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찾아온 죄 지은 손님이 나중에 집주인이 되고,
거미줄 같은 잘못이 굵고 튼튼한 강철봉이 되어버린 상황을 우리는 최근 3년 동안 목격했다.
그럼에도 사과 한 마디 없이 마치 개선장군처럼 자택으로 들어가버렸다. 그도 그 이지만 여전히 그를 추앙하고 응원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할 말을 잊는다. 갑자기 영화제목이 생각난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용서받지 못할 자들'. 우리가 이토록 어의가 없는 건 좋은 놈이 나쁜 놈을 용서하고 고쳐쓸 수는 있는데 '이상한 놈'은 어찌해야 되는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개판 오분 전, 말 그대로 시장에 깔아놓을 판떼기를 깔아놓기 오분 전(開板 五分前) 상황처럼 혼란스럽고 분주한 상황이다. 이를 두고 불안함을 호소하지만, '만약 계엄이 성공했다면?' 라고 뒤집어 생각해 보면 아마도 세상은 유령도시가 되어 있을 것이다. 시내 주요거점마다 장갑차가 깔려 있고 총을 든 군인이 경계를 서고 있는 모습, 지나는 행인을 거침없이 수색하고, 등화관제와 심야통행금지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어떨지는 아무도 모른다, 걔네들 마음대로니까.
친위쿠테타가 실패한 건 위대한 국민성의 성공이자, 그마저의 능력도 없는 멍청이들의 실패이다. 그리고 그 멍청이들이 남은 시간 동안 어찌어찌 살아보겠다고 발버둥을 치는 것이 지금의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죄를 지은 자, 그걸 알면 사죄하고 용서를 구한다. 하지만 감방에 가는 자들 대부분은 '이 정도는 죄가 되지 않겠지'하고 착각하고 있다가 잡히는 자들이다.
한두 명이 죄를 지으면 두려운데 주위의 모든 사람이 죄를 지으면 두려운 줄 모른다. '설마 우리를 모두 감방에 넣을 수 있겠어?' 하는 생각이 그들이 떠올릴 수 있는 마지막 꼼수일지도. 하지만 서부지원 폭동으로 구속된 100여 명의 죄수들을 보면 알 수 있듯, '개판 오분 전'의 시간이 지나면 모두 한꺼번에 정리가 될 것이다. 눈뜨고 보기 괴롭지만, 그 시간을 기다릴 뿐이다. -richb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