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무엇인가?
<<아빠생각>>
아이가 내가 경제동화를 쓸 때 참조하기 위해 읽었던 책 <시간을 파는 상점>을 고르더니, 단숨에 읽었다. 청소년문학상을 받은, 시간에 대한 철학적 의미가 담긴 청소년용 소설이다. 그런 탓일까? 소설은 재미있게 읽었지만 책을 읽은 바에 대해 나와 이야기하다가 '이 책은 어떤 책이다'하고 딱히 말하기를 어려워했다.
하지만, 아이는 책을 완독했다. 그리고 궁리하며 독서록도 마쳤다.
나는 이런 과정을 두고 '높은 산 오르기'라고 부르고 싶다.
높은 산은 산악전문가들만 오르는 산이 아니다.
산을 좀 타 봤고, 도전정신이 있는 호기로운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시도할 수 있는 산이다.
물론 식겁할 만큼 괴롭고 힘든 여정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쌩고생'을 하고 나면 여러 가지 이득이 생긴다.
첫째, 높은 산보다 낮은 왠만한 산은 거침없이 오를 수 있다.
고생을 해 본 사람은 그보다 낮은 수준은 쉽기 마련이니까.
둘째, 다음 번 높은 산을 오를 때에는 만반의 준비를 한다.
책 읽기도 마찬가지다.
만만한 책만 읽으려고 하면 평생 '그 수준'에 그치고 만다.
낯선 것에 호의를 갖고 도전하고, 부딪혀 봐야 어떤 책을 만나도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아이는 이 책을 읽고 난 소감을 말하면서 '나한테는 아직 역부족인 것 같았다'고 했다.
메타인지다. 아이는 이 소설을 통해 수준높은 책이 있다는 걸 알았다. 또한 그런 책일망정
재미있고, 완독할 수 있다는 걸 배웠다. 그 정도면 된다. 아이는 앞으로 평생 이런 경험을 하면서
책을 읽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 아이가 쪼금 대견스럽다고 생각했다. -richboy
당신은 시간의 존재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나는 시간을 '엄청 많지만, 무한대로 있지는 않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 '시간을 파는 상점'은 다른 내용과 시간의 개념을 묶어서 재미있게 설명한 소설이다. 주인공은, 백온조라는 고등학생이다. 온조의 아빠는 소방관이었는데, 소방차와 차가 박는 바람에 돌아가셨다. 아빠가 없는 온조는 다른 사람의 부탁을 들어주는 '시간을 파는 상점'이라는 인터넷 카페를 열게 된다.
첫번째 부탁으로 훔친 PMP를 다시 갔다 달라는 부탁이 들어왔다. 작년에 어떤 아이가 물건을 훔치고, 너무 죄책감이 큰 나머지 그 아이가 자살을 한 사건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이런 힘든 일을 했다. 다행히도 안 들키고 갔다 놓을 수 있었다. 내 생각으로는 시간을 파는 상점이라는 이름은 진짜로 시간을 판다는 뜻이 아니라, 이런 힘든 일을 도와줘서, 시간을 아껴준다는 뜻인 것 같다.
두번째 부탁으로는, 할아버지와 사이가 안 좋은 강토라는 사람이 할아버지와 함께 밥을 최대한 맛있게 먹어달라는 부탁이었다. 온조와 할아버지가 얘기를 나누면서 마음이 풀려갔던 강토는 나중에 할아버지와 사이가 좋아져서 같이 밥을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온조가 중간 다리 역할을 한 것이다. 이것도 화해하는데 오랜 시간을 써야 할텐데, 온조 덕분에 빨리 해결되었다.
PMP를 훔쳤던 아이가 너무 죄책감이 심해서 자살 시도를 하는 일이 있었다. 언제 PMP가 돌아온 것인지 몰랐던 그 아이는 결국 자살을 시도했지만, 그냥 먼 곳으로 떠났다. 그 아이가 어디 있는지 알아낸 온조와 친구들은 아이를 도와주려고 지리산 쪽으로 향했다. 그렇게 그 아이와 만난 친구들은 신나게 놀았다.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그 아이는 곧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시간은 "세상에서 가장 길면서도 짧은 것","가장 빠르면서도 느린 것", "가장 작게 나눌 수 있으면서도 가장 길게 늘일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시간은 어떨 때는 빠르게 가고 느리게 가면서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할 때도 있고, 행복하게 할 때도 있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의 뜻을 알기 위해서 좀 애 먹었지만, 시간은 얼마나 중요하고 또 중요한 것인지 다시 한 번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시간의 의미를 정말 재미있고 또 간략하게 잘 알려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