 아이가 책 읽은 느낌을 말할 때 뇌에서는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책을 읽은 내용을 생각하기 시작하면 흩어졌던 내용들이 정리되고 기억됩니다. 아이가 읽은 책에 대한 느낌을 이야기하면 그 과정을 통해 아이의 뇌 운동은 활발해지고, 그만큼 머리가 좋아집니다. 요약하면 책을 읽은 느낌을 말하는 것은 책을 두 번 읽는 셈이 됩니다.



엄마 아빠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줄 때에도 마찬가지에요. 아이에게 책을 읽어준 다음 “이 책을 읽으니까 어땠어?” 하고 아이의 느낌을 물어 주세요. 

이때,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책을 읽으니까 어때? 무섭지? 그렇지? 안 무서워?” 

하고 부모의 느낌을 아이에게 먼저 전달하지 마세요. 아이가 순수하게 느낀 대로 말을 하게 하세요. 여기서 중요한 건 책 내용을 제대로 이해했나 여부를 확인하는 게 아니에요. ‘아이가 책을 읽고(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엄마 아빠의 목소리를 듣고) 난 자기 느낌을 말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아이가 책을 읽은 느낌을 말한다는 것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아이가 “나 배고파, 나 졸려, 나 배 아파, 이거 싫어, 이거 좋아.” 하고 말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아이가 ‘읽은 책 내용을 머릿속으로 떠올려 생각하고 온전히 자기 느낌 그대로를 표현한 것’이니까요. 이 과정 속에는 책 내용을 기억하고, 상상하고, 정리해서 표현하는 ‘학습’의 모든 것이 들어 있어 있습니다. 





이제부터 아이가 책을 한 권씩 읽어 줄 때마다 “이 책을 읽으니까 어땠어?” 하고 물어 보세요. 그리고 아이가 뭐라고 대답을 하든 따라서 대답하세요. 예를 들어 볼게요. 

“이 책을 읽으니까 어땠어?” 

“정말 재미있어.” 

“오~ 우리 보영이가 이 책이 재미있었구나!” 

“응!” 

더도 덜도 말고 아이의 대답을 엄마 아빠가 그대로 반응해 주면서 반가워하세요. 이 정도만 하면 훌륭한 책읽기 대화가 됩니다. 비록 단답형이지만 아이는 책 한 권을 읽고 학습한 겁니다. 자기의 느낌을 그대로 표현했으니까요. 

반가워하는 엄마 아빠의 반응에 재미가 든 아이가 “나는 책 이런저런 부분이 정말 재미있었어” 라거나 “주인공 000 는 정말 좋아. 악당 000 는 정말 나빠” 라고 덧붙일지도 몰라요. 그러면 엄마 아빠는 부모는 또다시 아이가 대답한 내용을 그대로 대답해 주면 아이의 학습은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습니다. 





엄마 아빠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아이와 함께 책 한 권을 읽었다면, 어땠는지 꼭 물어보자’는 겁니다. 그리고 아이가 뭐라고 대답하든 그 내용을 고치려 하지도, 비판하지도 말고 반가운 목소리로 아이가 했던 대답 그대로 따라 해 주면 됩니다. 그러면 아이는 ‘내가 책 이야기를 하니까 엄마아빠가 좋아하네?’ 하고 신기해 할 거에요. 

설령 아이가 대답하기를 싫어한다거나 “좋아, 재밌어.” 라고 짧게 대답한다고 해도 절대로 실망하지 마세요. 아이가 책을 읽은 느낌을 생각하는 게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어렵거나 부모에게 밝히는 게 어색할 뿐이니까요. 뭔가 배운다는 건 참으로 묘한 매력이 있어요. 많이 배우면 배울수록, 그걸 말하고 싶어지거든요. 그건 진리에요. 아이에게 책을 꾸준히 읽어주면 곧 아이가 책을 읽은 느낌을 말할 겁니다. 

독서가들은 ‘책을 읽은 사람은 읽기 전과 읽은 후 다른 사람이 된다.’라고 말해요. 책을 읽는 동안 원래 가지고 있는 지식의 바탕 위에서 새로운 정보를 익히고, 작가나 글 속의 인물들과 정신적인 대화를 하면서 생각하고, 학습하고, 자신의 지식과 시각이 넓어집니다. 느낌을 하나씩 하나씩 더해 나가기 때문이에요. 물론 배움도 당연히 더해지겠죠. 






이렇게 아이와 함께 책 읽고 느낌 묻기를 열 권 하고, 스무 권을 하면 아이의 대답은 점점 길어질 거예요. 그만큼 아이가 배우고 느낀 게 늘어날테니까요.

아이가 어릴 때부터 책을 읽고 내용과 느낌을 말하는 습관을 가지면 나중에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일기도 잘 쓰고, 글짓기도 잘하게 됩니다. 글을 잘 쓰려면 먼저 자기 생각을 이야기할 줄 알아야 하는데 나아가 발표도 잘 하고 친구들과 사이도 좋은 학생으로 자라게 될 겁니다. 책을 읽으면서 내용을 자신과 연결시키고, 책 속의 장면을 머릿속에 그려보고, 작가와 대화하면서 키워진 자기의 생각을 표현하는 게 자연스러워지니까요. 

이 방법대로 아이에게 책을 많이 읽어주면 많이 읽어줄수록 아이는 점점 더 많이 자기 생각을 말하게 될 거에요. 엄마 아빠는 아무런 비판 없이 반갑게 반응해 주세요. 그러면 아이는 정말 기뻐하면서 ‘책 읽기가 즐거운 거구나’하고 느낄 겁니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어줬거든, “이 책 어땠니?” 하고 묻자! 꼭 기억하세요. 

<<기억하세요>>

아이가 책을 읽고 자기의 느낌을 말할 때, 책 읽기는 완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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