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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치보이 richboy Apr 24. 2024

초등 3학년, 이 시기 최고의 공부는 책 읽기 !

세상에서 가장 쉬운 초등독서 로드맵(19) 


초등 중학년, 최고의 공부는 책 읽기 



2021년 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독서량이 지난 조사에 비해 87권에서 67권으로 20권이 줄어든 것으로 발표되었습니다. 초등학생들의 독서량이 큰 폭으로 줄어든 이유는 많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학생들이 점점 바빠져서 책을 읽을 시간을 낼 수 없기 때문이에요. 


요즘 초등학생들의 현실을 한 번 살펴볼까요? 학교를 마치자마자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교문 앞에 대기하고 있는 학원 버스를 타고 학원에 가는 게 익숙해진 하교 풍경입니다. 초등 5학년이 된 제 아이의 같은 반 친구는 평일에는 학교를 마치면 바로 학원에 가서 밤 10시까지 이른바 ‘뺑뺑이’를 돕니다. 


저녁 시간에 배가 고프면 쉬는 시간에 학원 부근에 있는 편의점에 들러 간단하게 컵라면이나 빵으로 떼우고 밤 10시가 넘어 집에 돌아오면 그제서야 늦은 저녁을 먹는다고 합니다. 이게 끝이 아닙니다. 밥을 먹기 바쁘게 학교와 학원에서 내 준 숙제를 하느라 12시가 넘어서 잠자리에 들고 새벽 1시가 넘어 잠을 청할 때도 있다고 합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다녀야 할 학원이 하나 둘 늘어납니다. 당연히 해야 할 숙제도 많아지고, 그만큼 아이의 여유시간은 줄어듭니다. 그러다보니 책 읽을 시간 역시 줄어들지 않겠어요? 짐작컨대 2023년 발표될 독서실태조사 역시 초등학생의 독서량 숫자는 더 줄면 줄었지 늘지 않을 거예요. 



출처-중앙일보 -  https://www.joongang.co.kr/article/18091210



여기서 초등학생 한 해 독서량 67권에 더 주목해 볼까요? 초등학생 한 명당 67권이라.... 숫자만 살피면 꽤 많은 책을 읽은 것 같은데요, 조금 더 깊이 생각해 보면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왜냐하면 초등 저학년은 책을 많이 읽는 반면 고학년은 거의 읽지 않으니까요. 초등학교 1, 2학년 학생들은 평균량인 67권보다 훨씬 더 많이 읽습니다. 글자체는 크고, 두께도 얇은 그림책, 동화책을 주로 읽기 때문입니다. 제 아이도 저학년 때는 앉은자리에서 한 시간에 열권도 넘게 읽었으니까요. 


그때는 책을 구해주는 게 벅찰 정도였죠. 새 책을 사주는 걸로는 감당이 되지 않아서, 또래를 키우는 이웃집에서 물려받아서 읽혔어요. 당근마켓을 기웃거리며 싼 값에 책을 사기도 했어요. 짐작컨대 1년 동안 100권도 넘게 읽을 거예요. 또래 학부모들과 이야기해 보면 우리 애는 책을 읽은 축에도 끼지 못하더군요. 이 시기는 책을 읽는다기보다 글을 읽는 재미에 빠져 책을 읽는다고 봐야 합니다. 모르는 글자 없이 척척 읽어내는 자신이 대견스러운 거죠. 그림 보는 맛에 책을 펴는 아이도 있고, 스토리의 재미에 빠져드는 아이도 하나 둘씩 생겨납니다. 한마디로 책과 친해지는 시기죠.



@pixabay



초등 중학년이 되면 학업 때문에 아이들 독서량은 크게 줄어듭니다. 학교와 사교육에 치어 초등 저학년 때에 비해 아이들이 책을 읽는 시간을 낼 수 없는 거에요. 반면 이 시기는 세상에 대한 관심이 폭발하는 때여서 궁금한 것도 많고 알고 싶은 것도 너무나 많죠. 

또한 초등 중학년이 되면 아이가 읽는 책의 수준이 확 달라집니다. 저학년 때 읽었던 책 보다 책 그림과 활자는 적어지고 페이지는 대폭 많아진 100페이지 남짓한 책을 읽을테니까요. 


다행히 내 아이가 저학년 때부터 책 읽는 재미를 느꼈다면 중학년이 되어도 시간을 내어 책을 꾸준히 읽을 겁니다. 하지만 초등 저학년 때 책 읽는 재미를 알지 못했다면 초등 3학년에 책 앞에서 머뭇거리게 됩니다. 그래서 책읽기를 좋아하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가 이 시기에 갈립니다. 이 시기에는 가능한 한 많은 책을 읽어야 합니다. 책을 가려 읽기 보다는 관심 가는 모든 주제에 걸쳐 다양한 책을 읽기를 권합니다. 그 중 유독 흥미를 느끼는 주제의 책을 만난다면 같은 주제의 책을 여러 권 골라 차례대로 읽어도 좋습니다. 



@pixabay



엄마 아빠가 따로 말하지 않았는데, 아이가 책을 찾아 읽고 있다면 그건 내 아이가 ‘본격적인 책읽기’를 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아주 반가운 광경이죠. 이때는 아이가 관심사가 많아져서 유독 책을 많이 찾을 수도 있습니다. 이 때 “얘, 책 좀 그만 읽고 공부나 해!” 라고 말하는 엄마 아빠들이 많습니다. 해야 할 공부가 산더미처럼 쌓였는데 태평스럽게 책만 읽는 아이를 보는 것 같아 답답한 마음에 하는 소리일 텐데요, 저는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이렇게 대답합니다. 


“무슨 말씀이세요, 이 시기에 가장 중요시해야 할 공부가 책 읽기에요.”


그렇습니다. 초등 중학년은 책 읽기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입니다. 

책을 읽는데 어려움이 없을 만큼 문자에 익숙해졌고, 읽는 족족 이해하고 머릿속에 기억되는 시기니까요. 게다가 이 시기에 왕성하게 책을 읽고, 책 읽는 습관을 완성하면서 잘 넘겨야 초등 고학년의 책읽기는 물론 중고등학교 시절의 책읽기로 이어지게 하는 마중물 역할을 초등 고학년부터 본격적으로 어려워지는 학업들을 잘 소화해 낼 수 있게 됩니다. 

초등 고학년이 되면서 학업에 흥미를 잃어버리는 학생들이 급격하게 늘어나는데요, 수업 내용이 한층 어려워진 것도 이유가 될 수 있지만, 아무리 글을 읽어도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문해력 저하가 가장 큰 이유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문해력이 떨어져 더디게 글을 읽어서 수업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아이는 자존감도 떨어져서 학교생활이 힘들어집니다. 또한 그로 인해 위축된 마음에서 빚어지는 사회성 부족은 자라날 아이의 성정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겁니다. 



@pixabay



요즘 학생들이 문해력이 떨어진다고 난리인데요, 문해력을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책을 읽는 것이라고 여러 번 강조한 바 있습니다. 문해력은 문장을 이해하는 능력입니다. 즉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죠. 얼핏 생각하면 단순한 것 같지만 사실 문해력은 대단히 복잡하고 정교한 능력입니다. 왜냐하면 문해력은 문장을 읽고 단순히 이해하는 걸 넘어서서 읽은 내용을 전에 읽었던 다른 내용들과 연계시켜서 생각하는 능력이거든요. 또한 받아들인 정보들 중에는 나에게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들이 있을텐데요, 그 중요성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도 문해력입니다. 아울러 수집된 정보들을 연결시켜서 자기만의 아이디어로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 역시 문해력입니다. 


최근들어 학생들이 문해력이 떨어지는 이유 중에는 책 대신 영상을 더 많이 보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은데, 저도 주된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상은 연출자가 의미를 편집해서 영상으로 만들어서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눈으로 보기만 하면 될 뿐 내가 따로 의미를 재구성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영상을 자주 접하는 것만으로 ‘배운다’고 여기면 자기 스스로 의미를 찾아내는 능력이 떨어지고 스스로 새로운 의미를 만들 수 있는 힘도 떨어집니다. 



@pixabay



하지만 책을 읽으면 문해력은 해결됩니다. 책을 읽으면 아이는 일상의 대화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낯선 어휘들을 만나고 익힙니다. 또한 책에서 만나는 스토리를 통해 생각하고, 공감하고, 의문을 갖고, 의심하며, 이해합니다. 어휘는 책 읽기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습니다. 책 읽기를 하면 수많은 어휘들은 저절로 익혀지니까요. 책 읽기를 통해 익히는 문해력은 문제지나 학습서에서는 절대 제공하지 않는 수많은 정보를 배우고 어휘에 대한 이해를 더욱 풍성하게 해 줍니다. 


요즘 학생들이 풀어야 하는 대입 수학능력 시험지를 살펴보면 수학문제는 숫자 대신 이야기체로 된 몇 줄 짜리 문제로 가득합니다. 문제를 제대로 풀기 위해서는 주어진 질문을 제대로 읽고, 이해하고, 파악하는 독해력이 필요한데, 제아무리 숫자 개념에 밝은 아이라도 글을 읽는 게 더디면 수학문제를 푸는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국어와 영어 지문은 두 말하면 잔소리입니다. 보통 속도로 읽으면 문제를 풀 시간이 모자를 만큼 긴 지문을 읽어야 겨우 한 두 문제를 풀 수 있으니까요. 중고등학교 시험 역시 대입 수학능력 시험을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문제형식이 점점 지문이 많아지고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결국 책 읽는 재미를 알지 못하면 글을 읽고 이해하기 어려워져서 학업에도 영향을 받게 되다는 겁니다. 


다시 돌아가서 독서실태조사를 살펴보면 초등학생 한 해 독서량 67권은 초등 1~4 학년들이 읽은 책이 대부분일 겁니다. 초등학교 5, 6학년이 되면 따로 시간을 내지 않으면 책을 읽을 시간이 없어집니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수업을 듣는 학과목 수도 대폭 늘어나고 그만큼 학교에 머무는 시간도 늘어나니까요. 학업도 점점 더 어려워져서 학원을 한 두 개 더 다녀야 하죠. 그만큼 공부할 것도, 숙제도 늘어요. 그렇기 때문에 초등 중학년에 책을 많이 읽어 책 읽는 습관을 단단하게 길러둬야 합니다. 이 때 책읽기를 즐긴 아이라면 본격적으로 어려운 공부가 시작되는 초등 고학년이 되어도 책을 많이 읽을 수 있습니다. 이 정도가 되면 ‘책 읽기를 좋아하는 학생’이라고 여겨도 될 정도가 됩니다.



@pixabay



이렇게 책 읽기를 즐긴 아이 중에는 설령 초등학생 시절에는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하더라도 중학교에 올라가서 꿈이 생긴 이후 공부에 적극성을 띠게 되어 우수한 성적을 이루는 사례가 많습니다. 또한 자신이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환경을 체험하고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도 책을 통해 넓힐 수 있고, 성공적인 장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칩니다. 초등시절 책 읽는 습관을 통해 지식과 생각의 폭을 넓혀주고 비판적인 사고까지 함께 갖추게 된 덕분입니다. 초등 중학년은 내 아이의 책읽기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라는 것 잊지 마세요. 초등 중학년 때 최고의 공부는 책읽기입니다. 




<<기억하세요>>

초등 중학년 3학년 때 최고의 공부는 책읽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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