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쓴 사람이 누구인지, 당시 나이가 어땠을지를 추론해 보면 '톨스토이 할아버지가 꽤 두려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정작 죽음을 다가왔음을 알았다면, 더구나 피할 길이 없단 걸 알면 담담해졌겠지만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던 것 같고, 어느 날 갑자기 느낀 것 같고, 주위에 아무도 없었던 것 같다. 아니, 어쩌면 어딘가 많이 아픈 깊은 밤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애써 스스로를 달래려고 쓴 글이 아닐까. 원래 죽음을 인식하는 순간 그 두려움은 하루 종일 코 끝에 매달려 있기 때문이다.
전날 밤 이러다가도 다음 날 아침 쨍한 하늘을 보면 살고 싶은 욕망은 '훅~' 들어오는 법이다. '개똥밭을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말은 틀림이 없다. 죽으면 나도 없고, 아무것도 없어지니까. - richb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