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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치보이 richboy Sep 15. 2024

앞으로 한달여, 연휴가 합격을 위한 마지막 기회다!




연휴 이틀째다. 하지만 수험생에게는 마지막 남은 '집중시간'이기도 하다.

어제는 밖을 나가 저녁을 먹은 것 빼고 시험공부를 했다. 



공부하다가 허리가 아프면 일어나 청소기를 돌리고, 더우면 샤워를 했다. 

그리고 또 앉아서 시험공부를 했다. 

어릴 때 이 정도를 했으면 SKY도 도전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연휴 동안 1차 시험 과목 즉 부동산학 개론과 민법/민사특별법을 파기로 했다. 

처음엔 엄두가 나질 않더니 어제 하루를 보내고 나니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일까지 민법/민사특별법에 쏟고 남은 이틀을 고스란히 부동산학 개론에 몰두할 예정이다. 

힘은 들지만 감이 잡히는 것 같아 마음이 편하다. 심적 부담보다는 육체적 부담이 더 낫다. 

잘 먹고 잘 자고 남은 시간은 공부. 이번 연휴에 대한 각오다.






시험 한 달여를 남겨두니 이제야 '부동산 공인중개사 시험' 이란 게 뭔지,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를 알 것 같다. 


공인중개사 특강이 시작하는 전해 11월 ~ 당해 6월까지는 말 그대로 '이해 단계'다. 

'부동산에 부 자도 모르는' 수강생들이 시험을 볼 수 있도록 다양한 예를 들고 농담을 섞어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시기가 이 시기다. 당연한 소리겠지만, 이 시기에 강의를 잘 들어야 한다. 강의 도중 교수가 시험에 잘 나오는 부분과 문장들을 강조에 강조를 거듭하는데 이 때 이해를 잘 해두면 나중에 따로 외울 필요가 없어서다. 잘 듣고 읽으면서 노출빈도가 잦으면 낯설고 생소한 단어와 문장들이 서서히 익숙해진다. 수강생은 이 시기에 '엉덩이가 무거워지는 습관'을 기르는 시간이기도 하다. 


수강생에게 최대의 적은 '루틴잡기'다. 수험생이 되기 전의 '루틴'은 모두 버리고 수험생의 '루틴'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 루틴이랄 게 별 게 없다. 시간낭비 요소들을 줄이는 것, 심리적 불안 요소를 줄이는 것, 최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 종합하면 외부와의 단절을 의미한다. '내 인생에서 올해는 없었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청소년의 빠릿한 머리도 아니고, 청년의 체력도 아닌데다 세상의 단맛만 모두 아는 공부에 있어서 최악의 조건을 갖춘 '어른의 시험공부'는 외부와의 단절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히끼꼬모리가 되라는 소리냐?고 묻는다면 이런 질문을 갖는 자체로 시험을 볼 수 없는 정신상태다. 반대를 하기 위한 생각, 의심을 위한 추론은 시험공부에 있어 최대한 적이니까. 교수들은 말한다. 


"수험생으로서 합격하고 싶다면 의심하고 부정하지 말라. 

최대한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이해가 안된다면 암기해야 한다."



부동산학 개론의 최강자 이영철 교수




7 월부터는 본격적인 수험공부를 하는 기간. 아이러니하게도 더위가 심해지는 이 시기는 공부하기 가장 어려운 시간이기도 하다. 뒤집어 말하면 이 시기를 잘 견디면 시험이 수월해지고, 이 시기를 못견디면 시험을 망친다. 

이건 특히 '수능을 준비하는 수험생'에게도 적용되는 말이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수십년을 한 과목만 들고 판 교수들이기 때문에 자신의 과목에 대해서는 나름 정통하다. 최소한 수험생보다는 거의 신의 영역에 있는 자들이므로 후반부가 되면 이것 저것 뒤져보지 말고 내가 수강하는 교수가 시키는대로 공부하면 된다. 이 시기가 되면 교수들은 말한다. "이건 만점맞아 의대 지원하는 수능이 아니다. 시험 전날 까지 적당히 두루 살펴서 눈에 익혀서 풀어내서 과락을 면하고 평균만 넘으면 합격하는 아주 쉬운 시험이다. 본격적으로 공부해야 하는 이 시기에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하거나, 스스로의 성적에 의심한다면 절대로 시험을 통과할 수 없다"고.



민법 최강자 이승현 교수의 파이널 특강 일부




이들의 말이 틀린 말이 아닌 게 지금부터 그들이 토해내는 말과 자료들이 정말이지 정답이 되고 점수가 되는 말과 자료들이다. 찍어주는 대로 읽고 읽고 또 읽어서 500여 개의 지문을 익히고 100개의 테마를 소화하면 문제를 읽으면 답이 보이는 그런 식이 된다. 지금껏 강의를 잘 듣고 버텼다면 지금을 견뎌낼 수 있고 엉성했다면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는 그런 식이다. 


쉽게 말해 운전면허 시험을 생각하면 된다. 운전면허 시험문제집을 제대로 한 번 본 사람은 시험을 볼만 하고, 재대로 보지 못한 사람은 시험지를 받는 순간까지 불안하다. 부동산 공인 중개사 시험은 운전면허시험 범위의 150배 정도 된다는 점만 다르다. 그래서 운전면허 시험은 3~4일 투자 했다면, 부동산 공인 중개사 시험은 1년을 공들여야 한다. 그점만 다르다. 


이렇게 시간을 들여 굳이 글을 쓰는 건 조금 아주 쪼금이나마 흔들리를 나를 다잡기 위해서다. 생각과 말은 언제든 뜯어고칠 수 있는데, 글로 적어두면 고쳐먹기가 쉽지 않다.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하는 셈이 되니까. 유명인의 자서전이 그렇고, 일반인의 일기가 그렇다. 스스로 다짐하기 위해서다. 흔들릴 때 마다 이 글을 읽을 작정이다. -Rich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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