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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귀를 닫으면 내가 보인다

by 리치보이 richboy Mar 0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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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우연히 90년대 초반을 담은 영상을 봤다.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었던가 한 줄을 길게 서 있는데, 책을 읽는 사람 몇 몇 을 빼고는 아무것도 손에 들고 있지 않았다. 손을 꼼지락 거리거나 발을 툭툭 차거나 고개를 숙이고 뭔가를 생각하다가 정기적으로 한 번씩 고개를 들어 저 멀리를 내다 보는...'차가 언제 오지?' 하는 느낌으로. 


심심해 보였는데, 지금으로서는 어색하기 짝이 없는 이상한 모습인데 낭만적이었다. 갈 수 있다면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을 만큼. 우리가 SNS에서 보는 수 많은 까십꺼리 기사들과 카더라 통신들은 그 옛날 '썬데이 서울'이나 '일요신문' 같은 걸 굳이 돈주고 사 봐야 하는 내용들이다. 그 시절에도 누군가 이런 잡지를 볼라치면 "쯔쯧, 할 일 돼게 없는 놈이구만 끌끌끌.." 하는 소리를 틀림없이 들었다. 


우리가 남의 일에 이토록 관심이 많았던 적이 언제였던가 싶다. 저마다 '연예인'이고 '방송인'이며 '미디어'라고 외치는 시대이니 더 할 말이 없다마는, 뭔가 주객이 전도된 느낌은 지울 수가 없다. 당장 블로그만 해도 그렇다. 조회수 보다 높은 공감버튼과 영혼없는 댓글과 안부글, 그 끝에는 '내가 먼저 했으니 너도 해 줘야지?' 하는 은근한 압력은 블로그 앞에서 서 있는 자신을 염증나게 한다. 그것들이 '지겨운 밥벌이'인 걸 어쩌냐고 되묻는다면 딱히 할 말이 없지만 말이다. -rich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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