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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영수증 -영수증에 담긴 이야기로 쓴 특별한책!

리치보이가 주목한 오늘의 책

by 리치보이 richboy

오늘은 아주 특별한 에세이이자 일기를 소개할까 해.


단행본으로 각각 출간되어 있는데, 세트로도 판매를 하더군. 제목은 <정신과 영수증>인데, 얼핏 보기에 무슨 '저자가 정신과 치료를 받고 불합리한 대접을 받아서 고발하는 건가?' 싶은데 말이야, 전혀 다른 내용이야.

저자의 이름이 '정신'이고, 자신이 생에 쓴 영수증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인거지. 기획부터 재미있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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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소개글을 한 번 볼까?


23세부터 매일

영수증을 모으기 시작해서

2025년

48세가 될 때까지

2만 5천 장의 영수증을 모았다.

모여 있는 영수증에

들어 있는 이야기를 쓰는 것을 좋아하는데

73세가 되면

5만장의 영수증을 모은다.

그때에도

계속 쓰고 싶다.


라고 써 있어? 어때, 멋지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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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수증이 우리 엄마의 가계부 작성 근거로만 생각했어. 아니면 일년에 한 번 회계사 만나러 가는 이유라든가 말이야. 그런데 내가 돈을 쓴 시시콜콜한 내역이 찍힌 영수증에 담긴 그 날, 그 상황의 이야기라니...이보다 원초적이고 노골적인 글쓰기 소재가 있을까 싶어서 책을 보는 순간 무릎을 딱! 하고 쳤어. 기가 막혀, 정말로.


저자 소개를 보니 <책은 도끼다>로 유명한 박웅현 선생이 두목으로 있었던 광고기획사 TBWA KOREA에서 카피라이터로 있었던 것 같고, NAVER에서 마케터로 일했다네? 흠~ 이런 기획이 저절로 나온 것 아니구나 싶어. 2만 5천장을 모았고, 그 중에서 추려서 두 권으로 책으로 냈다니, 이 보다 나은 자서전이 있을까, 이보다 꼼꼼한 일기가 또 있을까 싶어.


놀라운 기획력에 감탄해서 나는 이 책을 보던 날로 계산을 치르면 영수증을 챙기고 있어. '리치보이의 영수증'이라는 제목으로 블로그의 카테고리를 하나 더 늘려 보려고 말야. 책 속을 소개하고 싶지만,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검색하면 '미리보기'가 있거든? 책 안을 볼 수 있도록 한 건데, 이 책은 '미리보기'가 없더라고. 저자나 출판사가 그걸 원하지 않은 거지. 그런데 내가 굳이 사진을 찍을 이유는...없지 않겠어?


굳이 설명하자면, 사진도 있고 글도 적당히 있어. 글들은 지극히 개인적이면서도 공감가는 글들, 무엇보다 주인공인 영수증이 있어. 복숭아 1 개를 사고 값을 치른 1,700원짜리 영수증에서, 2000년대 초 글로벌 리조트 클럽메드를 50만원 채 안 되는 금액을 치르고 놀러 간 영수증도 있지. 더는 말 안할래, 친구가 직접 봤으면 좋겠어. 다양한 '00와 영수증'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어.


남녀 픽업아티스트의 헌팅기도 나올 수 있을 것 같고,

전국 맛집투어 영수증도 멋진 기록이 될 것 같어

음식사진과 그 날의 내 모습, 그 옆에 영수증이라니....생각만 해도 걸작일 듯.


책 사는 걸 좋아하는 나는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부터 빌려 읽기 보다 주로 사서 읽었어.

그 때는 비디오방에 가면 베스트셀러도 빌려볼 수 있었는데, 난 그렇게 하지 않았지.

워낙 무식한 놈이었던 터라 빌려보고 다시 돌려주면 내게는 남는 게 하나도 없다! 고 생각했던 것 같아.

텅빈 책장을 한 권 두 권 채워가는 걸로, 내 머리속을 채우는 모습을 대신 했지.

나는 영수증 대신 책 맨 앞쪽에 그 날의 일기와 이 책에 대해 갖는 기대를 적었어.

모두 읽고 난 뒤에는 리뷰를 간단하게 했지.


그런데 이제는 나도 정신 작가처럼 책 산 뒤에 영수증을 모아볼까 해. 친구, 같이 해 볼까? -rich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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