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대한민국 독서실태조사 보고서가 지난 4월 18일, 발표되었다.
살펴보면 알겠지만 한마디로 대한민국 성인은 '징글징글하게 책을 읽지 않는다'는 현실을 보여줬다.
1년에 책 한 권이라도 읽은 성인은 10명 중 4명꼴.
종이책은 1.7권, 전자책은 1.9권, 오디오북은 0.3권 인데, 이를 모두 더했을 때 정확하게는 3. 9권이란 소리다. 추측컨대 읽는 사람은 계속 읽고, 읽지 않는 사람은 아예 읽지 않는다고 보면 '대부분이 읽지 않는다'고 말할 만하다.
"시간이 없다고!"
"먹을 돈도 없는데 책은 무슨?"
"유튜브보면 되는데 뭐..."
"재미있는 게 얼마나 많은데 굳이?"
이 글을 읽으며 이런 생각을 했을 수 있다. 일견 동의한다.
하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책만 읽자'는 게 아니라 '책도 읽어주자'는 것이다.
유튜브 보고, 넷플릭스 보는 시간의 1/10이라도 덜어내서 책좀 읽자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작금에 일어나는 모든 사회적 문제는 인문학적 소양의 부족으로 인한 것이 대부분이다.
비상식이 상식이 되는 세상은 상식을 모르고, 알던 상식도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반면, 초등학교 4학년 이상 고등학생을 범위로 조사한 학생 상황은 지난 조사에 비해 조금 개선되었다.
그런데 2년이라는 기간 사이에 '코로나 사태'가 들어 있음을 무시할 수 없다.
밖을 내보내기 두려워 집에 있는 시간이 많으면서 그만큼 부모와 아이가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져서,
'놀지 말고 책 좀 읽으라'는 닦달도 한몫 했을 거라 추측된다.
좀 더 살펴보면 책을 읽지 않는 학생의 57%가 '공부때문이 시간이 없어서', '책 이외의 매체를 이용해서', '책 읽는 습관이 들지 않아서'라고 답했다. '공부하고 남는 시간, 유튜브나 게임하느라 시간이 부족해서 못 읽고, 책 읽는 맛을 몰라 읽지 않았다'는 소리다. 책을 읽던 세대 어른 세대가 이 지경인데, 학생시절 책을 대신할 재미있는 것이 그득한 이 세대들은 성인이 되면 과연 얼마나 읽을까 심히 걱정된다.
책을 읽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의 격차는 해가 갈수록 벌어질 것이다.
이러한 차이는 차별점이 되고, 진학하고 취직하고 승진하는데 독보적인 스펙이 된다.
그리고 그 결과는 하늘땅 만큼의 학력격차와 소득격차로 드러날 것이다.
늙어보지 못한 아이들은 아직 모르지만, 젊어봤던 어른은, 부모는 잘 알지 않은가.
작가들이 독자들을 위해 '보다 이해하기 쉽고 읽기 편하게 글을 쓰느라' 고생이다.
뒤집어 말하면 독자의 가독성이 전에 비해 많이 낮아졌다는 뜻이다. '이보다 더 어떻게 쉽게 쓰냐?'는 볼멘 소리가 나올 만큼 쉽게 쓰면서도 읽히려고 노력중인건 '어떻게든 읽게 하자'는 다짐 말고 다른 이유가 없다.
요즘은 옛날에 비해 정말 좋은 책이 많이 출간되고 있다.
아이러니한 건 몇십년 지난 번역서만 잔뜩 있던 옛날에는 책읽는 독자가 그득 했는데,
좋은 책이 잔뜩 있는 요즘에는 눈 씻고 찾을래도 독자가 안보인다는 사실이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이라도 책 좀 읽자.
제발 좀 읽자. -richb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