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지금은, 내 아이의 스마트폰 사용을 심각하게 고민할 때

by 리치보이 richboy

스크린 멀미에서 벗어나는 법




"인터넷에서 비열한 무언가를 찾고 싶다면,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저드 애퍼타우



휴대폰 사용시간이 너무 길어지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설명하는 훌륭한 용어가 문화계에 떠들고 있다. 어른들의 둠스스크린이나 아이들이 유튜브에서 언박싱 영상을 계속 보는 것 등 휴대폰을 너무 오래 들여다 보고 있으면 스크린 멀미에 시달리게 된다.


갑자기 TV를 끄면아이들은 비상식적인 반응을 보인다. 비디오 게임에 바져있을 때는 벽이 무너져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을 것 같은 긴장 증세를 보인다. 방에서 컴퓨터를 너무 오래 하는 청소년 자녀는 현실세계를 판타지 세상으로 착각한다. 당신은 어떤가? 당신도 아마 이런 증상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소셜미디어에서 세상의 어두운 이면을 너무 많이 들여다보고 난 후에는 인류가 싫어지고 불평이 늘어난다. 이메일 외에는 어떤 것에도 집중할 수 없다. 상상 속에서 들리는 휴대폰 진동 소리가 당신을 괴롭힌다.


좋은 소식은 이것이 쉽고 고칠 수 있는 질병이라는 사실이다. '휴대폰 없는 날'을 보내면 된다. 또는 몇 시간 동안 외출을 하고 와서 마음을 다시 다잡고 정신을 리셋할 수도 있다. 나쁜 소식은 당신의 휴대폰 및 이와 관련된 모든 것을 개발한 사람들도 이렇게 쉬운 해결책이 있다는 걸 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그들은 엄청난 시간과 에너지 돈을 쏟아 당신이 휴대폰과 떨어지지 못하게 하고 그것에 의존하게 만든다. 당신은 이와 맞서 싸워야 한다.


기술이 당신을 이해하게 내버려두면 안 된다. 언제나 당신이 기술을 이용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휴대포노가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고 스크린 멀미에 시달리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다.


<<데일리 대드, 라이언 홀리데이>> 중에서...


=============================================


다운로드_(84).jpg



어떤 IT 사업가가 휴가를 떠나 호수에 배를 띄우고 가다가 스마트폰을 빠뜨렸다. 순간 멘붕에 빠져 어찌할 줄 모르고 그곳에서 한참 동안 안절부절 하다가 결국 숙소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의 휴가는 그 어느 때보다 평화롭고 행복한 휴가를 보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스마트폰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 역설적인 이야기는 니콜라스 카의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는 책에 소개된 내용이다. 2010년대 초 스마트폰이 등장한 지 채 5년도 되지 않아 스마트폰이 인류에게 끼칠 악영향에 대해 거의 최초로 경고했던 이 책이 우려했던 바 대로 스마트폰은 전인류의 행복은 물론 수면을 좀먹고 급기야 청소년들의 사고방식까지 해치고 있다.


지난 해 출간되어 미국에서 선풍적인 화제를 일으켰던 <불안 세대>에서는 청소년, 특히 소녀들의 자살율이 2010년 이후 가파르게 상승하는 이유는 SNS 때문이라고 단정지었다. 선남선녀들이 자신의 부귀영화를 자랑하듯 올리는 사진과 영상을 본 청소년들이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서 우울증에 빠지고 급기야 극단적인 선택에 까지 이르게 되기가 쉽다며 청소년 시기에는 SNS을 아예 사용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금지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부모가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에 대해 우려를 하면서도 강하게 만류하지 못하는 주된 요인은 첫째, 아이들의 손에 스마트폰을 안겨준 주체가 부모인 점, 둘째 부모 자신도 여전히 스마트폰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는 점이다. '다른 집 아이들도 쓰고 있는데 내 아이만 쓰지 못하게 하는 게 좀 그렇다'는 입장과 '우리 아이만 스마트폰을 쓰지 않으면 혹시라도 왕따 당하는 것 아닌가'하는 우려들로 애써 변호하기도 한다마는 딱히 사용을 금하도록 강제할 입장과 이유를 찾지 못한 점이 주된 이유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둔다면 스마트폰이 우리 아이들에게 얼마나 지대한 악영향을 끼치는지 금방 알 수 있다. 내가 어제 본 국내 유명 수면클리닉의 교수의 인터뷰만 보아도 우리나라 수면장애가 2010년을 필두로 급격히 늘어났는데, 그 이유가 바로 스마트폰 때문이라는 것. 또한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심각한 성격장애들의 원인이 스마트폰 과다사용으로 인한 수면장애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는 어른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나도 최근 펴낸 책 <아이성적 올려주는 초등독서법>에서 아이가 독서습관이 들게 하고 싶다면 '아이에게 최대한 스마트폰을 늦게 줘라'고 강조한 바 있다. 아이가 심심해야 책을 붙잡을텐데 그 손에 스마트폰을 쥐고 있으니 책을 잡을 이유도 없고 시간도 없는 것이다.


또한 앞선 글에서 강조한 바와 같이 스크린에 뜬 글을 읽거나 전자책을 읽다 보면 종이책을 읽을 때와는 달리 빠르게 읽느라 대충 읽는 경향성을 띄게 되는데 이것이 고착화되면 종이 책을 읽을 때도 대충 읽게 되어 학습에 지장을 줄 뿐 아니라 시험문제도 대충 읽어 '아는 문제를 틀리는' 현상을 만나게 된다.


대학에 떨어진 재수생들이 한 달에 수백만 원을 주고 이른바 '스파르타 학원'에 들어가는 주된 이유가 뭔지 아는가? 바로 스마트폰 때문이다. 이곳에 들어가면 스마트폰을 억지로 빼앗아 사용을 철저하게 제한해서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집중력저하와 시간낭비를 줄여서 결국 수험생활에 집중하게 되어 효과를 보기 때문이다. 뒤집어 말하면 재수생이 이런 곳에 들어가지 않으면 수험생활을 하면서 스스로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할 수 없을 만큼 학생들이 스마트폰에 중독되어 있다는 반증이 되기도 한다.


부모들은 아이의 안전을 위해, 그리고 왕따를 두려워 해서 스마트폰을 구입해 주고 지금은 그 이유로 아이와 갈등을 벌이고 있다. 아이들은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해 학습과 자유 시간을 낭비하고, 수면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수면의 질도 망가지고 있다. 정제되지 않은 과다한 정보로 인해 스스로도 겉잡을 수 없는 성격으로 변하고 있다.


지난 3월 학기를 시작하면서 내 아이와 스마트폰 없는 1학기 보내기를 아이와 약속했다. 지난 해 공부를 한 후 휴식시간에 스마트폰 사용을 허락했더니 나중에는 스마트폰 사용을 신경쓰느라 공부에 집중하기 못하는 현상을 발견했기 때문에 아이와 상당 시간을 상의한 후 서로 '실험을 하듯' 그 결과를 지켜보기로 합의한 것이다.


제 스마트폰은 원래 없었고, 부모의 휴대폰을 사용하던 아이였지만, 나와 약속한 후 두달 여 동안 아이는 스마트폰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투덜대던 아이는 일주일이 지나자 몰라보게 차분해졌다. 집중력도 몰라보게 높아졌고, 공부 후 휴식시간을 온전히 휴식하는 시간으로 보내고 있다.


내 아이의 스마트폰 사용, 절대악인지 필요악인지 아이와 함께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 richboy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37107151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29602366


https://www.youtube.com/watch?v=r7K784f93Tg&t=94s


https://www.youtube.com/watch?v=RZVnYumaxgI&t=19s



keyword
작가의 이전글죽음일랑 메멘토모리, 잊지만 않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