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지인으로부터 반가운 연락을 받았습니다.
고3인 자신의 큰딸이 명문대에 합격했다는 소식이었지요. 10년 전 제가 한겨레교육문화센터에서 강의했던 ‘독서와 글쓰기 입문 6주 과정’ 수업을 통해 알게 된 지인은 강연 이후에도 초등학교 아이의 책 읽기와 글쓰기를 도맡아 가정 교육하면서 저에게도 수차례 상담을 해왔던 터라, 큰딸의 명문대 입학을 마치 내 아이의 일처럼 반가워하며 축하해줬습니다.
그는 딸아이가 명문대에 입학한 건 온전히 독서 덕분이었다고 했습니다. 지인은 아이가 어릴 때부터 책 읽기를 잘 배운 덕분에 국어, 영어, 역사, 사회, 과학 등 글로 익히는 과목들을 비교적 쉽게 공부했고, 남는 시간에는 수학 공부에 전념할 수 있었다고 하더군요.
그야말로 어린 시절의 책 읽기 습관이 학습에서 빛을 발 한 사례였습니다. 지인의 딸은 중고교 시절 중간, 기말고사를 마치면 시험 공부하느라 한동안 읽지 못한 책을 몰두해서 읽으며 스트레스를 푼다고 할 정도로 또래의 청소년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부러운 책 읽기 습관을 몸에 익히고 있었습니다.
“따님이 그렇게 책 읽기를 좋아하게 된 이유가 뭘까요?”
제가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 분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작가님도 아시다시피 책 읽기 자체는 즐거운 일이잖아요.
저는 딸이 그걸 직접 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노력했어요. 우선 아이들이 거실에서 공부할 때 저도 그 옆에서 책을 읽었어요. 아이들이 공부하는 시간을 나의 책 읽는 시간으로 만들자고 생각하니까 그리 어렵지 않았지요. 그리고 주말마다 가족이 다 함께 서점에 갔어요. 도서관도 몇 번 갔었지만 아이들이 서점을 더 좋아하더군요.
한 시간 남짓 아이들이 읽고 싶은 책을 고르고 나면 돌아오는 길에 아이가 먹고 싶다는 맛집에 들려 외식을 하고, 조용한 카페에 가서 맛있는 디저트를 먹으면서 구입한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어요. 2주에 한 번 꼴로 이렇게 서점 순례를 했는데,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은 집안 행사였지요.”
아이가 읽을 책은 가급적이면 구입하기를 권합니다.
책을 구입해줘야 할 여러 이유가 있지만, 우선 빌린 책이 아니라 자기 책을 갖게 되면 책을 읽은 후 독서록을 쓰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독서는 아이 스스로 아웃풋을 낼 수 있을 때 완성됩니다. 아이가 독서록 쓰기를 어려워하고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는 ‘책을 내 마음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독서록을 쓰려면 인풋과 아웃풋 사이에 책을 읽으면서 생각하고, 공감하고, 반론하는 피드백 과정이 필요합니다. 아이가 책 한 권을 뚝딱 읽고 덮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페이지를 접거나 밑줄을 치거나 여백의 공간에 몇 자를 적고 해야 읽은 책에 대해 이야기 하고 글로 남길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초등 3학년이 되면 읽는 책의 수준이 달라집니다. 아이가 책을 읽고 제대로 이해하려면 책을 읽는 중간마다 중심 단어, 중심 문장, 주제, 인상적인 대목 등을 찾아 밑줄 을 치거나 색칠을 하고, 책장 한쪽을 접어서 표시하고, 가능 하다면 여백에 자신의 생각을 적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도서관에서 빌린 책은 인풋 외에 아웃풋으로는 활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물론 도서관에서 빌린 책은 읽기만 하고 따로 노트에 피드백을 따로 적을 수 있지만,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지요. 대학 강의를 듣는 것도 아니고 책을 읽으면서 따로 기록하다 보면 인풋과 피드백 과정이 뒤엉켜서 책 읽기 자체가 귀찮은 일이 되기 쉽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책을 읽으면서 그때그때 본문에 표시하고 밑줄을 치면서 내 생각을 적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내 책’이어야 합니다.
읽고 싶은 책을 구하기 위해 책방이나 서점을 가고, 구입 한 책을 나만의 서재에 넣고 언제든 읽을 수 있다면 아이의 생활 속에 책 읽기가 들어 있는 셈입니다. 서점 순례가 경제적으로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아이를 문해력 부족으로 독서논술학원에 보낼 염려 따위는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면 그리 큰 부담은 아닙니다.
아이가 스스로 선택한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도록 시간적인 여유도 만들어주고, 완독했다고 하면 처음으로 받아쓰기 100점을 받아왔을 때처럼 칭찬해주세요. 그러면 아이는 ‘내가 책을 읽으면 엄마 아빠가 정말 좋아한다’고 느끼고 힘을 얻어서 다음 책 읽기에도 열중하게 됩니다.
어릴 때부터 서점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가진 아이는 성인 이 되어서도 서점을 찾고 책을 읽게 됩니다. 책을 즐겨 읽는 독서인들은 서점을 가면 늘 설렙니다. 저는《행복한 부자 학교 아드 푸투룸》이라는 아이들을 위한 경제 동화 시리즈를 쓰고 있는데요, 부자 학교의 도서관 이름을 ‘트레져 아일랜드’, 즉 보물섬이라고 지었습니다. 내가 읽고 싶은 책으로 가득한 그곳을 가는 마음은 보물섬으로 걸어 들어가는 탐험가의 마음과 같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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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내용은 지난 해 말 제가 쓴 책 <<아이성적 올려주는 초등독서법>> 의 일부입니다.
독서는 단지 책을 읽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으며 자신의 생각을 더하고 새로운 생각을 얻어내기도 합니다. 그러려면 책에 표시하고, 기록해야 합니다. 아이의 독서는 책을 사서 읽히는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부모님의 걱정은 아이들 책이 얇아서 원하는 만큼 사줄 수 없다는 건데요, 아이들이 원하는 책만 골라서 살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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