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필 베개, 단지 펜 하나 산 것 뿐인데 나의 하루 모습을 바꾸고 있다.
이 녀석이 만들어내는 '사과 먹는 소리'가 듣고 싶어져서 아침을 열자 마자 글을 쓰게 한다.
사각 사각
글자를 쓰는 즐거움은 두 번째, 아주 잠시지만 '침잠의 시간'을 갖게 해 주는 것이 좋다. 종교인들이 성소에 가서 기도를 하듯, 펜을 잡는 순간 잠시 현실의 나를 잊고 학생이 되고, 글 쓰는 이가 되고, 구도자가 되어 한 줄의 글에서 깨달음을 얻고자 거듭 읽고 긁적거리는 일, 펜 하나가 내게 준 선물이다. 고맙다, 베개.
'작은 집에 살던 사람이 큰 집에서는 살아도
큰 집에서 살던 사람이 작은 집에서는 못 산다'
만악(萬惡)은 예서 시작된다.
더 갖고자 내 시간을 팔더니 급기야 남의 시간을 팔고 빼앗는다.
가진 것을 지키고자 나를 숨기더니 급기나 남의 생명도 빼앗기까지 한다.
더 갖는다고 열끼를 먹는 게 아니고
잘 입는다고 몸에 때가 끼지 않는게 아니거늘
더 갖느라 열중하는 통해 그걸 깨닫는 시간이 없더라.
비통하리만치 슬픈 건 가지면 가질수록 두렵고 행복하지 못하다는 것.
그래서 갈수록 가난한 마음이 된다.
'더 갖고 싶은 마음'은 어느 누구에게나 있다.
그리고 '더 갖고 싶은 마음'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문제는 멍청한 자가 더 갖고자 하면서 벌이는 개수작이 문제다.
현명한 이가 '더 갖고자 하는 마음'이 내놓은 방법은 베풂이다.
그것은 많은 사람이 깨닫지 못하는 '십일조의 비밀'에 있다.
나의 시간과 노력으로 얻은 일부를 떼어 남을 위해 쓰는 일, 그것이 십일조의 정신이다.
하늘은 놀라워서 베풂의 마음을 알고 떼어준 것의 열 배 만큼 되돌려 준다.
베풂을 실행한 자는 그 놀라움을 경험하고 또 다시 떼어주게 되고,
그것을 거듭할수록 9배씩 늘어나는 마법을 경험한다.
무엇보다 베풂이 내게 주는 선물은, 그를 통한 행복감이다.
뭔가 가진 기쁨은 하루가 가지만,
베풂이 주는 행복감은 다음 베풂까지 간다.
그래서 그들은 갈수록 부자의 마음이 된다.
선한 부자가 많지 않은 건
베풂의 마법을 아직 경험하지 못한 이가 많이 때문이다. -richb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