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화를 낼까, 암 걸릴까

by 리치보이 richboy

미루고, 미루고, 미룬다



세네카는 "화에 대한 가장 좋은 치료제는 잠시 멈추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건 맞는 말이다.



잠시 멈추는 것은 화로 인해 후회할 행동을 하지 않도록 마음을 비우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화는 과장된 감정이다. 모든 상황에서 최악의 상황을 가져와 확대한다. 또한 화는 악화의 요인이기도 하다. 나쁜 상황을 상상하게 만들고 우리에게 과민반응을 일으켜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


잠깐 시간을 갖는 것은 어떤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고, 화가 당신을 이기지 못하도록 도와준다. 다음에 화가 날 때는 심호흡을 다섯 번 정도 한 후에 흥분이 가라앉았는지 살펴보자. 사실 그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당신이 아이들에게 전혀 반응하지 않아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당신의 피를 끓게 만드는 문제가 있다면 해결해야 할 것이다. 그 문제와 관련한 이야기를 할 수 도 있다. 거짓말은 용납되지 않으며, 엄마에게 말대꾸하는 것은 용인 될 수 없고, 오븐을 켜 놓고 나가면 집이 타버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야 한다. 하지만 1분만 기다리자. 산책을 하자. 오늘이 아닌 내일, 이야기를 나누자.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서 해결하자. 침착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자.


가르침이 있는 순간으로 만들자. 어떤 상황에 어떻게 반응할지는 내가 스스로 통제할 수 있음을 가르쳐주자.


<<데일리 대드, 라이언 홀리데이>> 중에서...


=====================================================



KakaoTalk_20240709_093428872_01 (2).jpg 먹을 때는 한없이 예쁜 꼴통 @ 1년 전 스위스 융프라우에서 컵라면



아이와 사이가 좋은 편이지만 가장 통제하기 어려운 것이 바로 이것, '아이에게 화내기' 다.

다른 사람이 아이에게 화를 내는 건 못 참으면서, 내가 아이에게 화를 내면 괜찮다는 건 어불성설이고, 아이가 내 '소유권' 안에 있다는 걸 이야기하는 셈이니, 반인륜적인 생각이고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안다, 아주 잘 안다. 그러면서도 매일 일어나는 말도 콩도 되지 않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화를 내지 않다가는 '암 걸리기' 딱 좋다!


더욱 가당찮은 건 내가 아이에게 화를 내면 괜찮고, 엄마가 아이에게 화를 내는 꼴은 못 보니...또한 이건 피장파장이니 둘 중 하나가 아이에게 화를 내는 날이면 "왜 애한테 화를 내냐?" "넌 좀 잠자코 있어라. 너는 안 그랬냐?"엄마 아빠가 서로 멱살잡고 소리치기 일보직전이 된다. 결국, 아이는 '나 때문에 부모 사이가 안 좋다'는 전혀 다른 형국으로 감정이 격해진다.


라이언의 말대로 가장 좋은 방법은 참고, 참고, 또 참는 것이다. 이럴 때에는 밖에 나가 담배 한 대 '후우욱~' 하고 피우고 들어오면 5~10분 훌쩍 지나가는 참기 딱 좋은 시간이 된다. 하지만 이젠 그것도 불가능하니 가까운 편의점가서 이빨 덕덕거리며 아이스크림이나 빨고 와야 할 판이다. 나의 심신안정과 가정의 평화를 위한다면 이빨 몇 개쯤 상하고 빠진들 어떠하리, 그래도 암은 안 걸리지 않은가.


중요한 건 아이가 점점 머리가 굵어지고 더 커 간다는 것이다. 그만큼 제 아무리 화를 내도 예전만큼 씨알이 먹히지 않을 뿐더러, 나중에 아이가 나를 닮아 화를 내는 부모가 된다면, 이 꼴을 보는 조부모가 된 나로서는 또한 억장무너지는 꼴이 될 터, 참고 참고 참아야 한다. 암~ 그렇고 말고. 차라리 암에 걸리자, 썅~~!! -richboy

keyword
작가의 이전글민법&민사특별법 (14)- 주택임대차보호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