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기사에서 <<멍청하지 않은 아이로 키우는 법>>의 저자 멀린다 웨너 모이어는 육아에서 가장 반직관적인 생각, 즉 아이들이 잘못된 행동을 하는 것이 어쩌면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라고 말한다. 어쩌면 그런 행동이 아이들이 사랑받고 있으며 안전함을 느끼고 있다는 신호일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그녀는 기사에서 이렇게 썼다.
이렇게 생각해 보라.
아이들이 어른에게 항상 예의 바르고 상냥하게 대하며 순종하는 것은 어른을 두려워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자신의 아이들이 얼마나 말을 잘 듣는지 자랑하는 사람들이 "매를 아끼면 아이를 버린다"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무질서가 좋다거나 어떤 규칙도 강요해선 안 된다는 말이 아니다. 아이가 당신을 힘들게 하거나 당신에게 도전한다는 이유로 자신을 형편없는 부모라고 낙인찍기 전에, 아이들이 당신 앞에서 그런 행동을 하는 게 편하다고 느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한번 새각해 보라는 뜻이다.
어쩌면 아이들은 실제로 당신의 말에 귀 기울이고 있을지도 모른다. 특히 당신이 곁에 있어줄 때,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어줄 때, 아이들에게 스스로를 위한 선택을 하길 바란다고 말할 때 말이다. 어쩌면 아이들은 당신을 마음속 깊이 존경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이 세상 누구보다 당신을 신뢰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데일리 대드, 라이언 홀리데이>> 중에서...
=================================================
아이를 키우면서 '자유분망한 것과 버릇 없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나는 버릇없다는 소리를 듣지 않고 자랐다.
함부로 행동했다가는 아버지한테 혼쭐이 나기 때문에 안 한 게 아니라 못했던 것이다.
아버지 앞에서 얌전한 아이로 자라면서 천방지축의 또래들을 보며 부러워한 적이 많았다.
그렇다면, 아이를 키우면서 내가 바랐던 대로 아이를 천방지축이 되도록 놔둬야 하는 게 옳다.
하지만 이 글을 읽다가 보니 내가 무서운 아버지를 따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들이 말하는 '얌전한 아이'의 꼬리표가 듣고 싶어서 였을까, 아니면 내가 그래 본 적이 없어서 당황스러워서 일까 알 수 없다. 하지만 알게 모르게 내가 아이에게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한다.
아이가 내 앞에서 버릇없는 것은 어쩌면 아이가 '믿는 바'가 있어서란 생각을 이 글을 읽으며 처음 해 봤다.
생각해 보니 나는 자라며 그래 본 적이 없었다. 남들보다 내 아버지가 더 두렵고 무서웠으니까.
그 시절의 내가 '짠하다~'는 생각, 이건 쫌 아니구나 싶다.
방법은 하나인 것 같다.
아이가 무엇을 하든 말하지 않는 것이다. 봐도 못 본 척, 들어도 못 들은 척 해야 할 것 같다.
최소한 아이일 때 남을 의식하지 않고 사는, 그 정도의 자유는 느끼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이 글을 읽으면서 했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그래야겠다. -richb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