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기분이 나쁠 때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아는가? 아이들은 그것이 자신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당신이 짊어지고 있는 모든 책임감을 이해하지 못한다. 당신이 하루 종일 견뎌냈던 멍청한 동료들과 성질 급한 상사의 비현실적인 요구에 대해 알지 못한다. 아이들에게는 당신이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아이들이 이해하기에는 힘든 복잡한 감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들이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일일 때는 더욱 그렇다.
우리의 기분과 선택은 언제나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아이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과 스스로를 바라보는 방식을 변화시킨다. 우리가 이 모든 것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아이들이 기분과 자존감, 세상에 대한 인식이 바뀐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우린느 아이들이 좋든 싫든 따를 수밖에 없는 패턴을 만들어주고 있다.
아이는 당신의 기분과 감정에 따라 고통을 받을 수도,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데일리 대드, 라이언 홀리데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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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쾌한 진단, 읽으면서 얼굴이 붉어지게 한 글이었다. 그리고 엊그제 아이에게 혼을 낼 때 '내 기분'을 더듬어보게 한 글이었다. 부끄러울 따름이다. 당연하고 당연한 글이지만, 한편 실천하기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하다. 우선 내 부모(엄밀히 말하면 아버지)가 자상하고 인자하지 못한 탓에 보고 들은 게 그것 뿐이고, 나 역시 아비가 처음인 탓에 뭐가 뭔지 잘 몰라서 그러했다고 변명하고 싶다.
하지만 이 글을 읽으면서 아버지에게 혼쭐이 나면서 느꼈던 내 감정 '내가 엄청 잘못한 일을 했구나' 라는 죄책감이 내 아이에게도 전해졌을 것 같아 부끄럽고 미안했다. 한편 적당히 혼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어른들이 '아이들이 혼자 깨치게 혼내지 말라'고 했던 것이 아닐까. 나의 꾸짖음은 개선이 아니라 오히려 오염을 시키는 게 아닐까. 어렵고 어려운 게 부모노릇이다. 정말이지 극한직업인 것 같다. '아이를 위해 나는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할까 생각하다가 머리 속에서 '디즈니랜드'라는 단어가 버뜩 하고 떠올랐다.
디즈니랜드가 남녀노소 모두가 느끼는 천국인 이유가 있다. 그곳에 일하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어서다. 관람객들은 마치 그들이 디즈니랜드에 사는 사람들로 느껴지게 한다. 그들이 편한 자세로 쉬는 모습도 볼 수 없고, 심지어 그들을 화장실에서도 만날 수가 없다. 하지만 그들은 엄연히 충분히 먹고, 쉬고, 출퇴근을 한다. 단지 관람객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할 뿐이다. 그들의 환상이 깨지지 않도록 노력한 것이다. 디즈니랜드 직원들은 출근과 동시에 스스로 '연극 무대에 뛰어든 주인공'이라고 생각한다. 관람객들에게 꿈과 희망, 그리고 행복을 주기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다.
이 글을 읽으며 큰 꾸지람을 듣는 기분이 들었다. 세 번만 더 읽고 내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 지 고민해 봐야겠다. -richb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