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옳은 일을 하기만 하면 된다. 나머지는 중요하지 않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아름답고 유쾌한 소설 <오베라는 남자>에서 청년 오베는 아버지와 같은 철도역에서 근무한다. 그는 동료인 톰과 함께 열차를 청소하다가 승객이 놓고 내린 서류 가방을 발견한다. 본능적으로 톰은 서류 가방을 훔치러 간다. 오베는 깜짝 놀란다. 몇 초 후, 오베는 다른 승객이 놓고 내린 지갑을 발견하고 줍는다.
바로 그 때 오베의 아버지가 들어온다. 그는 오베에게 지갑을 어떻게 할 것인지 물어본다. 오베는 분실물 보관소에 맡기자고 제안했고, 지갑을 잃어버린 여성은 곧 자신의 물건을 찾아간다.
"이렇게 큰 돈을 돌려주는 사람은 많지 않아요." 여성이 말한다.
그러자 오베는 이렇게 대답한다. "품위를 지키고 사는 사람들도 많지 않죠."
그날 저녁 오베는 아버지에게 왜 톰이 훔친 서류 가방에 대해서는 관리자에게 말하지 않았냐고 묻는다. 아버지는 고개를 저으며 "우리는 남이 한 일을 고자질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라고 대답한다.
두 사례에서 오베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품위가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다. 품위는 당신이 하는 행동에 관한 것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강요하는 기준이 아니다. 품위는 당신이 찾은 돈으로 당신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에 달려 있다. 당신이 자녀를 양육하는 방식이다. 품위는 남을 험담하거나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포용하고 구현하는 것이다.
<데일리 대드, 라이언 홀리데이> 중에서...
======================================
요즘 학교에서 이른바 '소송전'이 난무하고 있다. 아이들이 다툼이 학부모의 갈등으로 커져서 급기야 고소를 하면서 생기는 일들이다. 아마도 단체 중에 가장 갈등이 많은 단체가 학교가 아닐까. 정체성이 채 생기지 않은 어린 아이들이 의도하지 않은 말을 하고, 또 그 말을 듣고 심하게 상처를 입는다. 장난이 심해서 피해를 줄 수도 있고, 선의의 의도가 오해를 일으켜서 가해가 되기도 한다.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 때의 일이다. 옆 짝이 가위질을 잘 하지 못해 내 아이가 도와주다가 종위 뒤에 숨겨진 짝의 손가락을 가위질 해버려 피을 내고 말았다. 담임선생님이 급하게 응급처치를 한 후 이 사실을 알렸고, 아내는 상처 입은 아이의 부모에게 연락해 진심으로 사과를 했고, 전모를 알게 된 부모는 그 사과를 받아주었다.
이후 2년 쯤 뒤에 비슷한 일로 내 아이가 피해를 입었고 마찬가지로 사과의 연락을 받았고, 우리는 그 사과를 받아주며 이렇게 말했다. "뭐, 아이들이 함께 지내다 보면 이런 일, 저런 일이 생기게 마련이죠. 예전에 저희 아이도 다른 아이를 돕는다고 하다가 상처를 내서 아주 곤란한 적이 있답니다."
다툼은 둘이 맞부딪힐 때 생기는 법이다. 한쪽이 눈을 감고 입을 닫으면 왠만한 갈등은 일어나지 않는다. 이런 것이 '비굴한 것'아니라 '품위있음'이란 걸 이 글을 통해 배운다.
얼마 전부터 천정에서 우당탕탕 소리가 나고 있다. 이런 게 '층간소음' 이구나 하고 느낄 만큼이다. 뭐라고 이야기하고 싶다가도 우리집 아래층이 한 번도 올라오지 않은 걸 생각하고 꾸욱 참고 있다. 내 아이가 어릴 때 천방지축으로 뛰어다녔을 텐데, 그걸 겪어준 아랫집도 있는데, 이런 소리를 뭐 얼마나 들었다고....하고 생각하니 참을 만 하다. 뭐...진심은 이렇게 쿵쾅거릴 정도로 발소리를 낸다면 아마 골리앗이 살고 있을거라는 소심한 다윗의 심정이기도 하고. -richb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