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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봄을 기대해 봄

by 리치보이 richboy

당신은 좋은 사람인가?



코맥 매카시의 소설 <로드>에서 소년은 아버지에게 이렇게 묻는다.


"우리는 여전히 좋은 사람인가요?"


어두운 세상 속에서도 옳고 착한 일을 하겠다는 이들의 다정한 고집은 아버지가 절망이나 잔인함에 빠지 않게 하는 힘이 된다.


당신은 좋은 사람인가? 아니면 당신의 정당과 함께 부패해 버렸는가? 당신이 몸담고 있는 업계에서 타락해 버리진 않았는가? 대출금과 골프경기를 걱정하느라 너무 바빠서 다른 사람들을 신경 쓸 여유가 없어졌는가? 변화하기에는, 질문하고 성찰하기에는, 새로운 시각으로 보기에는 너무 멀리 오지 않았는가?


다행인 점은 당신의 삶에도 그런 소년이 있다는 것이다. 당신의 자년느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는 존재다. 아이들은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아이들은 아직 때 묻지 않았다. 그들은 일종의 정당한 사유가 된다. 당신은 왜 변해야 하는가? 왜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 바로 아이들을 위해서다.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자. 본보기가 되어주자. 선한 사람이 되자.



<데일리 대드, 라이언 홀리데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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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이 하루 남았다.

유독 추웠던 겨울이 안녕을 고하고, 따뜻한 봄이 움을 트고 있다.

올해 봄은 '찐~한 봄'으로 느껴질 것 같다.


마음 속 한파였던 지난 겨울의 가장 큰 피해자는 아이들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나만 같아도 심란한 국내 상황과 얼어붙은 지갑 때문에 예전의 겨울방학처럼 풍성하고 푸근하게 만들어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애먼 아이들은 멍청하고 어리석은 어른들 때문에 이 무슨 혼란이며 고생인가?'


하고 내내 마음이 아팠다. 우리야 살 만큼 살았다고 하지만, 이제 막 세상에 눈을 뜬 아이들이 공기처럼 흔하디 흔한 자유를 박탈당할 뻔 했던 상황을 보면서 미안해서 고개를 들 수 없을 만큼이다.


멍청한 어른들의 만행에 아이들이 보이고 후세가 보였을까, 이 세상에 사는 수 많은 아이들의 두 눈들을 생각한다면 이런 부당하고 쓸모없는 짓을 할 수 있었을까. 당장 제 눈 앞의 위기와 두려움만 본 것은 아닐까. 제 살 길만 생각한 인간들, 이것만 봐도 천벌을 받아 마땅하다.


봄이다.

그리고 개학이다.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시기다.

3월부터는 멍청하고 어리석은 어른들이 벌이는 추잡한 꼴을 아이들에게 더 이상 보여주지 말았으면 좋겠다.

-rich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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