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인간의 흑역사는 이 '유혹'에서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겪고 나서 돌아보면 '어처구니 없는 실수'인데 우리가 품고 있는 가장 나약한 부분을 유혹이 파고 들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빠져든다. 옛날에 나이 40이 되면 불혹이라고 해서 '어떤 미혹함에도 흔들리지 않는 나이'라고 한다. 하지만 직접 겪어본 바로는 나이 마흔이 되었다고 해서 '미혹됨에 흔들리지 않는' 능력이 저절로 생겨나지 않는다. 그걸 보면 불혹이라는 말이 생긴 이유가 '미혹함이 많아질 나이이므로 흔들리지 말라'는 경계의 말이 아니었을까.
게다가 40이면 불혹인 나이라는 이 말은 오늘날에는 고쳐서 생각해야 한다. 태어나 죽을 때 까지 60년을 '장수했다'고 이야기 했던 때에 40살의 불혹은 장수하는 오늘날로 따졌을 때 60세 정도가 아닐까. 아닌 게 아니라 자기 일에서 일가를 이루고 잘 살아사 충분히 존경받고 명예롭게 살 수 있는 사람들이 머리에 살짝 눈이 내리기 시작할 무렵 확~ 변해서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하거나, 아예 돌아버리는 사람들을 종종 만난다. 도대체 무엇이 그들을 그토록 변하게 만들었을까.
특히 작금의 상황을 보면 일반인들이 봤을 때 거의 한평생을 명예롭게 살았을 법 한 자들이 '엥?' 하고 의문을 던질 법한 일을 벌이거나 행동을 하는 것을 보면 '인생 참 오래 살고 볼 일이다'라거나 '인간 참으로 겉으로 보고 판단할 일이 아니다'라는 푸념을 하게 한다. 나 역시 앞으로도 살아가면서 두고 두고 경계하고 주의할 것이 바로 이 '유혹'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유혹을 경계할 일이다. '나는 이까짓 것들 충분히 잘 컨트롤 할 수 있어'라고 자신하는 순간, 절반은 유혹에 넘어간 거라고 봐야 한다. 좀 더 누리고 좀 더 가지려 하다가 모두 잃어버릴 수가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자칫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버림을 받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걸, 항상 잊지 말아야 한다. -richb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