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 스페인 영화 '고요'를 봤다.
우연히 예고편을 봤는데, 곧 떠나는 스페인 국립미술관을 배경으로 해서
'우연이 아니가벼' 라는 흥미가 생겨 잠깐 보려다 엔딩자막까지 보게 한 작품.
자폐증을 가진 미술관 가이드와 연상의 여성 경비원의 사랑을 다뤘는데,
스토리도 훌륭했지만, 영화 속 주인공들의 근무처가 이번 스페인 여행에서
들릴 '프라도 미술관'이었다. 고흐의 초기 작품도 여기에 있다는 것도 영화를 통해 알았다.
잔잔한 여운이 짙게 남는 영화, 추천한다.
이 영화는 여행을 떠나면서 읽을 책으로 고른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도 연상하게 했는데, 그 기억이 채 가시기도 전에 한 신문에 저자의 인터뷰도 실려 읽은 바 있다. 이런 우연은 정말 오랜만이다.
"당신처럼 소중한 사람을 잃고 힘들어 하는 이들에게 건네고 싶은 말은?" 이라는 기자의 질문에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당신이 겪고 있는 고통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 일 중 하나일 뿐이다. 주변 사람들, 그리고 오래전에 죽은 이들과도 유대감을 가져라. 수천 년에 걸쳐 여러 문화권에서는 당신이 겪고 있는 일을 매우 아름답고 매우 고통스럽게 표현해 왔다. 그들이 남긴 것에서 공감대를 찾고 위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너무 슬퍼스 그저 서 있고만 싶어서' 찾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 알고 보니 가장 아름다운 곳에 서 있더라는 작가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오랜만에 볕이 쨍해서 점심을 위해 해운대로 나섰다.
해무가 짙게 드리워진 해운대 바다는 정말 볼만 했다.
바다 위의 구름, 그래서 해운대 라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