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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연 넷플릭스,지긋지긋하고 끈질긴 악연은 현실에도 있다

by 리치보이 richboy

흔히 인연을 '억겁의 인연'이라 부른다.


수많은 생애를 거쳐 쌓아온 관계가 현재의 만남으로 이어졌음을 뜻하는 이 말은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안다는 것'이 내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걸 의미한다.


혹자는 '인연의 소중함'을 말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사람을 함부로 알지 말라'고 경계하기도 한다. 오늘 소개하는 넷플릭스 시리즈는 그 후자를 대변하는 6편짜리 드라마 되겠다. 벗어나고 싶어 발버둥을 쳐도 빠져나올 수 없는 악연으로 얽히고 설킨 6인의 이야기, <악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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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시간을 잊고 빠져든 시리즈를 봤다. 주말에 보기 딱 좋을 만큼 6편 짜리, 어제 밤 불금의 기분으로 넷플릭스를 뒤지다 '1편만 볼까나?' 하고 켰다가 내리 3편까지 보느라 새벽까지 잠못들게 한 <악연>,


오늘 점심을 먹고 소화겸 다시 켰다가 결국 끝을 보게 하는 매력에 빠져버렸다. 탄탄한 스토리와 군더더기 없는 전개, 굳이 대사를 들을 필요 없는 표정연기로 일 다한 배우들의 연기는 압권이었다.


웹툰이 원작이라는데, 요즘 웹툰은 그림이 아니라 스토리로 인기를 끄는 듯 왠만한 영화 저리가라 였다. 1~5편 까지는 30분 남짓, 마지막 6편은 1시간으로 편성했는데, 이러한 구성 역시 최고의 몰입도를 이끌어내는 힘이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를 끝까지 본 후에도 <악연>에서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는 건 현실에서의 '악연'도 드라마 못지 않아서였다. 듣도보도 못한 악의 끝판왕 김범준과 왕을 부리는 여자 유정 그리고 그 둘에 놀아난 안경남, 마취 없는 칼춤으로 모든 장기를 드러낸 의사와 20년의 고통 끝에 결국은 평화를 찾은 주연이 드라마 속 주인공이라면,


갓 물러난 보스와 그림자 보스, 그리고 왼팔, 죽여도 죽여도 죽지 않는 불사신과 감옥에서 이를 갈며 절치부심 와신상담중인 사내, 마지막으로 홀로 싸우다 산화 직전까지 갔던 여전사는 현실 속 주인공이 되어 고스란히 오마주 되었다. 이들의 결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큰 차이점이 있지만, <악연>의 수준은 빼박으로 닮았다.


그들의 지긋지긋하게 끈질긴 악연과 시리도록 통쾌한 결말을 가슴 졸이며 지켜보는 심정은, 요즘의 그것과 큰 다름이 없다. 해석은 알아서 하시고, 먼저 보기를.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보다 보면 알게 될 것이다. 네 시간여가 결코 길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richboy



https://youtu.be/3ZN61R-jr9Q?si=UOrii_XX42BfHR_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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