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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치보이 richboy Apr 26. 2024

초등 중학년, 책읽기보다 더 중요한 이것을 먼저하세요!

세상에서 가장 쉬운 초등독서 로드맵(20)

- 초등 중학년, 책읽기보다 더 중요한 이것을 먼저 하세요!



아이가 초등 3학년이 되면 어쩌면 책읽기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충분히 잠자기’이에요. 



초등생 아이들은 매일 조금씩, 아주 조금씩 자라서 특별히 운동을 하지 않고, 약을 먹지 않아도 밥만 잘 먹고 잠을 잘 자면 매년 평균 6센티미터씩 자랍니다. 아이가 키가 큰다는 말은 몸도 커지고 두뇌도 함께 큰다는 뜻입니다. ‘내 아이가 머리가 가장 좋아지는 나이는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 까지’라고 앞서 말한 바 있는데요, 아이가 키도 커지고, 머리도 좋아지려면 잠을 충분히 자야 합니다. 




그러면 내 아이가 키가 크는 시간은 언제일까요? 

맞습니다. 아이가 꿈나라에 가 있는 밤 시간 입니다. 그런데 잠을 줄이고 딴짓을 하는 바람에 성장하는 시간이 부족해서 아이들이 충분하게 자라지 못하고 있습니다. 

요즘 대형병원 성장클리닉에 가보면 성장이 더딘 초등생으로 가득합니다. 성장은 더딘데 성조숙증까지 온 초등 고학년도 많습니다. 엄마 아빠는 아이와 건강과 행복만 걱정하는 사람입니다. 이런 걱정스러운 광경은 내 아이가 키가 크기를 바라는 엄마 아빠의 마음이 한 몫 하겠지만, 한창 키가 커야 할 시기에 좀처럼 키가 크지 않는 아이들이 많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오늘날 아이들 세대를 이른바 알파세대라고 부릅니다. 

2010년 이후 출생한 아이들로 영유아기부터 최첨단의 기술적 진보를 경험하며 자란 세대를 이르는 말인데요, 쉽게 말해 태어나면서부터 스마트폰을 먼저 보면서 자라온 세대입니다. 요즘 우리 아이들은 거의 하루 종일 들여다보는 컴퓨터, 태블릿과 스마트폰, 심지어 비디오 게임 등 모니터가 뿜는 밝고 푸른빛으로 아이들이 잠잘 시간을 빼앗길 뿐 아니라 깊은 수면을 방해 받고 있습니다. 물론 과학기술의 발달 덕분에 그 어느 세대보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재미있고 할 것도 많은 세대라는 걸 이해합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가장 왕성하게 성장해야 할 우리 아이들이 제대로 키가 크지 못하고 있습니다. 





초등 중학년인 내 아이에게 ‘충분한 잠’은 어쩌면 엄마 아빠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부’보다 더 중요할지도 모릅니다. 아이가 충분히 잠을 자야 키도 크고 몸도 자랄 테니까요. 잠은 너무 적지도 않고 많지도 않게 ‘적당히’ 자야 합니다. 잠을 적게 자면 건강에 매우 치명적이고, 반대로 너무 많이 잔다고 해도 건강과 휴식에 도움이 안 되거든요. 초등 저학년은 최소 10시간은 잠을 자고, 초등 중고학년은 최소 9시간을 자야 합니다. 제가 아이가 충분히 자야 한다고 하면, 이렇게 말하는 엄마 아빠들이 많습니다.


“아이를 하루 9~10시간씩 잠을 재우면 다른 건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물론 아이가 학교 다녀오면 예정된 학원도 가고, 과외도 받아야 합니다. 저녁도 먹어야 하고요, 학교와 학원에서 내준 숙제도 해야겠죠. 어디 그 뿐인가요? 아이가 공부하늘 못했던 TV도 봐야 하고, 게임도 하면서 쉬어야 하는데 잠자는 데 시간을 다 쓰면 그것들은 어떻게 하냐는 볼멘 목소리를 저도 잘 압니다. 하지만 아이가 피곤해지면 학원에 가고 과외를 해도 공부를 잘 할 수가 없습니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아침에 일어나도 머리가 멍해지고 하루 종일 졸린 상태가 돼서 학교생활도 힘들어집니다. 

올해 초등 5학년인 제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수업시간에 졸다가 선생님의 지적을 받는 학생들이 많고,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에 책상에 엎드려 잠드는 아이들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런 모습들은 수업이 많아지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많이 발견된다고 합니다. 





내 아이가 학교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는 아이로부터 직접 말을 듣지 않고는 알 수 없습니다. 그 점에서 내 아이가 학교에 가서 졸지 않게 하려면 엄마 아빠가 잠자는 시간을 가장 먼저 확보해 주고 그 다음에 다른 것들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시간이 부족하면 학원을 하나 둘 줄여서라도 아이의 수면시간을 확보해 줘야 합니다. 늦은 밤까지 졸린 눈을 비비며 공부한다면, 잠도 부족할뿐더러 공부 효과도 크게 떨어집니다. 하지만 제시간에 잠을 푹 자고 일찍 일어나면 맑은 정신으로 집중해서 공부할 수 있으니 공부 시간은 줄어도 효과는 더 좋아집니다. 거기다 학교에서 수업을 들을 때도 피곤을 느끼지 않을 겁니다. 





학교를 가는 날은 좀 피곤해도 주말인 토요일, 일요일에 늦게까지 푹 자면 된다고 말하는 엄마 아빠도 많더군요. 하지만 이런 방법은 ‘아이는 잠을 제때 잘 자야 한다’라는 말에 깊은 뜻이 숨어 있음을 모르고 하는 말입니다. 잠은 매일 정해진 시간에 충분히 자야 합니다. 그래야 그 날 쌓인 피로가 당일 밤에 풀립니다. 주말에 마치 벼락치기로 시험공부를 하듯 한꺼번에 몰아서 잔다고 그간 쌓인 피로가 풀리는 게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주말에 평일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자면 수면 패턴이 무너져서 더 피곤해지고 결국 피로의 악순환이 됩니다. 


하지만 많은 수면전문가들은 우리가 매일 수면 시간을 줄이는 정확하게 그만큼 수명도 줄어든다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서 하루 1시간 잠을 줄이면 수명도 1시간 줄어든다는 거죠. 정말 무서운 말 아닌가요? 


과학계에서 아직 충분하게 밝혀지지 않은 수수께끼 같은 행동 중 하나가 바로 모든 동물이 잠을 잔다는 사실입니다. 외부의 공격에 대비하려면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왜 모든 동물이 꼭 잠을 자야 하는가에 대한 비밀은 아직 과학적으로 완전히 풀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잠을 충분히 잘 때와 잠이 부족할 때 몸에 일어나는 변화를 통해 잠이 동물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조금씩 밝혀지고 있습니다. 





충분한 잠은 내 아이의 키가 자라게 한다는 점 외에도 하는 일이 아주 많습니다. 밝혀진 바에 의하면 우선 잠은 매일 우리의 뇌와 몸을 새롭게 시작하게 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입니다. 쉽게 말해 우리가 잠을 자는 건 스마트폰에 코드를 꼽아서 전기 충전하는 것과 같습니다. 스마트폰을 하루 종일 사용하려면 미리 100퍼센트로 충전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어느 한순간에 배터리가 0퍼센트가 되어 기능이 멈춰 버리고 전혀 작동하지 않으니까요. 우리 몸도 마찬가지입니다. 잠을 푹 자야 피곤하지 않습니다. 잠을 부족하게 자면 어떻게 되나요? 한창 왕성하게 활동해야 하는 때에 에너지가 제로(0)에 이르게 되면 정신이 혼미해지고 연신 하품이 나오죠. 눈은 점점 빨개지는 데다 무엇에도 집중하기 힘들고, 더 심하면 제대로 듣거나 생각할 수조차 없습니다. 



하루가 끝나는 저녁쯤 되면 피로해지는데, 잠을 자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피로가 사라집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하루를 보내면서 활동하는 동안 몸에서는 ‘아데노신’이라고 하는 졸음 화학 물질이 조금씩 쌓이는데요, 밤이 될수록 이것들이 뇌에 계속 쌓이면 수면 압력이 점점 높아져서 피곤함이 더해지고 졸음도 느끼게 되는 겁니다. 


하지만 우리가 잠에 빠져들기 시작하면 뇌세포들이 하루 종일 쌓였던 아데노신을 조금씩 분해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푹 자고 나면 아데노신이 깨끗하게 분해되어 기분이 개운해 지고 활력이 생겨나서 하루 종일 몸과 뇌가 왕성하게 운동을 합니다. 그런데 잠을 부족하게 잔다면 졸음 화학 물질인 아데노신을 완전히 분해되지 못하게 되는데요, 아침에 깨어났을 때 여전히 졸리고 피곤함을 느끼는 건 바로 그 때문입니다. 잠을 자고 난 이후에도 하품이 계속 나오는 건 잠이 부족하다는 가장 대표적인 증거입니다. 





잠을 잘 자면 우리 몸에는 피로가 풀리는 것 말고도 다른 장점들이 있습니다. 우선 충분한 잠은 우리가 하루를 보내면서 경험한 모든 것을 기억하는데 큰 혜택을 주는 기억 보조제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충분히 잠을 자고 난 다음 날은 우리가 하루를 보내며 겪는 수많은 문제와 과제들을 제대로 판단하고 선택하는 모든 기능을 완벽하게 보조해 줍니다. 또한 우리가 잠든 동안에는 그 경험들을 머릿속에 저장하고 기억할 수 있도록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 거예요. 내 아이에게 있어 충분히 잠은 학습에 큰 도움을 줘서 학업 성적도 올라갑니다. 


매년 11월이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만점을 받은 학생들의 인터뷰가 소개되곤 하는데요, 만점을 받은 학생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만점 비결로 ‘잠을 푹 자고 이른 아침에 맑은 정신으로 공부하는 것’을 손꼽는 걸 주목해야 합니다. 





또한 충분한 잠은 내 아이의 정신 건강과 감정 조절에 큰 도움을 줍니다. 잠을 푹 자고 난 다음 날은 유독 기분이 좋다는 걸 엄마 아빠들도 잘 알 겁니다. 전날 충분히 잠을 자면 하루 종일 좀처럼 짜증이 나거나 화가 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잠이 부족한 날은 그와 정반대가 됩니다. 사소한 일에도 쉽게 짜증이 나고 심하면 나도 모르게 화를 내기도 합니다. 내 아이의 기분 좋은 하루를 위해서라도 잠을 충분히 재워야 합니다. 


내 아이가 잠을 잘 자야 하는 또 다른 놀라운 이유가 있습니다. 요즘 아이들 중에는 과체중이나 비만인 학생들이 많은데요, 늦은 밤까지 음식을 먹기 때문입니다. 늦은 밤까지 잠들지 못하면 과식을 억제하는 ‘렙틴’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지 않고, 오히려 식욕을 돋우는 호르몬 ‘그렐린’이 분비됩니다. 그래서 늦은 밤이면 유독 배고프고, 자꾸만 뭔가를 먹고 싶어서 참을 수가 없게 되죠. 게다가 이때는 유난히 과자나 아이스크림처럼 설탕과 지방이 가득한 살찌는 음식만 골라서 먹고 싶어집니다. 이 모든 것이 식욕을 부르는 호르몬 그렐린의 장난 때문입니다. 




밤늦게까지 공부하면서 야식을 먹은 학생들은 ‘식곤증’ 때문에 갑자기 피곤해져서 계획한 공부는 하나도 하지 부른 배를 끌어안고 잠자리에 듭니다. 그리고 다음 날 더 살찐 채로 아침을 맞이하곤 합니다. 믿고 싶지 않겠지만 하루에 6시간을 자는 사람은 8시간 이상 자는 사람보다 과체중이 될 가능성이 평균 23퍼센트나 높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늦게 자면 늦게 잘수록 살까지 찐다는 거죠. 


반면 일찍 잠을 자고 충분히 잘수록 다이어트에 도움이 됩니다. 우선 일찍 잠자리에 든 덕분에 야식을 먹지 않으니까 살이 찔 근본적인 이유가 없어집니다. 게다가 아이들이 잠들어 있는 밤 10시에서 새벽 2시는 성장호르몬이 가장 왕성하게 분비되는 시간인데요, 이때는 키도 크고 몸이 커지느라 온몸이 활성화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아이가 잠에 빠져 있는 동안 아이의 뇌와 몸은 성장하고 소화하느라 낮에 활동하는 것과 비슷하게 끊임없이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잠을 자는 동안은 자연스럽게 살이 빠집니다. 


정리해 보면 내 아이가 잠을 충분히 자고 나면 다음 날 상쾌한 기분으로 하루를 보낼 수 있습니다. 머리가 맑아져서 공부도 더 잘 됩니다. 잠을 충분히 자는 것만으로도 키가 커지고 살이 빠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훌륭한 잠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이 세상에 있을까요?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내 아이가 지금 초등 3학년 이상이라면 지금부터라도 빠르면 9시, 늦어도 10시까지는 무조건 잠자리에 들어서 9시간 이상을 충분히 잘 수 있도록 수면 패턴을 만들어 주세요. 지금까지 늦은 시간에 잠들었던 학생이라면 갑작스럽게 습관을 바꾸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처음에는 아무리 일찍 잠자리에 누워도 좀처럼 잠들지 못할 겁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말고 불을 끄고 잠자리에 들어 눈을 감아야 합니다. 이렇게 가수면을 하는 것만으로도 실제로 잠을 자는 것과 비슷한 효과가 일어나니까요. ‘나는 잠을 자고 있다’라고 생각하며 잠을 청하세요. 이렇게 3일에서 일주일이 지나면 아이의 수면 패턴이 조금씩 변할 겁니다. 


마지막으로 아이가 학교에서 피곤을 느끼고 졸음이 쏟아진다면 쉬는 시간에 잠깐이라도 잠을 자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것을 ‘마이크로 휴식’이라고 부르는데요, 졸음을 제거 대상이 아니라 ‘피로회복의 기회’로 삼는 겁니다. 쉬는 시간에 5분이라도 눈을 감고 쪽잠을 청한다면 오후를 책임질 ‘짧지만 훌륭한 꿀잠’이 됩니다. 피곤하지만 잠은 오지 않는다면 눈을 감고 가짜 잠이라도 자면 효과를 봅니다. 



<<기억하세요>>

초등 3학년 내 아이가 충분한 잠을 자는 것은 공부보다 중요합니다. 충분한 잠이 아이의 키를 키우고 머리를 좋아지게 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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