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외환위기 때에는 돈과 무식이 웬수였다.
성장할 줄만 알았지 침체라는 걸 몰랐던 한국은 국민들의 십시일반으로 가까스로 일어났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때에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대통령 스스로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고 말할 정도 였으니, 두 말 하면 입이 아팠다. 누구를 원망할 틈도 없이 탄핵과 동시에 시작된 대선으로 얼레벌레 다시 일어났다.
하지만 이번 대통령 탄핵은 사정이 다르다. 집권세력에 의한 계엄이 실패했고, 이 상황을 놓치지 않고 탄핵까지 만들어 냈다. 계엄도 국민이 막아냈고, 탄핵결의까지 국민이 해 냈다. 이러한 탄핵심판을 오늘 내일로 앞둔 요즘은 일각이여삼추 즉, 1초 흐르는 게 계절 하나 바뀌는 것처럼 더디게 느껴진다.
어디 세상 일이란게 마음 먹은 대로 잘 되던가. 결과를 낼 때 까지 우여곡절이 있는 법이다. 게다가 모두가 뜻을 한데 모아도 될까 말까 인데, 탄핵을 반대하고 기각을 넘거 각하를 해야 한다는 이들 또한 적지 않다. 큰 집에서만 살았던 이들이 조그만 집에서 살고 나서 이유야 어쨓든 두 번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한몫을 한 것이다.
의견은 반대이지만 빠른 결정은 같은 마음이 아닐까. 1초에 촉각을 다투다 뒤로 물러나 한숨을 쉬고 이 생각을 하고 나서 헛웃음이 났다. '만약 저 괴물이 계엄을 선포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매 끼마다 고구마만 먹고 산듯한 답답한 2년 반을 더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웃음밖에 나오질 않았다. 좋다, 조금 더 힘들어도 좋으니 결론이나 잘 나와라. 지극히 당연하고 당연한 결론인데 이토록 간절한 걸 보니 나 역시 정상은 아닌 듯 한데, 더 속이 타 들어가도 좋으니 결론이나 잘 나오너라! -richb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