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시의적절한 글이 있을까.
어둠이 없으면 빛을 알지 못하고, 인생은 영혼을 육체로부터 자유롭게 하는 과정이라는 톨스토이 할아버지의 말씀은 답답한 속을 확 뚫어준다. 세상이 어그러진 것이 아니라 어둠이 짙어졌고, 없던 것이 생긴 것이 아니라 숨어 있던 악이 발현된 것이 오늘, 지금의 현상이다. 이미 벌어진 상황을 한탄한들 어찌할까. 뒤집어 생각하면 이것들을 사라지게 하는 기회가 되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세상에 악이 넘쳐나는 건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는데 매달리거나, 해야 할 것을 하지 않으면서 버티는 데 있다. 대다수의 국민들에게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고통을 주고 있는 자들이야 말로 악이다. 이러한 현실을 놓고 보면 초조한 것은 저들이다. 그래서 고고한 흐름에 자꾸만 파문을 일으켜 불안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사라져버린 것들이니까. 제아무리 끈질지게 붙어있으려 해도, 먼지는 먼지일 뿐. 국민은 털어내는 일만 남았다.
이토록 많은 국민은 이미 아는데 그것을 알지 못하든, 알아도 하지 않든 꼼짝 않고 있는 헌재는 저들과 다름없이 국민들에게 실망과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법으로 악을 심판하는 자들이 거악을 제대로 보지 못한다면 그 자리에 있는 의미는 무엇인가. 풀어줄 아무런 명분없는 거악을 어찌 그냥 두고 있는가. 거악을 두고 수수방관하는 그대는 대체 무엇인가. -richboy
오전 11시 현재, 덧붙여...
헌재가 드디어 4월 4일로 선고일을 정했다.
헌재의 올바른 판단, 국민들이 바라는 그대로 가고 있다.
인용인지 기각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이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박수를 쳐 준다.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인 이상, 옳고 그름을 판단할 줄 아는 사람인 이상 어느 결과에 손을 들어야 할지는 당연히 알 것이기에 그 결과에 대해서도 희망적이다.
그렇다면 왜 이리 늦었을까.
우리가 놓치는 것이 하나 있다.
윤통의 비상계엄은 다름 아닌 '친위 쿠테타' 였다는 것이다.
12월 3일 이후 공무원 세계는 검사 한 명이 자진해서 그만둔 것을 빼고, 아무도 그만두지 않았다. 윤정부의 사람들이 그대로 있는 셈이다. 뒤집어 말하면 99퍼센트 확률로 성공해야 할 쿠테타가 실패한 것은 오로지 국민들이 국회로 몰려갔기 때문이었다.
만약 탄핵이 인용된다면, 세계 최초로 '친위 쿠테타'가 실패한 케이스가 될 것이다. 그것도 국민의 손으로 친위세력을 무너뜨리는 그런 날이 된다. 이 뉴스를 보자마자 가슴이 1도 뜨거워지고, 얹힌 것 같은 쳇증이 내려가는 기분이 들었다. 이번 주말은 거나하게 취해야 할지도 모른다. - 또, richb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